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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23407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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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00023407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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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근대 한국, 새로운 가족과 결혼을 꿈꾸다
가족과 결혼,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이름
가정의 달 5월이다. 멀리는 스승에서 가까이는 어버이와 어린이(자녀)까지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엮이는 인연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통상 가족은 팍팍한 현실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지극한 사랑, 즉 원초적 감정과 정서로 표상되는 긍정적 이미지와 연관되어 왔다.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횡포를 부리며 더없는 고통을 주는 가장의 지배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만혼, 독신의 세계적 증가 추세로 인해 해체나 소멸될 운명이라는 진단까지 받을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이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안식처’로서 의미와 비중이 점차 증대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가족은 우리에게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존재다.
결혼 역시 마찬가지다. 가족 생성의 출발점으로서 결혼이 처한 상황 또한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다. 가족의 의미 상실과 여성의 사회 활동의 보편화,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 등 때문에 젊은 남녀(특히 여성의 경우)에게 결혼이 가지는 효용이나 매력은 점차 떨어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결혼을 통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정서적 만족이나 안식처로서 귀속감에 대한 필요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근대 한국, 어떤 가족과 어떤 결혼을 희망했는가
일제 강점기의 젊은 세대도 이 같은 오늘날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족과 결혼에서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이율배반에 당면했던 것이다. 우선 근대적 개인주의 사조의 유입과 여성의 자의식 확산, 경제적 궁핍과 불경기, 도시의 팽창과 식민 영역 바깥으로의 대규모 민족이산 등에 따라 이 시기의 가족과 결혼은 극도의 불안정과 해체 상태를 경험했다. 반면 민족적 시련과 계급적 혼란, 전통적 신분 질서와 지역공동체의 해체, 시민사회의 미성숙(혹은 억압) 등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개인이 의지할 수 있는 사회집단의 배태 가능성을 거의 남겨 두지 않았다.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가족과 결혼으로 본 근대 한국의 풍경》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1920~30년대를 대상으로 이 시기 가족 및 결혼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여러 문제 영역들, 예를 들면 결혼과 조혼, 가족과 현모양처, 이혼, 가족의 대안 형태들을 살펴본다. 저자가 2004년 펴낸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의 자매편인 이 책은 구체적으로 가정 내에서 남녀평등의 문제나 여성의 역할에 대한 논쟁, 가부장제와 현모양처주의, 여성의 만혼과 결혼 기피 현상, 성과 정조의 문제, 개인과 가족과 민족(국가)의 상호 관계 등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이 시기의 여성 일반, 특히 교육받은 신여성이 결혼과 가족에서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역사적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같은 문제들은 비단 이 시기에 한정된 쟁점들이 아니다. 따라서 근대 한국의 가족과 결혼에 대한 저자의 탐구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가족과 결혼에서 여성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명하는 데에도 일정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가족과 결혼으로 본 근대 한국
이해 없는 결혼은 하기 싫어요―결혼
타성 타인이 만나 이만치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아끼게 되면 이에 더 행복한 자 어디 있으며, 이에 더 아름답고 귀한 일이 또한 어디 있으랴. 그러므로 우리는 배우고 체험하고 사량思量하여 이 아름다운 생활을 해 볼 생각이 없는지.
이 책은 개인의 생애사의 순차적 전개를 염두에 두고 (1) 결혼, (2) 가족, (3) 이혼, (4) 대안과 비전 이렇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결혼〉의 1장 〈결혼의 이상과 자유결혼〉에서는 서구 근대 사조의 영향을 배경으로 이상적 결혼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면서 그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전통과 근대의 갈등 양상을 검토한다. 이른바 ‘이상적 결혼’은 전통적인 전제결혼이나 매매결혼이 여전히 잔존하던 1920년대 전반기에 특히 사회적인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이상적 결혼에 대한 옹호와 비판, 절충이라는 상이한 의견 대립은 1930년대로 이행하면서 보수적이고 통속화되는 방향으로 옮아갔다. 이러한 변화의 양상은 사랑이라는 이상과 결혼이라는 현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 갔는가라는 문제와도 관련된다. 나아가 그것은 결혼의 조건을 둘러싼 인식의 변화에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2장 〈결혼 과정과 실태〉에서는 중매결혼과 연애결혼, 구식 결혼과 신식 결혼, 여성의 재혼 문제 등을 통해 결혼을 둘러싼 전통과 근대의 대립과 갈등 양상을 제시한다. 이어서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이용하여 결혼 연령의 추이와 결혼의 시기별 추이 등의 기본 사실들을 정리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추이의 변화를 설명하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경제와 사회, 정치와 같은 변수들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이러한 통계 수치들을 같은 시기의 일본이나 대만 혹은 조선 거주 일본인의 사례와 비교해 봄으로써 결혼을 통해 나타난 식민지적 특성이 무엇인지 탐색한다.
결혼에 관한 마지막 주제로는 조혼 문제를 들 수 있다. 이 문제를 다루는 3장의 〈조혼〉에서는 근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당면한 조혼 문제의 의의를 먼저 검토한다. 한국 사회에서 전통 결혼의 주요한 특징의 하나로 흔히 언급되어 온 조혼이 근대로 이행하면서 특히 지식인들에게 집중적인 비판 대상이 되었음에도 식민지 시기 말기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존속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조혼의 정의와 실태, 조혼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검토한.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조혼의 유형을 구분한 다음 그와 관련된 여성 범죄의 문제와 아울러 조혼에 대한 지식인들의 대응과 저항 양상을 제시한다.
조선여자에게 시집이라는 것은 인간 지옥이요 감옥―가족
내외란 생활을 함께 한다는 조건입니다. 그 조건에는 빈천과 부귀로 다를 게 없습니다. 물론 생활을 위해서 직업을 가지는 데는 할 수가 없겠지만 직업 이외의 시간은 적어도 아내와 함께 보내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친구들과 한만히 놀기 위해 아내를 저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난폭한 일입니까? 그렇게 해도 좋다는 것은 결국 아내를 밥지어주는 식모나 살림살이를 해주는 세간 청지기와 애를 낳아주는 물건으로밖에 더 알아주지 않는 표적입니다.
제2부 〈가족〉의 4장 〈가족〉에서는 식민지를 무대로 토착적 전통과 서구와 일본, 그리고 양자가 융합된 일본의 근대 가족관이 상호 작용하면서 근대 가족이 출현하는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양상을 제시한다. 또한 근대 가족 안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두 위치, 즉 아내와 어머니로서 여성이 본 근대 가족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비판을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가정 내에서 여성의 역할이 단순히 외부에서 여성에게 부과되어 왔다는 주류 인식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여성 자신의 주관적인 수용과 해석의 과정을 강조한다. 특히 어머니로서 여성, 즉 여성의 모성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급진주의, 사회 ·공산주의 같은 이념의 차이들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5장 〈현모양처〉에서 다루는 현모양처는 이 시기 가족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개념들 중 하나로 언급되어 온 것이다. 일국에 한정된 고립적이고 미시적인 시각에서 주로 제도사나 교육사 혹은 담론 분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 온 기존 연구와 달리 이 책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맥락에서 이 문제를 검토한다. 나아가 현모양처주의 연구에서 제기된 몇몇 주요 쟁점들, 예를 들면 전통과 근대, 양처와 현모, 강제성과 자발성 등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아울러 성이나 세대, 계급, 혹은 사회적 입장과 이념 등에 따라 현모양처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을 염두에 두고, 현모양처 개념을 둘러싼 논의의 지형을 이념의 차이에 따라 제시한다.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급진주의, 사회 ·공산주의의 사상적 정향에 따른 상이한 이해 방식은 6장 〈정조〉에서 논의할 정조 문제로 이어진다.
싫으면 헤어지는 것이 마땅―이혼
혁신적 이상을 동경하는 청년들이 철저한 주의와 정견 하에서 이혼하는 것은 구도학舊道學 선생들이 경악불이驚愕不已하는 죄악도 아니며 우리 사회 신문화건설에 방해될 것도 아니요 또한 불륜난도의 악풍될 것도 없을 것이다.
제3부 〈이혼〉에서는 2장의 결혼 실태에 대한 분석과 마찬가지로 먼저 7장 〈이혼의 추이와 실태〉에서 기본 통계 자료를 이용하여 이혼의 시기별 추이와 이혼 여성의 연령별, 지방별 분포와 이혼율 등 이혼에 관한 기본 사실들을 정리·해석한다. 여기에서도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 사례들과 비교함으로써 이 시기 이혼의 추이와 성격을 밝힌다. 결혼과 달리 이혼은 여성에게 이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부여하지 않은 조선의 전통과 법제적 측면에서 협의이혼을 도입한 일제의 근대적 법 사이에서 끊임없이 유동하면서 편의적인 방식으로 운용되어 왔다.
8장 〈이혼 문제와 이혼의 원인〉에서는 자유연애와 자유결혼과 같은 근대사조에 대한 믿음의 일환으로 신문, 잡지 등 여론 매체들이나 전국 각지의 사회단체들에서 주창된 이혼의 자유에 대한 옹호가 지배적이던 1920년대를 거쳐 이혼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회의적 의견이 상대적으로 부상되던 1930년대 이후의 시기에 따른 변화 양상을 제시한다. 나아가 이혼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 경제적 요인, 정치적 동기 및 전통과 근대 사이의 모순으로서 신구 갈등 문제를 검토한다.
9장 〈이혼에서 신구 대립과 근대의 지식〉에서는 전통/근대의 대립에서 지식과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특히 초점을 맞추어 이혼 문제를 살핀다. 1920년대에는 신여성에 대한 찬미와 동경이 지배적이던 분위기 탓에 이혼 문제가 지식인 남성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의 주제가 되었다. 당시 신문 지상에서 벌어진 논쟁은 자유연애와 자유결혼과 같은 근대 이념에 의거하여 구여성과의 이혼을 정당화한 지식인 남성들의 자기 옹호와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의 차이들로 나타났다. 하지만 1930년대에는 구여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이혼에 대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견해가 대두했다.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제2부인’이라는 표현은 전통과 근대, 이상과 실제의 복합적이고 상충하는 현실이 절충된 결과의 산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제2부인’ 담론은 이입된 근대와 전통의 요구가 상호 각축하는 식민지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 이혼을 되도록 적게 할 수 있을까―대안과 비전
마지막으로 제4부 〈대안과 비전〉 10장 〈결혼과 가족의 대안 형태들〉에서는 이 시기 가족과 결혼의 대안 형태들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가족의 대안 형태로서 일시적 별거와 독신 생활, 시험결혼과 우애결혼, 이성 사이의 우애, 그리고 대안 가족의 구상과 이념을 살핀다.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식민지 사회에서 일탈이나 대안의 추구가 지니는 의미는 결혼과 가족의 구성이 ‘정상적’ 행위 양식으로 인정되고 기대되는 사회에서보다 훨씬 더 징후발견적일 수 있다. 대안 가족 추구는 가족과 결혼의 모순과 불안이 심각할수록 그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렬한 동기,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역사적 경험과 활성화되지 않은 공공의 논의의 영향이 작용하는 벡터의 합에 따라 결정화되는 경향이 있다. 혈연 중심의 배타적 가족에 대한 집착이 지배적인 전통 그리고 가족의 해체나 소멸이 동시에 운위되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그에 대한 논의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족 문제를 해명하는 데 유용한 역사적 자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근대의 가족과 결혼, 오늘날의 가족과 결혼을 비추는 거울
가족, 전제의 도구인가 사랑의 토대인가
아버지, 그 가슴 뭉클한 이름에서마저 향기를 잊어버리고 산 것이 얼마인가. 가로등만이 초라한 골목길에서 휘청거리는 발길을 내딛는 굽은 그의 등을 본 적이 있는가? 몹시 술에 취한 어느 날, 들고 온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으면서도, 누군가를 향한 불만을 그치지 못하던 그 비오던 날 밤을 당신은 기억하는가? 잠든 당신의 곁에 지켜서 흐뭇하게 머금던 그의 미소를 잠결에서나마 보았던 적은 없었는가?
- 김정현의 《아버지》 중에서
1996년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김정현의 《아버지》, 2008년 ‘엄마’의 헌신을 다시금 일깨운 신경숙의 《어머니》. 가족 소설에 대한 대중적 호응은 한국 사회의 심층에서 가족이 지니는 비중과 의미를 되묻는다. 우리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 가부장으로 표상되는 억압적 지배의 구현물일 뿐인가. 어떤 상황에서든 나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의 장인가.
가족이라는 전체에 대한 헌신은 종종 가장에 대한 복종으로 수렴되기도 한다. 이는 정치적 의미의 지배 논리와 친화력을 갖는다. 현재만이 아니다. 시간적으로 보면 한국 근대에도 그러했다. 공간적으로도 한국에 한정되지 않고 동아시아 국가 일반에 나타났다. 전제와 지배의 도구로서 이 같은 가족의 모습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일정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가족과 결혼생활의 갈등을 풀 실마리를 찾아
식민지 시기의 가족과 결혼을 둘러싼 정경에는 부정과 어둠이 있다. 강제결혼을 반대하여 도피한 신부의 절규, 전제결혼에 반대하는 청년의 호소, 조혼에서 비롯된 빈번한 남편 살해, 사회운동에 대한 헌신과 맹목적 모성 사이에서 야기된 극심한 갈등과 고통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 가족과 결혼의 역사가 어둠과 부정으로 점철된 것만은 아니다. 돈이나 권력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랑에 기초한 결혼의 모색, 사랑과 결혼의 일치를 위한 이상의 추구, 봉건 전제결혼에 대한 비판으로서 자유이혼 강조, 개성의 존중과 인격의 자립과 같은 근대 이념을 기초로 한 자녀 양육과 부모로부터의 자립, 독립적 가족에 대한 강조, 개인의 독립과 사색과 반성 그리고 가정의 평화와 상호 이해에 기반한 근대 가족의 추구, 이를 토대로 한 민족적 진보와 새로운 미래 건설에 대한 비전 등도 존재했다. 나아가 이성 사이의 우애에 대한 실험이나 대안 결혼 추구 등도 존재했다.
이처럼 가족과 결혼을 둘러싼 근대 한국의 다양한 풍경들은 오늘날 결혼과 가족생활에서 당면하고 있는 갈등과 모순의 실체에 다가가 그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이 이렇게 풍부한 역사적 자산 속에서 가족과 결혼의 의미를 곱씹어보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가족과 결혼,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이름
가정의 달 5월이다. 멀리는 스승에서 가까이는 어버이와 어린이(자녀)까지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엮이는 인연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통상 가족은 팍팍한 현실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지극한 사랑, 즉 원초적 감정과 정서로 표상되는 긍정적 이미지와 연관되어 왔다.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횡포를 부리며 더없는 고통을 주는 가장의 지배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만혼, 독신의 세계적 증가 추세로 인해 해체나 소멸될 운명이라는 진단까지 받을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이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안식처’로서 의미와 비중이 점차 증대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가족은 우리에게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존재다.
결혼 역시 마찬가지다. 가족 생성의 출발점으로서 결혼이 처한 상황 또한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다. 가족의 의미 상실과 여성의 사회 활동의 보편화,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 등 때문에 젊은 남녀(특히 여성의 경우)에게 결혼이 가지는 효용이나 매력은 점차 떨어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결혼을 통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정서적 만족이나 안식처로서 귀속감에 대한 필요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근대 한국, 어떤 가족과 어떤 결혼을 희망했는가
일제 강점기의 젊은 세대도 이 같은 오늘날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족과 결혼에서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이율배반에 당면했던 것이다. 우선 근대적 개인주의 사조의 유입과 여성의 자의식 확산, 경제적 궁핍과 불경기, 도시의 팽창과 식민 영역 바깥으로의 대규모 민족이산 등에 따라 이 시기의 가족과 결혼은 극도의 불안정과 해체 상태를 경험했다. 반면 민족적 시련과 계급적 혼란, 전통적 신분 질서와 지역공동체의 해체, 시민사회의 미성숙(혹은 억압) 등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개인이 의지할 수 있는 사회집단의 배태 가능성을 거의 남겨 두지 않았다.
《근대의 가족, 근대의 결혼―가족과 결혼으로 본 근대 한국의 풍경》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1920~30년대를 대상으로 이 시기 가족 및 결혼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여러 문제 영역들, 예를 들면 결혼과 조혼, 가족과 현모양처, 이혼, 가족의 대안 형태들을 살펴본다. 저자가 2004년 펴낸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의 자매편인 이 책은 구체적으로 가정 내에서 남녀평등의 문제나 여성의 역할에 대한 논쟁, 가부장제와 현모양처주의, 여성의 만혼과 결혼 기피 현상, 성과 정조의 문제, 개인과 가족과 민족(국가)의 상호 관계 등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이 시기의 여성 일반, 특히 교육받은 신여성이 결혼과 가족에서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역사적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같은 문제들은 비단 이 시기에 한정된 쟁점들이 아니다. 따라서 근대 한국의 가족과 결혼에 대한 저자의 탐구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가족과 결혼에서 여성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명하는 데에도 일정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가족과 결혼으로 본 근대 한국
이해 없는 결혼은 하기 싫어요―결혼
타성 타인이 만나 이만치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아끼게 되면 이에 더 행복한 자 어디 있으며, 이에 더 아름답고 귀한 일이 또한 어디 있으랴. 그러므로 우리는 배우고 체험하고 사량思量하여 이 아름다운 생활을 해 볼 생각이 없는지.
이 책은 개인의 생애사의 순차적 전개를 염두에 두고 (1) 결혼, (2) 가족, (3) 이혼, (4) 대안과 비전 이렇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결혼〉의 1장 〈결혼의 이상과 자유결혼〉에서는 서구 근대 사조의 영향을 배경으로 이상적 결혼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면서 그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전통과 근대의 갈등 양상을 검토한다. 이른바 ‘이상적 결혼’은 전통적인 전제결혼이나 매매결혼이 여전히 잔존하던 1920년대 전반기에 특히 사회적인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이상적 결혼에 대한 옹호와 비판, 절충이라는 상이한 의견 대립은 1930년대로 이행하면서 보수적이고 통속화되는 방향으로 옮아갔다. 이러한 변화의 양상은 사랑이라는 이상과 결혼이라는 현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 갔는가라는 문제와도 관련된다. 나아가 그것은 결혼의 조건을 둘러싼 인식의 변화에도 반영되어 나타난다.
2장 〈결혼 과정과 실태〉에서는 중매결혼과 연애결혼, 구식 결혼과 신식 결혼, 여성의 재혼 문제 등을 통해 결혼을 둘러싼 전통과 근대의 대립과 갈등 양상을 제시한다. 이어서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이용하여 결혼 연령의 추이와 결혼의 시기별 추이 등의 기본 사실들을 정리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추이의 변화를 설명하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경제와 사회, 정치와 같은 변수들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이러한 통계 수치들을 같은 시기의 일본이나 대만 혹은 조선 거주 일본인의 사례와 비교해 봄으로써 결혼을 통해 나타난 식민지적 특성이 무엇인지 탐색한다.
결혼에 관한 마지막 주제로는 조혼 문제를 들 수 있다. 이 문제를 다루는 3장의 〈조혼〉에서는 근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당면한 조혼 문제의 의의를 먼저 검토한다. 한국 사회에서 전통 결혼의 주요한 특징의 하나로 흔히 언급되어 온 조혼이 근대로 이행하면서 특히 지식인들에게 집중적인 비판 대상이 되었음에도 식민지 시기 말기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존속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조혼의 정의와 실태, 조혼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검토한.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조혼의 유형을 구분한 다음 그와 관련된 여성 범죄의 문제와 아울러 조혼에 대한 지식인들의 대응과 저항 양상을 제시한다.
조선여자에게 시집이라는 것은 인간 지옥이요 감옥―가족
내외란 생활을 함께 한다는 조건입니다. 그 조건에는 빈천과 부귀로 다를 게 없습니다. 물론 생활을 위해서 직업을 가지는 데는 할 수가 없겠지만 직업 이외의 시간은 적어도 아내와 함께 보내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친구들과 한만히 놀기 위해 아내를 저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난폭한 일입니까? 그렇게 해도 좋다는 것은 결국 아내를 밥지어주는 식모나 살림살이를 해주는 세간 청지기와 애를 낳아주는 물건으로밖에 더 알아주지 않는 표적입니다.
제2부 〈가족〉의 4장 〈가족〉에서는 식민지를 무대로 토착적 전통과 서구와 일본, 그리고 양자가 융합된 일본의 근대 가족관이 상호 작용하면서 근대 가족이 출현하는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양상을 제시한다. 또한 근대 가족 안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두 위치, 즉 아내와 어머니로서 여성이 본 근대 가족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비판을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통해 가정 내에서 여성의 역할이 단순히 외부에서 여성에게 부과되어 왔다는 주류 인식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여성 자신의 주관적인 수용과 해석의 과정을 강조한다. 특히 어머니로서 여성, 즉 여성의 모성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급진주의, 사회 ·공산주의 같은 이념의 차이들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5장 〈현모양처〉에서 다루는 현모양처는 이 시기 가족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개념들 중 하나로 언급되어 온 것이다. 일국에 한정된 고립적이고 미시적인 시각에서 주로 제도사나 교육사 혹은 담론 분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 온 기존 연구와 달리 이 책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맥락에서 이 문제를 검토한다. 나아가 현모양처주의 연구에서 제기된 몇몇 주요 쟁점들, 예를 들면 전통과 근대, 양처와 현모, 강제성과 자발성 등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아울러 성이나 세대, 계급, 혹은 사회적 입장과 이념 등에 따라 현모양처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을 염두에 두고, 현모양처 개념을 둘러싼 논의의 지형을 이념의 차이에 따라 제시한다.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급진주의, 사회 ·공산주의의 사상적 정향에 따른 상이한 이해 방식은 6장 〈정조〉에서 논의할 정조 문제로 이어진다.
싫으면 헤어지는 것이 마땅―이혼
혁신적 이상을 동경하는 청년들이 철저한 주의와 정견 하에서 이혼하는 것은 구도학舊道學 선생들이 경악불이驚愕不已하는 죄악도 아니며 우리 사회 신문화건설에 방해될 것도 아니요 또한 불륜난도의 악풍될 것도 없을 것이다.
제3부 〈이혼〉에서는 2장의 결혼 실태에 대한 분석과 마찬가지로 먼저 7장 〈이혼의 추이와 실태〉에서 기본 통계 자료를 이용하여 이혼의 시기별 추이와 이혼 여성의 연령별, 지방별 분포와 이혼율 등 이혼에 관한 기본 사실들을 정리·해석한다. 여기에서도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 사례들과 비교함으로써 이 시기 이혼의 추이와 성격을 밝힌다. 결혼과 달리 이혼은 여성에게 이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부여하지 않은 조선의 전통과 법제적 측면에서 협의이혼을 도입한 일제의 근대적 법 사이에서 끊임없이 유동하면서 편의적인 방식으로 운용되어 왔다.
8장 〈이혼 문제와 이혼의 원인〉에서는 자유연애와 자유결혼과 같은 근대사조에 대한 믿음의 일환으로 신문, 잡지 등 여론 매체들이나 전국 각지의 사회단체들에서 주창된 이혼의 자유에 대한 옹호가 지배적이던 1920년대를 거쳐 이혼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회의적 의견이 상대적으로 부상되던 1930년대 이후의 시기에 따른 변화 양상을 제시한다. 나아가 이혼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 경제적 요인, 정치적 동기 및 전통과 근대 사이의 모순으로서 신구 갈등 문제를 검토한다.
9장 〈이혼에서 신구 대립과 근대의 지식〉에서는 전통/근대의 대립에서 지식과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특히 초점을 맞추어 이혼 문제를 살핀다. 1920년대에는 신여성에 대한 찬미와 동경이 지배적이던 분위기 탓에 이혼 문제가 지식인 남성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의 주제가 되었다. 당시 신문 지상에서 벌어진 논쟁은 자유연애와 자유결혼과 같은 근대 이념에 의거하여 구여성과의 이혼을 정당화한 지식인 남성들의 자기 옹호와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의 차이들로 나타났다. 하지만 1930년대에는 구여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이혼에 대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견해가 대두했다.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제2부인’이라는 표현은 전통과 근대, 이상과 실제의 복합적이고 상충하는 현실이 절충된 결과의 산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제2부인’ 담론은 이입된 근대와 전통의 요구가 상호 각축하는 식민지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 이혼을 되도록 적게 할 수 있을까―대안과 비전
마지막으로 제4부 〈대안과 비전〉 10장 〈결혼과 가족의 대안 형태들〉에서는 이 시기 가족과 결혼의 대안 형태들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가족의 대안 형태로서 일시적 별거와 독신 생활, 시험결혼과 우애결혼, 이성 사이의 우애, 그리고 대안 가족의 구상과 이념을 살핀다.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식민지 사회에서 일탈이나 대안의 추구가 지니는 의미는 결혼과 가족의 구성이 ‘정상적’ 행위 양식으로 인정되고 기대되는 사회에서보다 훨씬 더 징후발견적일 수 있다. 대안 가족 추구는 가족과 결혼의 모순과 불안이 심각할수록 그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렬한 동기,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역사적 경험과 활성화되지 않은 공공의 논의의 영향이 작용하는 벡터의 합에 따라 결정화되는 경향이 있다. 혈연 중심의 배타적 가족에 대한 집착이 지배적인 전통 그리고 가족의 해체나 소멸이 동시에 운위되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그에 대한 논의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족 문제를 해명하는 데 유용한 역사적 자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근대의 가족과 결혼, 오늘날의 가족과 결혼을 비추는 거울
가족, 전제의 도구인가 사랑의 토대인가
아버지, 그 가슴 뭉클한 이름에서마저 향기를 잊어버리고 산 것이 얼마인가. 가로등만이 초라한 골목길에서 휘청거리는 발길을 내딛는 굽은 그의 등을 본 적이 있는가? 몹시 술에 취한 어느 날, 들고 온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으면서도, 누군가를 향한 불만을 그치지 못하던 그 비오던 날 밤을 당신은 기억하는가? 잠든 당신의 곁에 지켜서 흐뭇하게 머금던 그의 미소를 잠결에서나마 보았던 적은 없었는가?
- 김정현의 《아버지》 중에서
1996년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김정현의 《아버지》, 2008년 ‘엄마’의 헌신을 다시금 일깨운 신경숙의 《어머니》. 가족 소설에 대한 대중적 호응은 한국 사회의 심층에서 가족이 지니는 비중과 의미를 되묻는다. 우리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 가부장으로 표상되는 억압적 지배의 구현물일 뿐인가. 어떤 상황에서든 나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의 장인가.
가족이라는 전체에 대한 헌신은 종종 가장에 대한 복종으로 수렴되기도 한다. 이는 정치적 의미의 지배 논리와 친화력을 갖는다. 현재만이 아니다. 시간적으로 보면 한국 근대에도 그러했다. 공간적으로도 한국에 한정되지 않고 동아시아 국가 일반에 나타났다. 전제와 지배의 도구로서 이 같은 가족의 모습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일정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가족과 결혼생활의 갈등을 풀 실마리를 찾아
식민지 시기의 가족과 결혼을 둘러싼 정경에는 부정과 어둠이 있다. 강제결혼을 반대하여 도피한 신부의 절규, 전제결혼에 반대하는 청년의 호소, 조혼에서 비롯된 빈번한 남편 살해, 사회운동에 대한 헌신과 맹목적 모성 사이에서 야기된 극심한 갈등과 고통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 가족과 결혼의 역사가 어둠과 부정으로 점철된 것만은 아니다. 돈이나 권력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랑에 기초한 결혼의 모색, 사랑과 결혼의 일치를 위한 이상의 추구, 봉건 전제결혼에 대한 비판으로서 자유이혼 강조, 개성의 존중과 인격의 자립과 같은 근대 이념을 기초로 한 자녀 양육과 부모로부터의 자립, 독립적 가족에 대한 강조, 개인의 독립과 사색과 반성 그리고 가정의 평화와 상호 이해에 기반한 근대 가족의 추구, 이를 토대로 한 민족적 진보와 새로운 미래 건설에 대한 비전 등도 존재했다. 나아가 이성 사이의 우애에 대한 실험이나 대안 결혼 추구 등도 존재했다.
이처럼 가족과 결혼을 둘러싼 근대 한국의 다양한 풍경들은 오늘날 결혼과 가족생활에서 당면하고 있는 갈등과 모순의 실체에 다가가 그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이 이렇게 풍부한 역사적 자산 속에서 가족과 결혼의 의미를 곱씹어보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목차
목차
책머리에
1부 결혼
1장 결혼의 이상과 자유결혼
자유결혼의 적들: 1920년대 | 이상적 결혼의 통속화: 1930년대 이후 | 사랑이라는 이상과 결혼이라는 현실 | 결혼의 조건
2장 결혼 과정과 실태
중매결혼과 연애결혼 | 구식 결혼과 신식 결혼 | 여성의 재혼 문제 | 결혼 연령의 추이 | 시기별, 지역별 추이 | 결혼 추이의 변화에 대한 설명
3장 조혼
조혼의 개념과 실태 | 조혼의 원인에 대한 설명 | 조혼의 유형과 분류 | 조혼과 여성 범죄 | 조혼에 대한 대응과 저항
2부 가족
4장 가족
식민 권력의 여성 ·가족관 | 전통 가족에 대한 도전: 사회와 개인 | 가족 논쟁과 근대 가족으로의 여정 | 근대 가족(1): 아내로서 여성 | 근대 가족(2): 모성과 여성
5장 현모양처
동아시아의 맥락에서 본 현모양처주의 | 현모양처론의 쟁점들 | 현모양처의 이념
6장 정조
정조에 대한 이념적 견해들
3부 이혼
7장 이혼의 추이와 실태
이혼의 관습과 근대 이혼 | 이혼 수의 시기별 추이 | 이혼율의 변화 | 연령별 분포 | 지방별 분포
8장 이혼 문제와 이혼의 원인
이혼 문제의 대두와 이혼 인식의 변화 | 이혼 현상에 대한 설명
9장 이혼에서 신구 대립과 근대의 지식
1920년대의 이혼 논쟁 | 1930년대 제2부인의 등장
4부 대안과 비전
10장 결혼과 가족의 대안 형태들
일시적 별거 | 독신 생활 | 시험결혼과 우애결혼 | 이성 사이의 우애 | 대안 가족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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