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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21969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21969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사무실에서 하루가 시작되면 풀잎의 이슬이 증발하듯
노스탤지어가 말라버린다. 이제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일 뿐이다.
콜라주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역동적이고
논쟁이라 하기에는 너무 다채롭고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문체 | LA 타임스
알랭 드 보통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는 일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유용한 논쟁의 장을 펼쳐 보여준다.
아울러 생생한 묘사들이 가득한,
평범함과 색다름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 가디언
가끔씩 재미있고, 그보다 자주 도망치고 싶은 ‘일’
오늘 일터에서 행복하셨나요?
“나는 이 책에서 ‘일하는 세상’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싶었습니다. 만일 오늘 우리 지구에 화성인이 찾아와 인간을 이해해볼 요량으로 세상에 나와 있는 문학작품을 쭉 읽어본다면, 그는 아마도 모든 인간이 사랑에 빠지고, 가족과 싸우고, 또 이따금씩 서로 죽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특별한 인상을 가슴에 새긴 채 지구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우리가 정말로 하고 있는 것은 ‘일’이지요. 그런데 이 ‘일’을 표현한 예술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신문 경제면에는 실립니다만, 광범위한 인간 현상이라기보다는 주로 경제 현상으로 간주될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현대의 일하는 세계의 아름다움, 권태, 기쁨, 그리고 가끔씩 느껴지는 공포에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특히 일이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그 엄청난 주장을 한번 파헤쳐보고 싶었지요.”
_ 알랭 드 보통,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여행의 기술》 《불안》 《행복의 건축》 등을 통해 ‘일상성의 발명가’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알랭 드 보통의 2009년 신작 에세이 《일의 기쁨과 슬픔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이 도서출판 이레에서 출간되었다.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향한 ‘뜻밖의’ 시각을 제시해온 알랭 드 보통의 시선이 이번에 향한 곳은 ‘일’이라는 우리 삶의 필요충분조건이다.
10월 말의 어느 흐린 월요일,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부두에 선 채, 항구로 들어오는 거대한 화물선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다섯 남자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일’에 대한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했다는 드 보통은 이 책에서 “현대 일터의 지성과 특수성, 아름다움과 두려움을 노래”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광대한 주제를 위해 그는 창고와 초고층 빌딩, 비스킷 공장과 취업 박람회장 등으로 걸음을 옮기고, 일상의 고된 ‘노동’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소외감과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우리 삶에서 일을 떼어내면 어떤 모습이 남을까?” 이 질문들은 ‘일’이 곧 한 사람의 인격이 되고, 한 인격의 정체성이 되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
● 생생한 현장감이 더해진, 땀내 나는 철학자의 성찰
알랭 드 보통의 전작들과 비교되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 자신이 ‘일’의 현장, 즉 ‘노동’의 현장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다니면서 터를 닦은 생생하고도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작가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포토 르포르타주로도 기획된” 셈이다. 사진작가 리처드 베이커의 정적이면서도 풍부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흑백 사진들은 현대 사회의 ‘산업’ 전체를 조감(鳥瞰)하는 또 하나의 눈으로서, 철학자 드 보통의 시선에 입체감을 더해준다.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작정한 저자로서 ‘르포르타주’라는 새로운 형식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영국의 어느 항구 선착장을 출발한 작가의 시선과 걸음은 거대 물류 단지와 영국 최대의 비스킷 공장, 인공위성 발사 현장을 종횡무진 오가고, 슈퍼마켓 냉동식품 판매대에 놓인 ‘참치 스테이크’에서 착안해, 원양어선 갑판 위에서 어부의 몽둥이질에 생을 마감한 육중한 참치 한 마리가 영국 어느 마을의 여덟 살 소년 샘의 저녁 식탁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추적하는 작가의 발걸음에서는 진한 땀내와 함께 ‘철학자 드 보통’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작가 자신이 ‘물류 여행’이라고 이름 붙인 ‘참치 잡이 어선’ 여행 도중 선실 한켠에서 가까스로 뱃멀미를 참으며 ‘먼 산 바라기’를 하고 있는 작가의 사진은(본문 60쪽) 짐짓 이 탁월한 르포르타주 전반에 흐르는 작가 특유의 유머를 짐작케 한다.
● 긴급한 동시에 단순한 명령, 그것은 ‘생존’이다
“현대 세계의 큰 도시 하나를 가로지르는 여행을 상상해보자. 가령 몹시 흐린 10월 말의 어느 월요일에 런던을 가로지른다고 해보자. 런던의 유통 센터, 저수지, 공원, 영안실 위를 날아간다. 런던의 범죄자들과 대한민국에서 온 관광객들도 보일지 모른다.”
흡사 하늘을 나는 한 마리 새의 시선처럼 현대 도시를 조망하는 상상의 여행 속으로 독자를 불러들인 드 보통의 시선은 이내 런던 동쪽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항구로 이어지고, 마침 그곳으로 유유히 들어오는 거대한 화물선 한 척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화물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는 다섯 남자에게로 향한다. “부두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현대 일터의 지성과 특수성, 아름다움과 두려움을 노래해보기로 마음먹었다”는 드 보통이 여기서 발견한 것은 우리의 일상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의 힘’이었다.
“화물선과 항구 설비는 실용적으로도 중요하고 우리에게 감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왜 그 작업에 직접 관련된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것일까?
찾기가 어렵다거나 왠지 접근을 막는 듯한 표지판이 붙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베네치아의 몇몇 교회도 마찬가지로 은밀하게 숨어 있지만 방문객이 엄청나게 찾아온다. 배나 항구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유조선이나 제지공장, 나아가서 어떤 분야든 노동하는 세계에 깊은 존경심을 표현하면 이상하게 여기는 근거 없는 편견 때문이다.”
_ 1장. <화물선 관찰하기> (본문 28쪽)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복잡다단한 일상을 가능케 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의 힘’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면서 출발한 드 보통의 시선은 이제 현대 세계의 24시와 365일을 ‘돌아가게’ 만드는 혈관과 같은 전지구적 네트워크, 즉 ‘물류’로 향한다.
“물류 단지에서 펼쳐지는 일은, 스스로 깨닫지 못한 채 이곳의 혜택을 입고 있는 우리 대부분을 수동적인 역할로 몰아넣는다. 우리가 침대에 무방비 상태로 누워 입을 헤 벌린 채 이따금씩 좌우로 뒤척이는 동안, 어떤 곳에서는 그날 아침의 반 탈지 우유 가운데 대부분의 물량을 실은 트럭 한 부대가 잉글랜드 북부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물류 단지의 활동을 살펴보는 것은 어린 시절 한밤중에 깨어나 문밖의 발소리나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것과 비슷하다. 문밖에서는 엄마 아빠가 도자기를 내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가구를 재배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그때 우리는 집안의 낮의 질서가 밤에 이루어지는 그런 노동에 의해 지탱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_ 2장. <물류> (본문 45~46쪽)
이처럼 ‘보이지 않는 노동의 힘’을 환기시키면서 ‘일’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 저자의 시선은 이제 본격적으로 ‘일과 개인’의 문제로 옮아가 비스킷 공장 노동자들에게서 ‘노동에 의한 인간 소외’라는 20세기 이후 자본주의의 해묵은 딜레마를 발견하고, 아울러 독자들을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또는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라고.
“의사는 보일러 고치는 법을 배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기관차 운전사는 아이들을 위해 옷을 꿰매는 법을 배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비스킷 포장 기술자는 창고 보관 문제를 공급망 관리 전문가에게 넘기고 자신의 에너지는 롤 포장 메커니즘 개선에 쏟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된다. 이런 완벽한 사회에서는 모든 일이 전문화되기 때문에 아무도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_ 3장. <비스킷 공장> (본문 85쪽)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라는 이 거창하고도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 살아 있는 노동 현장에서 발견한 해답은 오히려 냉정하다 싶을 만큼 간결하고도 쓸쓸했다. 그것은 바로 ‘생존’이었다.
“그러나 세이버리 비스킷스의 브랜딩 책임자를 조롱하기 전에, 또 같은 문제로 벨기에의 필립 왕자와 마틸드 왕자비의 사진을 뚜껑에 넣는 깡통을 만드는 계획을 승인한 스페셜 이벤트 매니저를 조롱하기 전에, 비스킷 영업의 핵심에는 의미가 있다고 받아들여줄 만한 명령, 긴급한 동시에 단순한 명령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그것은 생존이다. 노동자들은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라는 오래된 임무에 전념하고 있다. 이것이 주로 주변적인 욕망의 만족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소비자 경제에서는 공교롭게도 어릿광대짓과 쉽게 혼동될 수 있는 일련의 행동으로 나타날 뿐이다.”
_ 3장. <비스킷 공장> (본문 107~108쪽)
● 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잔인한’ 믿음
결국 ‘생존’을 위해 일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이 별다른 의문이나 문제 제기 없이 ‘일의 세계’에 몰두하게 되는 데에는 현대 사회에 널리 퍼진 어떤 믿음, 즉 ‘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잔인한 믿음이 내재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을 중심에 둔 것은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였지만, 일이 ‘형벌’이나 ‘참회’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20세기 이후 자본주의 사회가 처음이라는 것이다. 직업 선택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 사귀게 된 사람에게도 출신과 부모를 묻기보다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더 많다.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길로 나아가려면, 보수를 받는 일자리라는 관문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교역, 사치, 개인 재산을 중심에 놓고 더 높은 목표의 추구에 관해서는 입에 발린 말밖에 하지 않는 상업적 사회의 역설과 승리를 경제학자와 정치 이론가들이 처음 의식한 것은 18세기였다. 이 사회의 관찰자들은 처음부터 두 가지 가장 두드러진 특징에 깜짝 놀랐다. 그 부와 영적 퇴폐. 베네치아는 그 전성기에 바로 그런 사회였고,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였고, 18세기 영국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이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그 예들을 쫓고 있다.”
_ 3장. <비스킷 공장> (본문 112쪽)
이런 역사적 해석과 성찰을 바탕으로 저자는 직업 카운슬러, 즉 일과 충족감이 동의어가 되도록 보장하는 방법을 찾는 데 헌신하는 전문가를 찾아가보기도 하고(4장. <직업 상담>), 이어 프랑스령 기아나로 날아가 일본 최초의 위성 발사 현장에서 현대 과학 문명의 아이러니를 목도하고(5장. <로켓 과학>), 여자 친구의 죽음 이후 2년 동안 쉬지 않고 똑같은 떡갈나무 그림만 그려온 무명의 중년 화가를 통해 현대 세계의 ‘일’로서 예술의 문제를 성찰한다(6장. <그림>). 아내의 막내 사촌 결혼식 피로연에서 우연히 만난 사근사근한 스코틀랜드 남자 이언에게서 난생처음 ‘송전탑 평가회’라는 조직의 존재를 알게 된 저자는 이언과 함께 송전선 따라 걷기 여행을 감행, 전기 네트워크에 대한 현대인의 무관심을 환기함과 동시에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넌지시 제시하기도 한다(7장. <송전 공학>). 수차례의 요청 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다국적 회계 회사 사장과의 면담을 위해 거대한 빌딩 로비에서 대기하는 장면(8장. <회계>)이나,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고집스런 유토피아적 망상’을 가슴에 품고 각종 발명 박람회장을 유람하는 ‘창업자’들(9장. <창업자 정신>)에 대한 묘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이 일터를 떠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일과 나를 떼어내면 그 자리에는 뭐가 남을까”와 같은 현대 세계 노동자들의 공통의 고민과 마주하게 되고, 결국 ‘일’이 곧 한 사람의 ‘인격’이 되고 그 인격의 ‘정체성’으로 인식되는 현대 자본주의의 씁쓸한 일면 앞에 서게 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이 있을 때는 ‘죽음’을 생각하기 어렵다
일은 우리의 끝없는 불안을 잠재워줄 것이다
일은 우리에게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일은 우리를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나긴 르포르타주를 마무리하는 드 보통의 시선은 사뭇 낙관적이다. 발트 해를 가로질러 펄프를 운반하는 화물선, 참치 머리를 자르는 어부, 구역질 날 정도로 다양한 비스킷을 개발하는 식품영양학자, 상담하러 온 사람에게 전직을 권유하는 직업 상담사, 한 세대의 일본 여학생들을 매혹시킬 위성을 쏘아주는 NASA 직원, 들판에서 떡갈나무를 그리는 무명 화가, 전선을 놓거나, 회계를 처리를 하거나, 물 위에 뜨는 신발을 발명하거나, 항공사를 위해 강도가 높아진 코일 튜브를 만드는 사람들을 관찰해나가는 기나긴 여정 끝에, 드 보통은 묻는다. “일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건 언제일까?”
그리고 답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자아내거나 고통을 줄여줄 때가 아닐까?”라고. 우리는 스스로 이기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하도록 종종 배워왔지만, 일에서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 행동하려는 갈망은 지위나 돈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완강하게 우리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개념을 너무 좁혀서, 의사나 콜카타의 수녀나 과거의 거장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추앙받지 않으면서도 다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우리는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 Media Review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
천국에서 지옥까지 ‘일’의 광범위한 세계를 해부하다
일에 대해 말하기 위해 알랭 드 보통은 일상의 고되고 단조로운 일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소외감과 행복, 세계적 생산 시스템과 생산 관리, 전문화와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한다. 드 보통 특유의 서정성은 연상과 사실, 생각과 통찰 등을 고루 섞어서, 콜라주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역동적이고, 논쟁이라 하기에는 다채롭고,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문체를 보여준다. | LA Times
알랭 드 보통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는 일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유용한 논쟁의 장을 펼쳐 보여준다. 아울러 생생한 묘사들이 가득한, 평범함과 색다름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 The Guardian
비스킷 공장에서부터 로켓 공학에 이르기까지, 드 보통은 독자들에게 일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 Bookseller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알랭 드 보통은 특유의 통찰력과 스타일로 일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 혹은 우리의 삶에서 일을 떼어낸 여러 모습들을 보여준다. 에세이의 진부한 관습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드 보통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발견의 기쁨을 준다. | Salon.com
슈퍼마켓 체인 창고에서 ‘검은색과 황금색이 뒤섞인 하늘에 질소산화물 흔적을 남기며 달빛이 비추는 북극권을 가로질러 온’ 딸기를 보며 시(詩)를 발견하는 드 보통의 르포와 반추의 혼합은 일터를 넘어서 삶의 더 넓은 의미를 연구한다. | Publisher's Weekly
드 보통이 그야말로 ‘보통다운’ 방법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내재된 욕망과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세계에서 우리의 일이 우리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물음이다. | The Spectator
발트 해를 건너 펄프를 나르는 선박과 참치의 머리를 자르는 몰디브 출신의 어부를 보며 시간을 보내던 드 보통은 초현대적 인류학자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현대 세계의 많은 작업장의 특징인 무시무시한 아름다움, 영혼이 없고, 흠도 하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 Telegraph
드 보통의 재능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일상의 것들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생각하도록 자극시킨다. | The Times
무엇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사무실에서 하루가 시작되면 풀잎의 이슬이 증발하듯
노스탤지어가 말라버린다. 이제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일 뿐이다.
콜라주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역동적이고
논쟁이라 하기에는 너무 다채롭고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문체 | LA 타임스
알랭 드 보통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는 일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유용한 논쟁의 장을 펼쳐 보여준다.
아울러 생생한 묘사들이 가득한,
평범함과 색다름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 가디언
가끔씩 재미있고, 그보다 자주 도망치고 싶은 ‘일’
오늘 일터에서 행복하셨나요?
“나는 이 책에서 ‘일하는 세상’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싶었습니다. 만일 오늘 우리 지구에 화성인이 찾아와 인간을 이해해볼 요량으로 세상에 나와 있는 문학작품을 쭉 읽어본다면, 그는 아마도 모든 인간이 사랑에 빠지고, 가족과 싸우고, 또 이따금씩 서로 죽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특별한 인상을 가슴에 새긴 채 지구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우리가 정말로 하고 있는 것은 ‘일’이지요. 그런데 이 ‘일’을 표현한 예술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신문 경제면에는 실립니다만, 광범위한 인간 현상이라기보다는 주로 경제 현상으로 간주될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현대의 일하는 세계의 아름다움, 권태, 기쁨, 그리고 가끔씩 느껴지는 공포에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특히 일이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그 엄청난 주장을 한번 파헤쳐보고 싶었지요.”
_ 알랭 드 보통,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여행의 기술》 《불안》 《행복의 건축》 등을 통해 ‘일상성의 발명가’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알랭 드 보통의 2009년 신작 에세이 《일의 기쁨과 슬픔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이 도서출판 이레에서 출간되었다.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향한 ‘뜻밖의’ 시각을 제시해온 알랭 드 보통의 시선이 이번에 향한 곳은 ‘일’이라는 우리 삶의 필요충분조건이다.
10월 말의 어느 흐린 월요일,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부두에 선 채, 항구로 들어오는 거대한 화물선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다섯 남자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일’에 대한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했다는 드 보통은 이 책에서 “현대 일터의 지성과 특수성, 아름다움과 두려움을 노래”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광대한 주제를 위해 그는 창고와 초고층 빌딩, 비스킷 공장과 취업 박람회장 등으로 걸음을 옮기고, 일상의 고된 ‘노동’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소외감과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우리 삶에서 일을 떼어내면 어떤 모습이 남을까?” 이 질문들은 ‘일’이 곧 한 사람의 인격이 되고, 한 인격의 정체성이 되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고 있다.
● 생생한 현장감이 더해진, 땀내 나는 철학자의 성찰
알랭 드 보통의 전작들과 비교되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 자신이 ‘일’의 현장, 즉 ‘노동’의 현장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다니면서 터를 닦은 생생하고도 성실한 취재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작가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포토 르포르타주로도 기획된” 셈이다. 사진작가 리처드 베이커의 정적이면서도 풍부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흑백 사진들은 현대 사회의 ‘산업’ 전체를 조감(鳥瞰)하는 또 하나의 눈으로서, 철학자 드 보통의 시선에 입체감을 더해준다.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작정한 저자로서 ‘르포르타주’라는 새로운 형식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영국의 어느 항구 선착장을 출발한 작가의 시선과 걸음은 거대 물류 단지와 영국 최대의 비스킷 공장, 인공위성 발사 현장을 종횡무진 오가고, 슈퍼마켓 냉동식품 판매대에 놓인 ‘참치 스테이크’에서 착안해, 원양어선 갑판 위에서 어부의 몽둥이질에 생을 마감한 육중한 참치 한 마리가 영국 어느 마을의 여덟 살 소년 샘의 저녁 식탁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추적하는 작가의 발걸음에서는 진한 땀내와 함께 ‘철학자 드 보통’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작가 자신이 ‘물류 여행’이라고 이름 붙인 ‘참치 잡이 어선’ 여행 도중 선실 한켠에서 가까스로 뱃멀미를 참으며 ‘먼 산 바라기’를 하고 있는 작가의 사진은(본문 60쪽) 짐짓 이 탁월한 르포르타주 전반에 흐르는 작가 특유의 유머를 짐작케 한다.
● 긴급한 동시에 단순한 명령, 그것은 ‘생존’이다
“현대 세계의 큰 도시 하나를 가로지르는 여행을 상상해보자. 가령 몹시 흐린 10월 말의 어느 월요일에 런던을 가로지른다고 해보자. 런던의 유통 센터, 저수지, 공원, 영안실 위를 날아간다. 런던의 범죄자들과 대한민국에서 온 관광객들도 보일지 모른다.”
흡사 하늘을 나는 한 마리 새의 시선처럼 현대 도시를 조망하는 상상의 여행 속으로 독자를 불러들인 드 보통의 시선은 이내 런던 동쪽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항구로 이어지고, 마침 그곳으로 유유히 들어오는 거대한 화물선 한 척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화물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는 다섯 남자에게로 향한다. “부두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현대 일터의 지성과 특수성, 아름다움과 두려움을 노래해보기로 마음먹었다”는 드 보통이 여기서 발견한 것은 우리의 일상 이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의 힘’이었다.
“화물선과 항구 설비는 실용적으로도 중요하고 우리에게 감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왜 그 작업에 직접 관련된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것일까?
찾기가 어렵다거나 왠지 접근을 막는 듯한 표지판이 붙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베네치아의 몇몇 교회도 마찬가지로 은밀하게 숨어 있지만 방문객이 엄청나게 찾아온다. 배나 항구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유조선이나 제지공장, 나아가서 어떤 분야든 노동하는 세계에 깊은 존경심을 표현하면 이상하게 여기는 근거 없는 편견 때문이다.”
_ 1장. <화물선 관찰하기> (본문 28쪽)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복잡다단한 일상을 가능케 하는 ‘보이지 않는 노동의 힘’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면서 출발한 드 보통의 시선은 이제 현대 세계의 24시와 365일을 ‘돌아가게’ 만드는 혈관과 같은 전지구적 네트워크, 즉 ‘물류’로 향한다.
“물류 단지에서 펼쳐지는 일은, 스스로 깨닫지 못한 채 이곳의 혜택을 입고 있는 우리 대부분을 수동적인 역할로 몰아넣는다. 우리가 침대에 무방비 상태로 누워 입을 헤 벌린 채 이따금씩 좌우로 뒤척이는 동안, 어떤 곳에서는 그날 아침의 반 탈지 우유 가운데 대부분의 물량을 실은 트럭 한 부대가 잉글랜드 북부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 물류 단지의 활동을 살펴보는 것은 어린 시절 한밤중에 깨어나 문밖의 발소리나 다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것과 비슷하다. 문밖에서는 엄마 아빠가 도자기를 내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가구를 재배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그때 우리는 집안의 낮의 질서가 밤에 이루어지는 그런 노동에 의해 지탱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_ 2장. <물류> (본문 45~46쪽)
이처럼 ‘보이지 않는 노동의 힘’을 환기시키면서 ‘일’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 저자의 시선은 이제 본격적으로 ‘일과 개인’의 문제로 옮아가 비스킷 공장 노동자들에게서 ‘노동에 의한 인간 소외’라는 20세기 이후 자본주의의 해묵은 딜레마를 발견하고, 아울러 독자들을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또는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라고.
“의사는 보일러 고치는 법을 배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기관차 운전사는 아이들을 위해 옷을 꿰매는 법을 배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비스킷 포장 기술자는 창고 보관 문제를 공급망 관리 전문가에게 넘기고 자신의 에너지는 롤 포장 메커니즘 개선에 쏟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된다. 이런 완벽한 사회에서는 모든 일이 전문화되기 때문에 아무도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_ 3장. <비스킷 공장> (본문 85쪽)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라는 이 거창하고도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 살아 있는 노동 현장에서 발견한 해답은 오히려 냉정하다 싶을 만큼 간결하고도 쓸쓸했다. 그것은 바로 ‘생존’이었다.
“그러나 세이버리 비스킷스의 브랜딩 책임자를 조롱하기 전에, 또 같은 문제로 벨기에의 필립 왕자와 마틸드 왕자비의 사진을 뚜껑에 넣는 깡통을 만드는 계획을 승인한 스페셜 이벤트 매니저를 조롱하기 전에, 비스킷 영업의 핵심에는 의미가 있다고 받아들여줄 만한 명령, 긴급한 동시에 단순한 명령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그것은 생존이다. 노동자들은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라는 오래된 임무에 전념하고 있다. 이것이 주로 주변적인 욕망의 만족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소비자 경제에서는 공교롭게도 어릿광대짓과 쉽게 혼동될 수 있는 일련의 행동으로 나타날 뿐이다.”
_ 3장. <비스킷 공장> (본문 107~108쪽)
● 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잔인한’ 믿음
결국 ‘생존’을 위해 일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이 별다른 의문이나 문제 제기 없이 ‘일의 세계’에 몰두하게 되는 데에는 현대 사회에 널리 퍼진 어떤 믿음, 즉 ‘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잔인한 믿음이 내재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을 중심에 둔 것은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였지만, 일이 ‘형벌’이나 ‘참회’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20세기 이후 자본주의 사회가 처음이라는 것이다. 직업 선택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 사귀게 된 사람에게도 출신과 부모를 묻기보다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더 많다.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길로 나아가려면, 보수를 받는 일자리라는 관문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교역, 사치, 개인 재산을 중심에 놓고 더 높은 목표의 추구에 관해서는 입에 발린 말밖에 하지 않는 상업적 사회의 역설과 승리를 경제학자와 정치 이론가들이 처음 의식한 것은 18세기였다. 이 사회의 관찰자들은 처음부터 두 가지 가장 두드러진 특징에 깜짝 놀랐다. 그 부와 영적 퇴폐. 베네치아는 그 전성기에 바로 그런 사회였고,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였고, 18세기 영국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이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그 예들을 쫓고 있다.”
_ 3장. <비스킷 공장> (본문 112쪽)
이런 역사적 해석과 성찰을 바탕으로 저자는 직업 카운슬러, 즉 일과 충족감이 동의어가 되도록 보장하는 방법을 찾는 데 헌신하는 전문가를 찾아가보기도 하고(4장. <직업 상담>), 이어 프랑스령 기아나로 날아가 일본 최초의 위성 발사 현장에서 현대 과학 문명의 아이러니를 목도하고(5장. <로켓 과학>), 여자 친구의 죽음 이후 2년 동안 쉬지 않고 똑같은 떡갈나무 그림만 그려온 무명의 중년 화가를 통해 현대 세계의 ‘일’로서 예술의 문제를 성찰한다(6장. <그림>). 아내의 막내 사촌 결혼식 피로연에서 우연히 만난 사근사근한 스코틀랜드 남자 이언에게서 난생처음 ‘송전탑 평가회’라는 조직의 존재를 알게 된 저자는 이언과 함께 송전선 따라 걷기 여행을 감행, 전기 네트워크에 대한 현대인의 무관심을 환기함과 동시에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넌지시 제시하기도 한다(7장. <송전 공학>). 수차례의 요청 끝에 가까스로 성사된 다국적 회계 회사 사장과의 면담을 위해 거대한 빌딩 로비에서 대기하는 장면(8장. <회계>)이나,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고집스런 유토피아적 망상’을 가슴에 품고 각종 발명 박람회장을 유람하는 ‘창업자’들(9장. <창업자 정신>)에 대한 묘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이 일터를 떠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일과 나를 떼어내면 그 자리에는 뭐가 남을까”와 같은 현대 세계 노동자들의 공통의 고민과 마주하게 되고, 결국 ‘일’이 곧 한 사람의 ‘인격’이 되고 그 인격의 ‘정체성’으로 인식되는 현대 자본주의의 씁쓸한 일면 앞에 서게 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일이 있을 때는 ‘죽음’을 생각하기 어렵다
일은 우리의 끝없는 불안을 잠재워줄 것이다
일은 우리에게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일은 우리를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나긴 르포르타주를 마무리하는 드 보통의 시선은 사뭇 낙관적이다. 발트 해를 가로질러 펄프를 운반하는 화물선, 참치 머리를 자르는 어부, 구역질 날 정도로 다양한 비스킷을 개발하는 식품영양학자, 상담하러 온 사람에게 전직을 권유하는 직업 상담사, 한 세대의 일본 여학생들을 매혹시킬 위성을 쏘아주는 NASA 직원, 들판에서 떡갈나무를 그리는 무명 화가, 전선을 놓거나, 회계를 처리를 하거나, 물 위에 뜨는 신발을 발명하거나, 항공사를 위해 강도가 높아진 코일 튜브를 만드는 사람들을 관찰해나가는 기나긴 여정 끝에, 드 보통은 묻는다. “일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건 언제일까?”
그리고 답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자아내거나 고통을 줄여줄 때가 아닐까?”라고. 우리는 스스로 이기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하도록 종종 배워왔지만, 일에서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 행동하려는 갈망은 지위나 돈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완강하게 우리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개념을 너무 좁혀서, 의사나 콜카타의 수녀나 과거의 거장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추앙받지 않으면서도 다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우리는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 Media Review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
천국에서 지옥까지 ‘일’의 광범위한 세계를 해부하다
일에 대해 말하기 위해 알랭 드 보통은 일상의 고되고 단조로운 일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소외감과 행복, 세계적 생산 시스템과 생산 관리, 전문화와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한다. 드 보통 특유의 서정성은 연상과 사실, 생각과 통찰 등을 고루 섞어서, 콜라주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역동적이고, 논쟁이라 하기에는 다채롭고,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문체를 보여준다. | LA Times
알랭 드 보통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는 일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유용한 논쟁의 장을 펼쳐 보여준다. 아울러 생생한 묘사들이 가득한, 평범함과 색다름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 The Guardian
비스킷 공장에서부터 로켓 공학에 이르기까지, 드 보통은 독자들에게 일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 | Bookseller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알랭 드 보통은 특유의 통찰력과 스타일로 일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 혹은 우리의 삶에서 일을 떼어낸 여러 모습들을 보여준다. 에세이의 진부한 관습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드 보통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발견의 기쁨을 준다. | Salon.com
슈퍼마켓 체인 창고에서 ‘검은색과 황금색이 뒤섞인 하늘에 질소산화물 흔적을 남기며 달빛이 비추는 북극권을 가로질러 온’ 딸기를 보며 시(詩)를 발견하는 드 보통의 르포와 반추의 혼합은 일터를 넘어서 삶의 더 넓은 의미를 연구한다. | Publisher's Weekly
드 보통이 그야말로 ‘보통다운’ 방법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내재된 욕망과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세계에서 우리의 일이 우리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물음이다. | The Spectator
발트 해를 건너 펄프를 나르는 선박과 참치의 머리를 자르는 몰디브 출신의 어부를 보며 시간을 보내던 드 보통은 초현대적 인류학자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현대 세계의 많은 작업장의 특징인 무시무시한 아름다움, 영혼이 없고, 흠도 하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 Telegraph
드 보통의 재능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일상의 것들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생각하도록 자극시킨다. | The Times
목차
차 례
One: 화물선 관찰하기
Two: 물류
Three: 비스킷 공장
Four: 직업 상담
Five: 로켓 과학
Six: 그림
Seven: 송전 공학
Eight: 회계
Nine: 창업자 정신
Ten: 항공 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