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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 지금 미국을 다시 읽어야 할 이유 52

저자
김광기
발행사항
서울: 동아시아, 2011
형태사항
291p. : 삽도, 23cm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2463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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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22463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1. 누가 뭐래도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입니다. 그럼에도 미국의 몰락 혹은 위기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경제만일까요?
2011년 8월,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더불어 미국의 파산 또는 몰락에 대한 걱정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렇잖아도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 재정위기로 확대되고 있는 유럽에 더하여 미국까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이번에는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글로벌 재정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극단적 불안감도 표출되고 있다.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이 크게 인기를 얻던 20여 년 전부터 미국의 몰락은 종종 거론되었다. 미국은 재정적자 확대와 주택 버블 등 각종 버블을 키우며 경제를 겨우 지탱했고, 그 버블은 2008년을 기점으로 꺼졌다. 그동안 낮은 금리를 유지하던 정책은 미국 사회 특유의 가불假拂 심리와 맞물리며 대출을 장려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이 왜곡된 자본이 주택시장에 몰려 주택시장은 투기시장이 되었다. 그리고 경제몰락의 주범이 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급기야 신용등급 하락과 더불어 전 세계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정말 미국은 몰락하는 걸까?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대세다. 이유는 미국의 국가 부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2009년 기준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GDP의 85%이며 2014년에는 108%에 달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은 전망했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부채는 총 55조 달러이다. 통상 부채는 GDP대비 90%를 최악 수준으로 보는데 미국은 이 수준을 넘어섰다. 참고로 현재 중국의 부채비율은 GDP대비 16%에 불과하며 러시아는 10%밖에 안 된다. 따라서 미국이 파산할 것이라는 예측은 힘을 얻고 있다. 더블딥이든 디폴트든 모라토리엄이든 상관없이 경제위기를 몰고 온 근본적 문제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없다』는 이러한 미국의 현재를 폭넓게 그려내고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경북대 교수로 재직 중인 한국의 중견 사회학자는 평범하지만 재미있는 미국 사회의 단면들을 통해서 그 심층에 있는 사회학적 문제의식을 예리하게 파헤쳤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기존 통념에 도발적으로 도전한다. 미국은 위기라고. 경제만이 아니라 미국적 가치의 실종, 도덕불감증, 정치·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과 부패가 그 원인이라고. 그리고 똑같이 미국을 따라가는 우리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망한다고.

2.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한국에서 대학교수인 괴짜 사회학자가 3년간 몰두해서 미국사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을 사랑하기에 걱정한단다. 필자는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경북대에서 재직하고 있는 전형적 미국유학파다. 그런데 왜 미국에 비판적인 책을 쓰게 되었을까. ‘저자 후기’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반미라기보다는 나의 헌사獻辭”이며 “희미한 옛사랑에 보내는 사랑노래”이고 “예전의 당신이 그리웠노라고 목 놓아 우는 일종의 그리움의 노래”이다.
‘예전의 당신……’이 이 책을 쓴 이유임에 틀림없다. 필자는 미국을 한국인으로서 생활하기에는 고달프지만 그럼에도 너무 살기 좋은 나라라는 의미에서 ‘살기 싫은 천국’이라 믿고 있었다. 그리고 사회학적 입장에서 미국 이야기를 언젠가 한번 써보겠다고 마음먹었다가 2008년 작심하고 펜을 잡았다. 미국이 이렇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까웠고 그 이유에 대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너무나 미국과 닮아가는 한국에 경종을 울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모험한다. 강단 글쓰기를 벗어나 울분을 토하듯 미국을 전하려 했다. 다소 거칠고 좀 모질게 보이는 강경한 어조는 이 때문이다.

3. 미국 가정에서 닭 키운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현재의 미국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심각한 사회인식에 빠져듭니다.
책은 얼핏 가벼워 보일만큼 소소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고속도로가 주정부의 예산부족으로 아스팔트 대신 자갈로 깔린다거나 미국인 200인 가운데 1명은 노숙자이며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정부가 항공비를 대서 다른 주로 노숙자를 떠넘긴다는 등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일상의 이야기다. 우리가 알았던 미국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전복시키기에는 충분한 이야기들이지만 진지한 성찰이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고기가 주식이면서도 식용 가축을 사육하지 않았던 미국 가정에서 닭을 키우는 일이 급증한 탓에 병아리 부화회사가 성업 중이라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어느새 사회학적 인식으로 탈바꿈한다. 즉 미국 가정에서 닭을 키우는 행위는 ‘생존을 위한 자립심의 상징’으로 봐야하며 이는 정상적인 교환경제 사회의 그물망이 해체되고 타인의 도움을 유기적으로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라 필자는 말한다. 이는 홉스Thomas Hobbes가 말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로 정상적 사회관계가 배제된 미국사회의 아픔을 진단한 것이다.
지난 6월, 8주 동안 진행된 ‘현대카드?캐피탈 써머 인턴십 프로그램’에 하버드대?펜실베이니아대 등 아이비리그 출신만 800명이 모였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책은 미국 청년 실업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2009년 영어강사 취업을 위해 한국비자를 신청한 사람이 380명이며 이 가운데 68명이 미국 100대 대학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워싱턴 총영사관의 발표를 인용했다. 이를 국내 언론은 “한국에서 스펙 쌓자”라고 보도했는데 필자는 미국 젊은이들의 먹고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라며 안타까워한다.
필자의 포충망은 사회 전방위를 샅샅이 훑어낸다. 20세기 인구의 60%가 중산층이라 할 만큼 세계에서 가장 두터운 중산층을 가진 나라 미국. 지금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0%를 차지하고 하위 50%는 전체 소득의 1%를 나눠 갖는 양극화 사회가 되었다. 아울러 2010년 4,000만 명이 식비무상지원(푸드 스탬프)을 받아 미국인 8명 중 1명이 정부 도움으로 연명하며, 어린아이 2,000만 명이 부모 모두 실업상태라고 한다. 또 2011년 실업률은 9%지만 이는 구직 단념자를 포함하지 않은 수치로, 실제 실업률은 16.7%(U-6실업률, 2010)라고 한다. 그리고 책은 위정자들의 선심성 과시성 공약 남발과 무책임한 정책과 행정, 선거를 의식한 비현실적 복지혜택 등으로 인해 주정부의 재정이 적자 상태임을 따끔하게 꼬집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미국의 공립학교와 공교육의 문제점도 꼼꼼히 따지고 있다.
따라서 52개 꼭지로 구성된 현재 미국사회의 만화경을 따라가다 보면 소재의 다양성과 읽는 재미를 느끼는 동시에 그 사회학적 은유와 함의에 놀라게 된다. 마치 당의정처럼 일상의 스토리텔링에서 사회학적 의미와 맥락에 이어져 있는 것이다.

4. 미국몰락의 초점은 경제만이 아닙니다. 오늘날 미국을 만들었던 아름다운 정신(정직·신뢰·관용·정의 등 청교도적 윤리, 성실한 자본주의와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고 추악한 자본주의(정경유착·승자독식·비리부패·도덕불감증)로 점철된 미국사회가 암울합니다.
굳이 뒤르켐E. Durkheim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행동이 사회를 살아가게끔 하는 원동력이자 자원’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인종 종교 가치 이념 등이 복잡하게 혼재하고 더욱 다양해진 현대 사회에서 한 개인이 삶을 영위하려면 ‘내가 남을 해치지 않으면 남도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신뢰는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불과 2세기 만에 세계 최강을 이룬 미국의 원동력은 이것이었다. 아담 셀리그만A. Seligman이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맺어진 신뢰인 확신confidence과 대비하여 부르는 신뢰trust라는 개념이다. 즉 낯설고 다른 사람들끼리도 일단 믿어주고 또 믿음을 받아 유지하는 현대사회의 신뢰인 것이다. 일종의 가불신뢰라 할 수도 있고 조금 느슨한 신뢰이지만,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살아가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된다. 미국은 이것을 가졌었다. 이런 신뢰가 자리 잡은 사회에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신용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뇌물도 통하지 않고 연줄이나 편법도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정하고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가 가능하다. 이 신뢰가 잘 운영되면 지선至善인 사회가 운영되지만 한번 깨지면 개인도 매장당하고 사회 역시 붕괴 위험성이 커진다.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신뢰는 강력한 집단의식으로 덮거나 용인하기도 하지만 현대 신용사회에서는 그 신뢰를 회복할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무너지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 같은 무시무시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책은 여기에 착목한다. 여전히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이며, 경제적 위기는 좋은 정책을 세우고 잘 관리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그 기반이 되는 사회의식의 타락은 다른 문제이다.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지 못하는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은 미국의 더럽고 어두운 모습을 구석구석 들춰내 우리를 전율케 한다. 책 제목대로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었다. 렌터카의 기름 대신에 물을 채워 반납하거나 여분바퀴를 훔치는 등 사소한 도덕불감증부터 성병 관련 생체실험으로 최소 8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서 최근 화제가 되었던 1940년대 과테말라 생체실험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다.
또 책은 미국·정치·경제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가져온 원인에 대해서도 도덕적 해이가 원인이라 한다. 미국에서는 담보 물건에서만 변제하면 나머지 자산에 변제를 요구할 수 없는 ‘비소구적 대출’이라는 제도가 있다. 사람들은 이를 악용해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 같으면 원리금 상환을 하지 않고 집을 압류 당한다. 배 째라 하고 자기 살 길만 찾는 것이다. 당연히 은행은 살아날 수 없다. 문제는 없는 사람만이 아니라 고소득층도 ‘비소구적 대출’을 악용한 ‘전략적 체납strategic defaults’을 자행해 재산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1965년 미국 기업 CEO 월급은 평사원의 5배였으나 지금은 평사원의 300배이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미국이 곪아 있을 때도 월가는 스톡옵션 잔치를 벌였던 일. 명문 대학 출신들이 좋은 직장에서 한탕주의를 꿈꾸고 따라서 학벌 중심 사회로 변하여 사교육이 생기는 현실이나 극심한 정경유착의 실태 등은 놀랍기만 하다.
심지어 금융 위기 해법에서 나쁜 선례를 남긴 골드만삭스는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너무 많은 관료를 심어서 ‘골드만 사단Goldman Colleagues’이라 불렸으며, 오바마 정부에서도 여전히 그 세를 불려 ‘정부 삭스Government Sachs’라 불린다는 대목은 한탄스럽다. 그리고 조금만 뉴스를 보지 않으면 저 사람이 행정부 사람이었는지 사기업 임원이었는지 헷갈리기까지 한다는 ‘회전문식 인사’ 관련 글을 읽으면 미국 사회의 미래가 정말로 암울해진다.

5. 닮아도 너무 닮았습니다. 이제 미국을 향한 손가락질을 우리 스스로에게 돌려야 합니다.
흥미롭게 읽다가 책을 덮으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미국의 어두운 현실이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 모순이 내재하는지 놀랍기만 하다. 극단적인 예로 우리도 주택부양정책을 펴면서 저금리정책, 무분별한 대출, 신용카드 등으로 빚을 양산하였다. 자본이 심각하게 왜곡된 것과 마찬가지로 노동 역시 심각한 불균형에 고민하고 있다. 미국 MIT 공대 출신 중에 33%가 금융계로 간다고 하지 않는가? 불과 15%만 소프트웨어와 정보기술 분야로 진출한다 하니 서비스 산업에 모든 노동이 몰리고 있는 우리와 조금도 다를 게 없다. 책을 통해서 본 미국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빚을 권하는 문화, 무절제한 소비는 비단 미국 경제의 몰락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기도 함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힘주어 말하는 사회의식을 생각해 보면, 마치 우리나라에 대해 쓴 책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이 정치·경제·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양극화, 가진 자들의 집단 이기주의, 포퓰리즘 선심성 정책, 지방정부의 무능함과 무책임함, 교육비리, 도덕불감증…….
그래서 책은 단지 미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어쩌면 ‘미국을 향해 가는 열망’ ‘유사미국Pseudo-America’이 뿌리 깊게 각인되어 온 우리를 향한 성찰로도 보인다. 미국을 비하하고 미국의 멸망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용천혈의 대침 같은 우리 내부의 각성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때로는 침소봉대, 때로는 편중된 논리의 전개도 약간 눈감아주고 싶은 생각도 든다.
목차
차 례 1부 우리가 알았던 미국은 없다 1장 경제위기로 구겨진 미국인의 자존심 2장 부서진 아메리칸 드림 3장 경제위기에 무릎 꿇은 주정부 4장 갈 길을 잃은 연방정부 5장 문제는 가불이었다 2부 미국의 위기를 바라보는 사회학적 시선 6장 정직과 신뢰가 증발한 사회 7장 지금은 승자독식이 대세 8장 부도덕의 화신이 된 월가 9장 추악한 동맹 10장 길들여지는 미국인, ‘No’를 잊어버리다 11장 안보에 볼모 잡힌 자유와 인권 저자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