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성장 자본주의의 종말: 자본주의, 환경의 손을 잡다
- 저자
- 조너선 포릿 지음;, 안의정 옮김
- 발행사항
- 서울: 바이북스, 2012
- 형태사항
- 552 p., 22cm
- 서지주기
- 참고문헌과 색인을 포함하고 있음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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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1) |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30525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30525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세계 경제의 화두는 지속가능성
2011년 11월 ‘위기와 혼돈’으로 점철된 세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국내외의 전문가들이
모인 ‘2011 아시아 미래포럼’에서 새로운 대안의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뽑았다. 이러한 지속가능성의 문제에 대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조너선 포릿이 2007년에 개정한 《성장 자본주주의의 종말》이다. 포릿은 금융 자본의 무절제로 인해 세계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그 경고는 이미 준엄한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환경 운동가인 포릿이 경고하고 권고하는 다른 문제들에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포릿은 “특정 자본주의 모델의 만성적 역기능은 세계 자본 시장의 역할에 어둠의 장막을 덮어씌워서, 기존 시스템 안에서 보다 지속가능한 자본 이용 방법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을 왜곡한다. 다수의 매우 비도덕적인 기업 임원들이 자신들을 생존하게 하는 기업과 부를 창출하는 전체 시스템에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주머니를 불리려는 반면, 또 어떤 사람들, 예를 들어 재계 인사, 학자, 진보적인 NGO가 보다 지속가능한 부의 창출 방법을 추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한다.
몇몇 탐욕에 찬 자본가가 당장의 이익을 위해 경제 시스템 전반을 위기에 빠뜨리는 반면에, 포릿과 같은 환경 운동가가 지속가능한 경제를 제시함으로써 오히려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큰 이유다. ‘녹색 성장’의 구호 아래 지속가능하지 않은 성장은커녕 퇴보만 거듭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이제는 기존의 것을 뒤집기만 하면 된다는 ‘쇄신’이 아닌 진정한 ‘공생’의 길로 ‘변화’할 수 있는 길을 이 책에서 찾고 실천할 때다.
보수주의자, 환경의 파수꾼이 되다
2009년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인류는 더 이상의 무분별한 소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으며, ‘편리의 시대’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또 회복할 가망이 없는 기후와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96개월 남짓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이러한 찰스 왕세자의 발언이 저명한 환경론자 조너선 포릿의 조언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5년밖에 없다. 환경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만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이다. 포릿이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기후변화의 증거들은 그러한 경고가 단순한 경고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한다. 게다가 바이오 연료의 사용 확대나 원자력 발전과 같이 그 실효성이 의심되는 재생 에너지의 사용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올바른 환경 정책의 수립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려준다. 이 책의 부제처럼 이제는 자본주의가 환경의 손을 잡고 이 세상을 지속시키기 위해 지금 당장 변화해야 한다.
11대 뉴질랜드 총독이었던 아서 포릿의 아들인 조너선 포릿은 이튼 칼리지와 모들린 칼리지를 졸업한 전형적인 영국 귀족이다. 누가 보아도 평범한 보수주의자가 되리라 예상할 수밖에 없는 그가 2002년 8월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에게 ‘환경 문제에 관한 한 리더십이 부족한 사람’ ‘기업계에 대해 순진한 아첨꾼’ 등과 같은 극렬한 비판을 서슴없이 쏟아놓는 환경 운동가가 된 것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인류에게 미래가 없다는 반증이다. 환경 문제에 관한 독설로 유명한 포릿이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환경주의자는 물론이고 가장 보수적인 재계 인사라도 그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자본주의를 지속가능한 체제로 바꾸려면 우선 자본주의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포릿은 자본을 자연 자본, 인간 자본, 사회 자본, 제조 자본, 금융 자본으로 나누어 자본주의를 분석한다. 특히 자연 자본의 경우 우리의 모든 경제 활동에 기반이 됨에도 불구하고 마치 헐값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시각을 교정해 제대로 된 가치를 찾아주려고 한다. 자연은 무궁무진하게 꺼낼 쓸 수 있는 화수분이 아니다. 자연이 스스로 회복 가능한 한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을 하는 것이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그런데 환경을 단순히 규제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제 가치에 맞게 거래함으로써 시장력으로 지속가능한 체제로 만들려는 것이다. 그가 꿈꾸는 시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약육강식의 장소가 아닌 합리적인 거래를 통해 윈윈할 수 있는 터전인데, 이것은 단순히 듣기 좋은 허황된 꿈이 아니라 우리의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다.
게다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고갈되는 자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자본인 인간 자본에 주목한다. “인간 자본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개념이다. 사람들이 각자의 능력을 사용하는 법에 따라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모델에 초점을 맞춘 인간 자본은 모든 것들에게 도움이 되는 흐름을 발생시킨다. 이처럼 넓은 맥락에서 인간 자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유익한 것, 공짜 선물은 금융 개념으로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 경제의 새로운 원천을 인간에게서 찾을 수 있다.
특히 금융 자본에 대한 그의 분석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보다 세계적 차원에서 카지노 자본주의의 확대가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세계 경제에 탄력을 주기도 어렵다. 사실 우리는 황금기인 지난 20년을 자본주의를 쫓다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우리를 생존하게 해주는 생명 지원 시스템을 파괴하고 장기적으로 사회 통합에 지장을 주는 ‘불평등의 격차’를 넓혀야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모델을 말이다. 인류가 그러한 시스템에 더 이상의 관용을 베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지금 세계의 경제 위기는 단순히 불황의 해결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요구한다. 월가점령시위로 표출된 1:99의 문제나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일단 파이의 크기를 키워서 나누자든가 혹은 파이가 커지면 빵 부스러기라도 얻을 수 있다는 위안으로 달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자본주의에 더 이상 베풀 관용은 없다. 자본주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절실한 이유는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서도, 경제 위기의 그늘에 시달리는 우리에게도 그것밖에는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구조물은 환경 대책이 아니다
포릿이 제시하는 환경 대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각자의 삶의 방식을 조금은 불편하지만 지속가능한 형태로 바꾸고,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의 자립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이러한 목표는 4대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대다수의 정치인과 경제학자 들은 여전히 이와 같은 접근 방법의 논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콘크리트 더미의,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에너지 집중적인 공학적 설계만이 가장 뛰어나고 안전한 방법인 것이다”라는 포릿의 지적은 콘크리트로 자연을 덮으면서 녹색을 운운하는 바로 우리의 위정자에게 던져야 할 긴박한 물음이다.
“경제 확장에만 신경을 쓰는 정치인들에게 상당한 용기가 없는 한 이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인류의 삶의 모든 면면이 변할 것인데, 바로 그 변화가 그리 머지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정치인들이 그 피할 수 없는 변화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포릿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구의 환경을 살리는 것은 쓰레기를 줄이고, 자동차 대신에 자전거를 타고, 나무를 심는 행위로부터도 시작되지만, 우리가 투표를 할 때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 표는 우리나라를 살리는 길뿐만 아니라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지구를 구하고 싶으면 투표하라.’
새로운 시장, 피라미드 바닥
“인도의 방갈로르에서 진행된 첫 번째 WSUP(도시 빈민을 위한 상하수도 프로젝트)는 도시 슬럼가에 사는 7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과 효율적인 위생 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 봤자 개발 도상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도움 요청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한 방울의 물을 떨어뜨리는 격이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이 지역에서의 혁신적인 사고를 궁지에 몰아넣은 수돗물 민영화에 대한 교착 상태를 깨뜨리려는 시도 중이다.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측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흔히 가난한 사람들은 원조의 대상이며 그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하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연 가난한 사람에게는 먹고사는 문제만 중요한가. 가난한 사람도 좋은 환경에서 건강한 삶을 누릴 필요와 권리가 있다.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깨끗한 물과 효율적인 위생 시설에 대한 필요가 절실하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도움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해결은 쉽지 않다. 오히려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면 이들도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물건을 구입할 것이고 그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마련될 수 있다. 멕시코의 시멘트 기업 세멕스가 금융 위기 당시 자신들의 매출 중 40퍼센트가 빈곤층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파트리모니오 호이(오늘날의 형평성)’라는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의 동력을 마련한 것처럼, 사회의 가장 하층인 피라미드 바닥에 대한 지원을 통해 보다 균형 잡힌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선진국들의 풍요와 여유에서만 찾는다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 선진국에서 오염이 감소해도 공해 유발 요인을 제3세계로 수출해버린다면 지구의 오염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폭발로 인한 기아와 사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를 구하는 방법은 경제 개발이 아니다. 경제 성장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듯 보이지만 지구는 더 심한 위기에 빠지게 되고 그 피해는 선진국보다 후진국이나 개발 도상국에게 더욱 심하게 되돌아간다. 효율적인 소비를 함으로써 지구의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세계의 출발인 동시에 환경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이산화탄소 1톤의 아름다운 세상
흔히 환경주의자들은 반시장 · 반자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현재의 자본주의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미래 세대의 자원을 당겨쓰는 정도가 아니라 현재 우리까지 그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모든 성장으로부터 후퇴’라는 구호를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조너선 포릿은 가장 현실적인 경제 방식인 자본주의에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경제 성장에만 올인하는 인류의 욕심을 버리고, 좀 덜 쓰고 불편하게 살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는 것이다.
그러한 세상은 모든 개발과 경제 활동을 멈추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포릿이 “다음 세기는 생태주의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유명한 경고를 하기도 했지만, 그가 꿈꾸는 세상은 파멸을 향해 내달리는 우리의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삶의 방식을 바꿈으로써 지속가능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여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설명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1톤으로 줄어들면 돈의 가치가 높아지고, 전기와 가스를 덜 쓰게 되며, 보다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고, 직장에 출퇴근할 때 덜 고생하게 되며, 건강이 좋아지고, 미래 지향적인 최첨단 직장이 많아지며, 공기가 깨끗해지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자연을 즐길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이산화탄소 1톤의 세상은 얼마나 멋진 미래인가?” 환경을 지키는 삶이 그저 불편한 삶이 아니라 더욱 멋진 삶이라는 이 제안이 솔깃하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이산화탄소 1톤의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꿈꾸어보자.
2011년 11월 ‘위기와 혼돈’으로 점철된 세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국내외의 전문가들이
모인 ‘2011 아시아 미래포럼’에서 새로운 대안의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뽑았다. 이러한 지속가능성의 문제에 대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조너선 포릿이 2007년에 개정한 《성장 자본주주의의 종말》이다. 포릿은 금융 자본의 무절제로 인해 세계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그 경고는 이미 준엄한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환경 운동가인 포릿이 경고하고 권고하는 다른 문제들에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포릿은 “특정 자본주의 모델의 만성적 역기능은 세계 자본 시장의 역할에 어둠의 장막을 덮어씌워서, 기존 시스템 안에서 보다 지속가능한 자본 이용 방법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을 왜곡한다. 다수의 매우 비도덕적인 기업 임원들이 자신들을 생존하게 하는 기업과 부를 창출하는 전체 시스템에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주머니를 불리려는 반면, 또 어떤 사람들, 예를 들어 재계 인사, 학자, 진보적인 NGO가 보다 지속가능한 부의 창출 방법을 추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한다.
몇몇 탐욕에 찬 자본가가 당장의 이익을 위해 경제 시스템 전반을 위기에 빠뜨리는 반면에, 포릿과 같은 환경 운동가가 지속가능한 경제를 제시함으로써 오히려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큰 이유다. ‘녹색 성장’의 구호 아래 지속가능하지 않은 성장은커녕 퇴보만 거듭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이제는 기존의 것을 뒤집기만 하면 된다는 ‘쇄신’이 아닌 진정한 ‘공생’의 길로 ‘변화’할 수 있는 길을 이 책에서 찾고 실천할 때다.
보수주의자, 환경의 파수꾼이 되다
2009년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인류는 더 이상의 무분별한 소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으며, ‘편리의 시대’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또 회복할 가망이 없는 기후와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96개월 남짓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이러한 찰스 왕세자의 발언이 저명한 환경론자 조너선 포릿의 조언에 바탕을 두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5년밖에 없다. 환경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만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이다. 포릿이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기후변화의 증거들은 그러한 경고가 단순한 경고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한다. 게다가 바이오 연료의 사용 확대나 원자력 발전과 같이 그 실효성이 의심되는 재생 에너지의 사용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올바른 환경 정책의 수립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려준다. 이 책의 부제처럼 이제는 자본주의가 환경의 손을 잡고 이 세상을 지속시키기 위해 지금 당장 변화해야 한다.
11대 뉴질랜드 총독이었던 아서 포릿의 아들인 조너선 포릿은 이튼 칼리지와 모들린 칼리지를 졸업한 전형적인 영국 귀족이다. 누가 보아도 평범한 보수주의자가 되리라 예상할 수밖에 없는 그가 2002년 8월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에게 ‘환경 문제에 관한 한 리더십이 부족한 사람’ ‘기업계에 대해 순진한 아첨꾼’ 등과 같은 극렬한 비판을 서슴없이 쏟아놓는 환경 운동가가 된 것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인류에게 미래가 없다는 반증이다. 환경 문제에 관한 독설로 유명한 포릿이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환경주의자는 물론이고 가장 보수적인 재계 인사라도 그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자본주의를 지속가능한 체제로 바꾸려면 우선 자본주의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포릿은 자본을 자연 자본, 인간 자본, 사회 자본, 제조 자본, 금융 자본으로 나누어 자본주의를 분석한다. 특히 자연 자본의 경우 우리의 모든 경제 활동에 기반이 됨에도 불구하고 마치 헐값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시각을 교정해 제대로 된 가치를 찾아주려고 한다. 자연은 무궁무진하게 꺼낼 쓸 수 있는 화수분이 아니다. 자연이 스스로 회복 가능한 한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을 하는 것이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그런데 환경을 단순히 규제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제 가치에 맞게 거래함으로써 시장력으로 지속가능한 체제로 만들려는 것이다. 그가 꿈꾸는 시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약육강식의 장소가 아닌 합리적인 거래를 통해 윈윈할 수 있는 터전인데, 이것은 단순히 듣기 좋은 허황된 꿈이 아니라 우리의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다.
게다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고갈되는 자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자본인 인간 자본에 주목한다. “인간 자본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개념이다. 사람들이 각자의 능력을 사용하는 법에 따라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모델에 초점을 맞춘 인간 자본은 모든 것들에게 도움이 되는 흐름을 발생시킨다. 이처럼 넓은 맥락에서 인간 자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유익한 것, 공짜 선물은 금융 개념으로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 경제의 새로운 원천을 인간에게서 찾을 수 있다.
특히 금융 자본에 대한 그의 분석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보다 세계적 차원에서 카지노 자본주의의 확대가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세계 경제에 탄력을 주기도 어렵다. 사실 우리는 황금기인 지난 20년을 자본주의를 쫓다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우리를 생존하게 해주는 생명 지원 시스템을 파괴하고 장기적으로 사회 통합에 지장을 주는 ‘불평등의 격차’를 넓혀야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모델을 말이다. 인류가 그러한 시스템에 더 이상의 관용을 베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지금 세계의 경제 위기는 단순히 불황의 해결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요구한다. 월가점령시위로 표출된 1:99의 문제나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일단 파이의 크기를 키워서 나누자든가 혹은 파이가 커지면 빵 부스러기라도 얻을 수 있다는 위안으로 달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자본주의에 더 이상 베풀 관용은 없다. 자본주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절실한 이유는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서도, 경제 위기의 그늘에 시달리는 우리에게도 그것밖에는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구조물은 환경 대책이 아니다
포릿이 제시하는 환경 대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각자의 삶의 방식을 조금은 불편하지만 지속가능한 형태로 바꾸고,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의 자립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이러한 목표는 4대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대다수의 정치인과 경제학자 들은 여전히 이와 같은 접근 방법의 논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콘크리트 더미의,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에너지 집중적인 공학적 설계만이 가장 뛰어나고 안전한 방법인 것이다”라는 포릿의 지적은 콘크리트로 자연을 덮으면서 녹색을 운운하는 바로 우리의 위정자에게 던져야 할 긴박한 물음이다.
“경제 확장에만 신경을 쓰는 정치인들에게 상당한 용기가 없는 한 이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인류의 삶의 모든 면면이 변할 것인데, 바로 그 변화가 그리 머지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정치인들이 그 피할 수 없는 변화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포릿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구의 환경을 살리는 것은 쓰레기를 줄이고, 자동차 대신에 자전거를 타고, 나무를 심는 행위로부터도 시작되지만, 우리가 투표를 할 때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한 표는 우리나라를 살리는 길뿐만 아니라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지구를 구하고 싶으면 투표하라.’
새로운 시장, 피라미드 바닥
“인도의 방갈로르에서 진행된 첫 번째 WSUP(도시 빈민을 위한 상하수도 프로젝트)는 도시 슬럼가에 사는 7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과 효율적인 위생 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 봤자 개발 도상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도움 요청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한 방울의 물을 떨어뜨리는 격이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이 지역에서의 혁신적인 사고를 궁지에 몰아넣은 수돗물 민영화에 대한 교착 상태를 깨뜨리려는 시도 중이다.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측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흔히 가난한 사람들은 원조의 대상이며 그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하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연 가난한 사람에게는 먹고사는 문제만 중요한가. 가난한 사람도 좋은 환경에서 건강한 삶을 누릴 필요와 권리가 있다.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깨끗한 물과 효율적인 위생 시설에 대한 필요가 절실하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도움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해결은 쉽지 않다. 오히려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면 이들도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물건을 구입할 것이고 그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마련될 수 있다. 멕시코의 시멘트 기업 세멕스가 금융 위기 당시 자신들의 매출 중 40퍼센트가 빈곤층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파트리모니오 호이(오늘날의 형평성)’라는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의 동력을 마련한 것처럼, 사회의 가장 하층인 피라미드 바닥에 대한 지원을 통해 보다 균형 잡힌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선진국들의 풍요와 여유에서만 찾는다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 선진국에서 오염이 감소해도 공해 유발 요인을 제3세계로 수출해버린다면 지구의 오염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폭발로 인한 기아와 사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를 구하는 방법은 경제 개발이 아니다. 경제 성장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듯 보이지만 지구는 더 심한 위기에 빠지게 되고 그 피해는 선진국보다 후진국이나 개발 도상국에게 더욱 심하게 되돌아간다. 효율적인 소비를 함으로써 지구의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세계의 출발인 동시에 환경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이산화탄소 1톤의 아름다운 세상
흔히 환경주의자들은 반시장 · 반자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현재의 자본주의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미래 세대의 자원을 당겨쓰는 정도가 아니라 현재 우리까지 그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모든 성장으로부터 후퇴’라는 구호를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조너선 포릿은 가장 현실적인 경제 방식인 자본주의에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경제 성장에만 올인하는 인류의 욕심을 버리고, 좀 덜 쓰고 불편하게 살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는 것이다.
그러한 세상은 모든 개발과 경제 활동을 멈추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포릿이 “다음 세기는 생태주의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유명한 경고를 하기도 했지만, 그가 꿈꾸는 세상은 파멸을 향해 내달리는 우리의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삶의 방식을 바꿈으로써 지속가능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여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설명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1톤으로 줄어들면 돈의 가치가 높아지고, 전기와 가스를 덜 쓰게 되며, 보다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고, 직장에 출퇴근할 때 덜 고생하게 되며, 건강이 좋아지고, 미래 지향적인 최첨단 직장이 많아지며, 공기가 깨끗해지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자연을 즐길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이산화탄소 1톤의 세상은 얼마나 멋진 미래인가?” 환경을 지키는 삶이 그저 불편한 삶이 아니라 더욱 멋진 삶이라는 이 제안이 솔깃하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이산화탄소 1톤의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꿈꾸어보자.
목차
제1부 지속가능한 세계
1 상충되는 의무적 요인들
자연에 대한 공격 / 경제 번영 / 기후변화 / 붕괴:돌파냐? 몰락이냐? / 지속가능한 미래 잠시 들여다보기
2 현실을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정의에 대한 해설 / 지속가능한 발전의 틀 짜기 / 미국 안에서의 문화 전쟁 / 환경주의에 대한 도전
3 경제 성장에 관한 재고
성장의 한계 / 행복 지수 높이기 / 저유가 시대의 끝 / 피크오일과 기후변화의 상호 작용
4 지속불가능한 자본주의?
서론 / 자본주의와 지속가능성 / 시장 / 이윤 / 사유 재산 / 자유 무역 / 스케일 / 필요와 욕구 / 경쟁 / 불평등 / 운명적인 지속불가능성?
5 글로벌 거울로 바라본 세상
민주주의와 세계화 / 워싱턴 컨센서스와의 대립 / 다국적 기업들에 맞서기 / 인구 증가에 대한 대처 / 현실에 대한 인식
제2부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의 구성
6 다섯 가지 자본
자본의 개념과 씨름하기 / 중국의 도전
7 자연 자본
자연 자본의 정의 / 자연적 부가 가치 / 자연 자본의 가치
8 인간 자본
인간 자본의 정의 / 육체적 능력 / 지적 능력 / 정서적 능력 / 영적 능력 / 인간 자본의 가치
9 사회 자본
사회 자본의 정의 / 사회 자본의 구축
10 제조 자본
제조 자본의 정의 / 재생 에너지 / 자연 자본과 제조 자본의 조화
11 금융 자본
금융자본의 정의 / 관리 실패 / 비즈니스 사례 / 지구에 대한 금융 자본의 투자
제3부 보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보다 아름다운 삶을
12 현실 부정에 대한 대처
부정할 수 있는 능력 / 자연에 대한 부정 / 정의에 대한 부정 / 이기주의를 부채질하는 세상 / 안전에 대한 부정 / 과학에 대한 부정 / 환경주의자들에 대한 부정
13 측정 규정 바꾸기
GDP / 지속가능한 경제 복지의 지표 / 웰빙은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가? / 가격 신호와 조세 개혁 / 기후변화 측정법
14 비즈니스 우수성
비즈니스 사례 / CSR의 매력적인 환상 / 운영 허가 범위의 확대 / 피라미드 바닥 모델 / 보다 균형 잡힌 세상을 바라보며
15 시민사회
소비자와 시민 / 지속가능한 소비 / 통치의 틈새
16 비전과 가치
보편적인 꿈의 정의 / 지속가능성 가치들 / 영성의 중요성
17 필요조건들의 집합
지속가능성을 위한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