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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주4일 근무시대: 왜 노동시간 단축이 저성장의 해법인가?

발행사항
서울: 율리시즈, 2020
형태사항
247 p. : 삽도, 22 cm
비통제주제어
근무시간, 주4일, 노동시간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9644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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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29644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미디어 소개]
☞ 파이낸셜뉴스 2018년 3월 21일자 기사 바로가기

왜 유럽은 끊임없이 노동시간 단축을 감행하는가?
주 52시간 시대를 불안해하는 대한민국을 향한 메시지

“세계는 지금 주 4일 근무시대로 진입했다”


1920년대, 사람들은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보장을 주장했던 아인슈타인과 ‘주 5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던 헨리 포드의 생각이 단지 유토피아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 생각이 현실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인간의 노동력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성장 둔화와 대량실업 사태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재앙을 늦추고 모든 사람이 일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주당 35시간을 규정한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시간을 늘리려는 정부와 이를 반대하는 시민사회가 격렬히 충돌했던 프랑스에서, ‘주 4일 32시간의 노동’이 해답임을 주장함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화제의 책이 있다. 2017년 유럽 최고의 문제작이라 꼽히는 《주 4일 근무시대(원제: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할 경우, 몇 년 안에 대량실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경제학자와 사회학자인 저자들은 이것이 결코 상상 속 시나리오가 아님을,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및 세계적 동향의 추이,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 차근차근 설득해가며 보여준다.

■ 노동시간 단축, 더 이상 불가능한 상상이 아니다


진보정당을 창당하고 대표직을 수행해온 경제학자 피에르 라루튀르와 사회학 교수이자 노동법과 빈부격차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도미니크 메다가 함께 쓴 이 책은 노동시간 단축이야말로 대량실업과 저성장의 탈출구이자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책의 서문에서 대공황 시절의 아인슈타인과 헨리 포드의 행적을 주목한다.

1933년, 아인슈타인은 대공황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이번 위기는 이전 위기들과는 매우 다르다. 생산방식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어 대량생산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과잉생산은 곧 실업의 발단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4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할 것. 둘째, 대중의 구매력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설정할 것. 셋째, 화폐 유통량과 신용 거래량을 확실히 규제할 것. 넷째, 독점과 카르텔로 자유경쟁에서 벗어난 상품가격을 제한할 것.’
한편 미국의 기업가 헨리 포드는 1926년 포드 자동차에 노동시간 단축을 도입했다. 자본주의는 생산자인 기업뿐 아니라, 소득이 있는 소비자와 소비자에게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생활양식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임금 삭감 없이 주당 근무시간을 40시간으로 줄인 이유를 설명한다. ‘나는 왜 주 5일 근무를 실행했는가’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포드는 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변화를 이렇게 예상했다. “장을 보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든 자동차를 이용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이용해 빠르고 쉽게 이동하면서 세상에 나온 모든 것 즉, 더 풍족한 식생활, 더 좋은 생산품, 더 많은 책과 음악 등을 발견할 엄청난 기회를 제공받고 이로 인해 삶은 더 풍족해지고 세상은 더 부유해질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동시간 단축은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며, 사회적 혁신 없이 경제 발전은 지속되지 않는다고 믿었던 그는 “하루 8시간 근무가 번영으로 가는 길을 열었듯이, 주 5일 노동은 더 큰 번영으로 가는 길을 열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여가란 낭비되는 시간 혹은 계급적 특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유토피아 같은 발상이라던 포드의 생각은 20여 년이 더 지나서야 실현됐다. 그 사이 대공황이 수천만 명의 실업자를 낳고 2차 세계대전으로 수백만 명이 희생되었다. 저자들은 ‘그 당시 주 5일 노동을 일반화시켰다면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을지 모르고, 발생했더라도 그로 인한 피해는 훨씬 더 적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구상의 모든 국가는 여전히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실업과 고용불안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앞으로 우리는 불평등하고 부당한 일자리 구조에서 어떻게 탈피할 것인가? 인간의 존엄성, 현재, 미래 그리고 희망을 갉아먹는 만성적인 실업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저자들은 꼼꼼한 자료 분석을 통해 퇴행적 관점을 포기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들은 프랑스가 현재 주 35시간에 이르는 노동 조건을 갖추기까지 노동시간 법규는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각 정부의 대표 법안들은 어떻게 실행돼 어떤 결과를 이끌어냈는지, 이를 통해 프랑스의 노동환경은 현재 어떤 단계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보며 동시에 주변국과 세계의 동향을 비교해본다.
결국, 현재 35시간이라는 환경에는 만족할 수 없으며, 주 4일 근무 32시간제로 전환함으로써 연대감을 촉발해야 할 시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물론 이들의 결론은 이상적인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책의 절반 분량에 달하는 8장을 통해 이러한 주장이 어떻게 실천 가능한지, 실제로 이 방식을 선택한 기업들이 어떻게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일자리를 대량 창출할 수 있었는지, 그래서 우리 삶은 실제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 주 4일 근무 논쟁의 점화
노동시간 단축은 일자리 창출을 가져온다?


노동시간 단축은 아인슈타인 이전 산업혁명 초기부터 거론되던 문제다. 다만 20세기 들어 좀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논의됐을 뿐이다.
조사에 따르면 1830년 프랑스의 연간 노동시간은 3000시간이었다. 1996년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1600시간이다. 노동 시간이 이렇게 줄어드는 동안 이 정책은 노동자를 게으르게 만들고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동시간 단축은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저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요구한 것은 ‘주 4일 32시간 노동’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간 노동시간을 몇 시간 줄이는 것보다는 출근일을 주 4일로 줄이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근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하루를 줄이는 방식이 고용증대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노동일수를 줄인다는 것은 임금 노동자에게는 이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에 관계된 부수비용(식사비용 등)을 줄이는 것이기도 한다. 노동일수의 감축은 일자리 창출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임금 노동자가 주당 2시간씩 노동을 덜 한다 해도 일자리가 많이 생기지 않는다. 반면 각자가 1주에 하루를 더 쉰다면, 고객에게 동일한 생 산량을 제공하기 위해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된다. ―본문 154쪽

단, 이 과정에서 임금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 국내 총생산에서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몫은 과거보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임금이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몫은 1982년 67%에서 2008년 57%로 줄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03년 연례보고서에서 소비자 부족 시대를 경고했다. 구매력의 하락으로 세계적인 경기 후퇴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타깝게도 국제결제은행이 이런 경고를 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니, 상황은 더 나빠졌다. 현재 모든 서방국가들의 임금은 2000년대 초보다 낮고, 상위 1퍼센트의 최고 부유층(그리고 금융시장과 조세피난처로 가기 위해 실물 경제를 떠나는 사람들)은 여전히 부의 과도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붕괴를 피하고 ‘출혈’을 멈추기 위해선 실업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야 한다. 하루빨리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최대 다수에게 진정한 일자리와 진정한 협상능력을 제공해야 한다. ―본문 61쪽

그렇다면 실업의 가장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경제학자 다니엘 코헨에 따르면 같은 양의 산업 생산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은 매년 4%씩 줄어든다. 다시 말해 같은 양의 생산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년 4%의 노동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코헨은 일자리 감소의 원인 중 10~15% 정도만이 국제무역과 연관된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생산성 향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익히 들어온 극우파들의 주장처럼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일자리를 뺏어가는 주요 원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줄어드는 일자리를 적절히 나눔으로써 생산성 향상으로 생긴 이득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이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일은 곧 사회 정의이기도 하다. 이때 사회 정의란, 취사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확고한 의무이자 절대적으로 긴급한 사안인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세계가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사회 발전은 포기해야 할 일종의 사치라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사회 발전은 더 나은 시절이 도래할 때까지 포기해야 할 사치가 아니다. 사회 발전은 분명한 의무이며 매우 긴박한 사안이다. 사회가 전반적인 붕괴로 휩쓸려가기 전에 사회 정의를 다시 구축하는 것만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이다. 오로지 이 방법뿐이다. ―본문 64쪽

몇몇 경제학자들은 생산성 혁명이 보다 강력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난 40년간 생산성이 엄청나게 증가할 때 지지부진했던 노동시간 단축 과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래가 어찌 될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4일 근무에 관한 토론과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1930년대의 해법은 현재 우리가 겪는 위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016년 현재 프랑스에서 임금 총액을 인상하지 않고 주 4일 근무제를 채택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기업은 400개가 넘는다. 비록 당장 우리에게 적용하기엔 너무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을지 몰라도, ‘주 4일 근무시대’는 분명 도래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집필됐다.
1. 실망감에 대항해 싸울 것. 실업과 고용 불안정에는 그 어떤 필연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시킬 것.
2. 몇 년 안에 대량 실업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분명 가능하지만, 기적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확실히 노동시간 단축을 협상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위기 탈출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것.
3. 체념 혹은 규제 완화를 조장하는 모든 담화에 대항해 싸우도록 국민을 설득할 것.

이제 겨우 52시간을 상정하고 격론의 전장에 들어선 대한민국. 갈 길이 험난한 우리에게 이 책의 주장과 근거는 그것이 불가능하거나 잘못된 길이 아님을 확신시켜준다.
목차
서론 1부: 저성장 상태에서 전통적인 정책은 모두를 곤경에 처하게 한다 1장. 실업, 가장 심각한 국가 문제 2장. 성장에 대한 집중, 심각한 경거망동 3장. 실업: 생산성 증가는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4장. 위기 탈출: 어떤 시나리오도 적절하지 않다 2부: 노동시간의 집단적 단축이 위기 탈출의 가장 중요한 요소 5장. 노동시간의 약사略史 6장. 35시간의 진정한 역사 7장. 35시간에 대한 실제 평가 8장. 노동시간 단축, 가능한 이야기 결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