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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28466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28466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혹시 나도 ‘맛’에 중독된 것일까?
몸에 해로운 줄 뻔히 알면서도
자꾸자꾸 생각나고 먹고 싶어지는 맛의 비밀
세상에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행여나 사랑하는 자녀에게 해롭지 않을까 싶어 부모들은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해서라도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 애쓴다. 특히 먹거리는 평생 건강을 좌우하기도 하므로, 아마 우리 청소년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귀가 따갑도록 이런 말을 들어왔을 것이다.
“단 것 좀 많이 먹지 마라. 이빨 썩는다!”
“콜라나 탄산음료 대신에 물을 많이 마셔라!”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몸에 해로우니 자주 먹지 마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이러한 잔소리 덕분에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가 몸에 이롭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도 그게 별로 좋지 않다는 것쯤은 다 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도무지 끊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몸에 좋을 게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자꾸자꾸 생각나고 무심코 또 먹게 된다. 물론 입에 착착 감길 만큼 맛있기도 하지만,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어디 한둘이랴? 그럼에도 이런 음식들의 중독성은 가히 치명적이다.
엄마의 손맛보다 치명적인
자본주의 맛의 유혹
현대사회의 청소년은 먹거리의 풍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리에는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음식점이 즐비하고, 대형마트에 가면 온 세상의 먹거리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다. 동네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에는 청소년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하는 다양한 간편식들이 넘쳐나고, 게다가 비교적 싼 값에 사 먹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청소년들은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집밥보다는 편의점 도시락, 햄버거와 콜라, 각종 배달음식에 좀 더 친숙한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방송된 어떤 치킨 광고를 보면 유학에서 돌아오는 아들에게 엄마가 오랜만에 제대로 솜씨를 발휘해주고픈 마음에 묻는다. “아들, 뭐 먹고 싶어?” 하지만 엄마의 기대와 달리 아들은 대뜸 배달치킨 브랜드를 대는 설정이었다. 이러한 광고가 공감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젊은 세대의 입맛은 어머니의 손맛보다 기업이 만들어 보급하는 자본주의의 맛에 길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업의 손에서 창조된 맛은 분명 ‘맛’의 측면에서는 딱히 흠잡을 곳이 없지만, 그것이 과연 좋은 먹거리인가에 대해서는 갸우뚱해질 때가 많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논리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윤이기 때문에 기업은 좋은 먹거리의 개발보다는 더 많은 소비자를 현혹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 수 있는 먹거리 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번에 입맛을 사로잡는 강렬한 맛으로 대중의 입맛을 통일시키고,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바쁘다. 아무래도 ‘좋은’ 품질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다.
“싸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게
대체 무슨 문제라는 거죠?”
우리 청소년들은 싸고 맛있는 음식 선택의 기준이 대체 뭐가 문제인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인 우리가 오직 맛과 가격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동안, 먹거리체계도 점차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변질되어갔다.
저 비용-고 생산성을 앞세운 농산물의 세계화와 산업화로 인해 경쟁력 있는 일부 품종으로 획일화가 진행됨으로써 종 다양성이 파괴되었으며, 유전자조작도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 병충해를 최소화해 더 많은 양을 생산하려고 독한 화학비료와 약품들이 마구 살포되고 있으며,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려는 눈속임을 위해 각종 방부제와 식품첨가물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한 현대 먹거리의 오염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더 안타까운 문제는 조금이라도 더 싼값에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누군가의 노동력은 심각하게 착취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시중에는 건강한 유기농 상품들도 있지만, 단점은 비싸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당연히 선택하는 상품으로 인식되기보다는 고급으로 포장된 채 또 다른 자본주의의 타깃으로써 돈 있는 소수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실로 안타깝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모두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비정상에 빠진 먹거리체계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다. 그리고 먹거리체계가 비정상에 빠져 있는 데는 우리 소비자의 책임도 꽤나 무겁다.
“그게 왜 내 탓이죠?”
여러분은 ‘책임’이라는 말에 대해 다소 억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나쁜 음식을 생산하는 생산자나 기업이 나쁘지, 우리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먹거리체계를 정상화하려면 물론 생산자들의 양심 회복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각성이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만약 우리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싸고 맛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업도 오직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소비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결국 더 많은 소비자들이 더 좋은 먹거리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기업들도 결국 좋은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노력할 것이다.
이 책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을 훈계하기 위해 기술된 것이 아니다. 다만 청소년들이 자신들 또한 먹거리의 주요 소비자임을 자각하고, 최소한 자신이 먹고 마시는 것들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며, 자신이 선택하는 먹거리에 대해 다소나마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선택이 가깝게는 스스로를 지금보다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고, 나아가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아울러 다가올 미래를 더욱 건강하게 맞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먹거리가 넘쳐서 고민인 세상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와
아직도 굶주리는 사람들
지금은 지천에 먹을 게 깔려 있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서 굶주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보리가 미처 여물기 전에 지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다 떨어져 허리띠를 졸라매고 굶주림을 참아야 했던 보릿고개 시절도 존재했으니 말이다.
먹거리의 산업화와 세계화 속에서 농업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고, 공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되는 각종 가공식품들이 밥상 위를 장악하고 있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보릿고개 같은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먹는 문제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최소한 생존과 관련된 고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굶주림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들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먹을 것이 넘쳐나다 보니 그만큼 버려지는 음식물들이 많아졌다. 때로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아까운 음식물도 적지 않다.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는 또 다른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아이러니한 점은 한쪽에서는 이렇게 함부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세상의 다른 한편에는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질 낮은 값싼 먹거리의 대량생산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먹거리의 세계화와 산업화는 결국 남아도는 음식물을 처치 곤란한 쓰레기로 전락시켰고, 그럼에도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불평등마저 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얼마나 알고 있니?
텔레비전을 켜면 온갖 먹거리들이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소위 ‘먹방’이라고 하여 음식을 맛깔나게 먹는 스타들이 주목을 받고, 유튜브를 통해서는 일반인들이 다양한 먹방을 선보이며 또 다른 스타로 떠오른다. 매체에서 한 번 언급된 먹거리는 인기가 뜨겁게 요동치기를 반복하고, 채널을 돌리기 무섭게 새로운 먹방이 기다리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로 움직인다. 즉 소비자가 끊임없이 뭔가를 새로 사야 돌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먹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끝없이 먹고, 또 먹도록 소비자를 부추긴다. 그리고 대부분 ‘맛’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중독시킨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맛있는지에만 주목할 뿐 그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로 왔는지에 대해서는 점점 더 무관심해지고 있다. 정작 그 음식의 참모습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음식 문맹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싸고 맛있으면 그만일 뿐.
배는 부르지만 마음은 항상 허기지는
현대사회의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질문
“좋은 음식이란 무엇인가?”
우리 청소년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 중에 과연 좋은 음식은 얼마나 될까? 또 좋은 음식이란 어떤 음식일까? 이 책은 어떤 음식은 좋고, 어떤 음식은 나쁘다고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청소년들이 거의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들에 대해 최소한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생산되었고, 또 그것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생각해보라고 권유한다.
좋은 음식이란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생산되어 유통되고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모두가 건강한 음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접하는 광고나 매체에서는 이러한 점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한 것을 시시콜콜 알려주는 게 기업의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값에 다량으로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는 동안 품종 단일화, 무분별한 살충제와 화학비료의 사용, 노동력의 착취 등이 서슴없이 이루어졌다. 그러는 동안 땅과 바다가 오염되었고, 오염된 곳에서 생산되어 우리 밥상 위에 오르는 먹거리들도 함께 오염되었다. 즉 먹거리체계가 조금씩 망가졌고, 결국 그것이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매일 먹는 음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관심조차 갖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에게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관심이라도 기울일 때 기업도 좀 더 좋은 먹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 청소년 스스로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자신이 선택한 음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현대의 다양한 먹거리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역사적 기원은 물론 맛의 비밀, 그것이 유통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지불하고 있는 막대한 비용, 아울러 내가 오늘 먹는 음식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우리네 밥상을 지켜왔지만, 어느새 패스트푸드나, 배달음식, 간편식 등에 점점 밀리고 있는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서도 재조명해본다.
청소년을 포함해 학교와 마을, 사회 곳곳에서 소비자 스스로 더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한다면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기후의 변화를 일으키듯,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나아가 좀 더 많은 청소년들이 현대사회의 고장난 먹거리체계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나아가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좋은 먹거리가 더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몸에 해로운 줄 뻔히 알면서도
자꾸자꾸 생각나고 먹고 싶어지는 맛의 비밀
세상에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행여나 사랑하는 자녀에게 해롭지 않을까 싶어 부모들은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해서라도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 애쓴다. 특히 먹거리는 평생 건강을 좌우하기도 하므로, 아마 우리 청소년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귀가 따갑도록 이런 말을 들어왔을 것이다.
“단 것 좀 많이 먹지 마라. 이빨 썩는다!”
“콜라나 탄산음료 대신에 물을 많이 마셔라!”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는 몸에 해로우니 자주 먹지 마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이러한 잔소리 덕분에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가 몸에 이롭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도 그게 별로 좋지 않다는 것쯤은 다 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도무지 끊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몸에 좋을 게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자꾸자꾸 생각나고 무심코 또 먹게 된다. 물론 입에 착착 감길 만큼 맛있기도 하지만,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어디 한둘이랴? 그럼에도 이런 음식들의 중독성은 가히 치명적이다.
엄마의 손맛보다 치명적인
자본주의 맛의 유혹
현대사회의 청소년은 먹거리의 풍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리에는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음식점이 즐비하고, 대형마트에 가면 온 세상의 먹거리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다. 동네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에는 청소년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하는 다양한 간편식들이 넘쳐나고, 게다가 비교적 싼 값에 사 먹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청소년들은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집밥보다는 편의점 도시락, 햄버거와 콜라, 각종 배달음식에 좀 더 친숙한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방송된 어떤 치킨 광고를 보면 유학에서 돌아오는 아들에게 엄마가 오랜만에 제대로 솜씨를 발휘해주고픈 마음에 묻는다. “아들, 뭐 먹고 싶어?” 하지만 엄마의 기대와 달리 아들은 대뜸 배달치킨 브랜드를 대는 설정이었다. 이러한 광고가 공감을 산다는 것은 그만큼 젊은 세대의 입맛은 어머니의 손맛보다 기업이 만들어 보급하는 자본주의의 맛에 길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업의 손에서 창조된 맛은 분명 ‘맛’의 측면에서는 딱히 흠잡을 곳이 없지만, 그것이 과연 좋은 먹거리인가에 대해서는 갸우뚱해질 때가 많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논리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윤이기 때문에 기업은 좋은 먹거리의 개발보다는 더 많은 소비자를 현혹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 수 있는 먹거리 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번에 입맛을 사로잡는 강렬한 맛으로 대중의 입맛을 통일시키고,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바쁘다. 아무래도 ‘좋은’ 품질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다.
“싸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게
대체 무슨 문제라는 거죠?”
우리 청소년들은 싸고 맛있는 음식 선택의 기준이 대체 뭐가 문제인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인 우리가 오직 맛과 가격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동안, 먹거리체계도 점차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변질되어갔다.
저 비용-고 생산성을 앞세운 농산물의 세계화와 산업화로 인해 경쟁력 있는 일부 품종으로 획일화가 진행됨으로써 종 다양성이 파괴되었으며, 유전자조작도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 병충해를 최소화해 더 많은 양을 생산하려고 독한 화학비료와 약품들이 마구 살포되고 있으며,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려는 눈속임을 위해 각종 방부제와 식품첨가물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한 현대 먹거리의 오염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더 안타까운 문제는 조금이라도 더 싼값에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누군가의 노동력은 심각하게 착취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시중에는 건강한 유기농 상품들도 있지만, 단점은 비싸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당연히 선택하는 상품으로 인식되기보다는 고급으로 포장된 채 또 다른 자본주의의 타깃으로써 돈 있는 소수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실로 안타깝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모두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비정상에 빠진 먹거리체계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다. 그리고 먹거리체계가 비정상에 빠져 있는 데는 우리 소비자의 책임도 꽤나 무겁다.
“그게 왜 내 탓이죠?”
여러분은 ‘책임’이라는 말에 대해 다소 억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나쁜 음식을 생산하는 생산자나 기업이 나쁘지, 우리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먹거리체계를 정상화하려면 물론 생산자들의 양심 회복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각성이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만약 우리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싸고 맛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업도 오직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소비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결국 더 많은 소비자들이 더 좋은 먹거리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기업들도 결국 좋은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노력할 것이다.
이 책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을 훈계하기 위해 기술된 것이 아니다. 다만 청소년들이 자신들 또한 먹거리의 주요 소비자임을 자각하고, 최소한 자신이 먹고 마시는 것들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며, 자신이 선택하는 먹거리에 대해 다소나마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선택이 가깝게는 스스로를 지금보다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고, 나아가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아울러 다가올 미래를 더욱 건강하게 맞이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먹거리가 넘쳐서 고민인 세상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와
아직도 굶주리는 사람들
지금은 지천에 먹을 게 깔려 있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서 굶주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보리가 미처 여물기 전에 지난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다 떨어져 허리띠를 졸라매고 굶주림을 참아야 했던 보릿고개 시절도 존재했으니 말이다.
먹거리의 산업화와 세계화 속에서 농업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고, 공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되는 각종 가공식품들이 밥상 위를 장악하고 있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보릿고개 같은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먹는 문제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최소한 생존과 관련된 고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굶주림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들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먹을 것이 넘쳐나다 보니 그만큼 버려지는 음식물들이 많아졌다. 때로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아까운 음식물도 적지 않다.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는 또 다른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아이러니한 점은 한쪽에서는 이렇게 함부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세상의 다른 한편에는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질 낮은 값싼 먹거리의 대량생산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먹거리의 세계화와 산업화는 결국 남아도는 음식물을 처치 곤란한 쓰레기로 전락시켰고, 그럼에도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불평등마저 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얼마나 알고 있니?
텔레비전을 켜면 온갖 먹거리들이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소위 ‘먹방’이라고 하여 음식을 맛깔나게 먹는 스타들이 주목을 받고, 유튜브를 통해서는 일반인들이 다양한 먹방을 선보이며 또 다른 스타로 떠오른다. 매체에서 한 번 언급된 먹거리는 인기가 뜨겁게 요동치기를 반복하고, 채널을 돌리기 무섭게 새로운 먹방이 기다리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로 움직인다. 즉 소비자가 끊임없이 뭔가를 새로 사야 돌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먹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끝없이 먹고, 또 먹도록 소비자를 부추긴다. 그리고 대부분 ‘맛’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중독시킨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맛있는지에만 주목할 뿐 그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로 왔는지에 대해서는 점점 더 무관심해지고 있다. 정작 그 음식의 참모습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음식 문맹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싸고 맛있으면 그만일 뿐.
배는 부르지만 마음은 항상 허기지는
현대사회의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질문
“좋은 음식이란 무엇인가?”
우리 청소년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 중에 과연 좋은 음식은 얼마나 될까? 또 좋은 음식이란 어떤 음식일까? 이 책은 어떤 음식은 좋고, 어떤 음식은 나쁘다고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청소년들이 거의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들에 대해 최소한 좀 더 관심을 기울이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생산되었고, 또 그것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생각해보라고 권유한다.
좋은 음식이란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생산되어 유통되고 소비자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모두가 건강한 음식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접하는 광고나 매체에서는 이러한 점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한 것을 시시콜콜 알려주는 게 기업의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값에 다량으로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는 동안 품종 단일화, 무분별한 살충제와 화학비료의 사용, 노동력의 착취 등이 서슴없이 이루어졌다. 그러는 동안 땅과 바다가 오염되었고, 오염된 곳에서 생산되어 우리 밥상 위에 오르는 먹거리들도 함께 오염되었다. 즉 먹거리체계가 조금씩 망가졌고, 결국 그것이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매일 먹는 음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관심조차 갖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에게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관심이라도 기울일 때 기업도 좀 더 좋은 먹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 청소년 스스로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자신이 선택한 음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현대의 다양한 먹거리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역사적 기원은 물론 맛의 비밀, 그것이 유통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지불하고 있는 막대한 비용, 아울러 내가 오늘 먹는 음식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우리네 밥상을 지켜왔지만, 어느새 패스트푸드나, 배달음식, 간편식 등에 점점 밀리고 있는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서도 재조명해본다.
청소년을 포함해 학교와 마을, 사회 곳곳에서 소비자 스스로 더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한다면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기후의 변화를 일으키듯,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고, 나아가 좀 더 많은 청소년들이 현대사회의 고장난 먹거리체계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나아가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좋은 먹거리가 더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저자의 말
1부 맛있으면 땡! 너도 혹시 음식 문맹이니?
<먹거리의 세계화와 산업화의 그늘>
01 누구는 입이고, 누구는 주둥이였던 시절의 종말
02 먹거리의 산업화가 초래한 인류의 위태로운 미래
03 우리는 왜 좋은 먹거리에 관해 고민해야 하나?
04 음식 시민이 되자
2부 끊을 수 없는 맛! 달콤하고 편리한 현대 먹거리의 비밀
<우리를 중독시키는 발칙한 먹거리들에 관하여>
01 맛에 길들여진다는 것
02 맛있는 햄버거의 섬뜩하고 불친절한 두 얼굴
03 띵동, 피자 배달 왔어요~!
04 마실수록 깊어지는 갈증, 탄산음료에 중독되다
05 편의점 간편식의 무시무시한 진화
3부 얼쑤, 뭐니 뭐니 해도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우리네 밥상을 지켜온 먹거리들에 관하여>
01 패스트푸드는 가라, 이제는 슬로푸드다
02 뭐니 뭐니 해도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지!
03 김치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04 진국에 우러난 한국인의 소울, 뜨끈뜨끈 국물요리
05 사계절의 자연을 담아낸 맑고 건강한 맛, 우리 음료
에필로그_ 더 나은 먹거리를 위한 너와 나, 우리의 선택
부록_ 모두 함께 잘 살기 위한 실천, 생활협동조합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