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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30513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30513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좋아요’는 사랑이다,
‘구독’은 인정이다,
‘알림설정’은 약속이다
1. K-디지털 인류학의 탄생 : 유명세를 꿈꾸는 2030을 찾아서
― 개요 및 출간 의의
성공한 사람들은 당연히 유명하다. 하지만 성공한 그 결과로 유명해지는 것은 옛말이다. 오늘날은 왜 유명해졌는지, 어떻게 유명해졌는지는 상관없다. 먼저 유명해져서, 대중의 관심과 인정을 받는데 먼저다. 그런 다음 자연스레 부와 명성도 따라온다. 이렇게 유명세를 누리는 사람을 가리켜,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신문, 방송 같은 레거시 미디어의 힘은 줄어들고 있다. 대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매체 환경 변화는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만든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 1위가 유튜버라는 얘기는 이제 상식이다. 지금은 ‘인플루언서의 대중화’ 시대다.
하지만 우리는 인플루언서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그저 막연하게 부러워하거나 무턱대고 시기할 뿐이다. 이제 그 실체를 직접 확인할 시간이다. 저자 정연욱은 유명세를 꿈꾸는 2030들이 실제로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마음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들을 직접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대학원 ‘질적 연구방법론’ 수업 과제로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유형별 연구」라는 소논문을 제출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이 소논문이 ‘씨앗’이 되어 탄생했다. 저자는 총 16개월 동안 2천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325명을 만나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플루언서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유형별로 가상 캐릭터를 만들었다. 사실에 기반한 픽션을 의미하는 ‘팩션’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파고든다. 그렇게 ‘K-디지털 인류학’의 서막은 열렸다. (★2021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선정작)
유명세는 ‘긁지 않은 로또’다. 노동 소득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이 지루한 현실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이 책은 그런 환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그들과 우리의 이야기다. 구체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들이 느끼는 유명세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떻게 IT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 시선을 끌어내는지?, 그들은 정말 노력 끝에 원하는 것을 얻었는지?, 유명세가 가져올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은 무엇인지를 묻고 해답을 구하려 했다. ― 18쪽
2. 인플루언서 325명 심층 인터뷰 - 하이퍼 리얼리즘 스토리
- 주요 내용
음… 유명해지면 제일 먼저 흰색 포르쉐를 사고 싶어요. 911 카레라 모델 봐둔 게 있거든요.” 스물아홉 살 인플루언서 K에게 유명해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해서 얻은 대답이다. 그는 포르쉐 매장에 가서, 원하는 모델을 몇 번 본적이 있다고 했다. 자동차 커뮤니티에 수백 번 들어가서 시승기도 꼼꼼하게 다 읽었단다. 아직은 경제적인 여력이 안 되지만, 곧 구매할 날만을 기다린다. 그에게 포르쉐는 ‘드림카’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해주는 것이 바로 유명세다. ― 283쪽
“아무도 모르는 억만장자보다 누구나 다 아는 백만장자가 더 낫다.” 한 인플루언서의 말처럼, 오늘날 가장 따끈따끈한 성공 기준은 유명세이다. 성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월급 모아 집 한 채 장만하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유명해진다는 것은 ‘인생 한방’을 노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계층 상승용 황금 사다리다.
오늘날 SNS에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대표적인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물질적인 부를 자랑한다. 이들은 비싼 소비 현장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둘째, 육체적 매력을 뽐낸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신체 자본을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 마지막으로 정신적인 측면, 예를 들어, 지식과 정보, 인사이트 등 지적인 면을 과시한다. 이들은 ‘정신파’이다. 물질적인 부나 신체 매력 대신 지적 능력을 과시하면서 인정과 주목을 얻고자 한다. 바로 이것이 사람들의 인정을 얻는 세 가지 전략이다.
이 책에서는 물질파, 육체파, 정신파, 각 유형을 대표하는 4~5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픽션의 형식을 빌렸지만, 오랜 취재와 자료 조사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젊은 욕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글 한 편이 끝날 때마다, 각 에피소드에서 추출한 핵심 키워드(언박싱, 바디 프로필, 브이로그, 핫플, 힙스터, 캡박, 국뽕 등)를 중심으로 디지털 유명세의 풍경들을 다채롭게 조망했다. 또한 물질파, 육체파, 정신파 세 그룹의 인터뷰에서는 유명해서 기쁘고 쓰디쓴 그들의 일상과 속내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 유명해지기 위한 3가지 성공 전략
물질파, “너희들, 이런 건 못 해봤지?”
“세상에서 가장 질리지 않는 자랑이 돈 자랑이다.” 물질파의 본질을 요약한 문장이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부를 과시하는 것은 시대와 문명을 막론하고 늘 있었다. 청동기 시대 고인돌부터 절대왕정의 화려한 궁전과 의상까지. 현대에 와서 돈 자랑은 슈퍼카, 고가 미술품, 아찔한 건축물로 바뀌었다. 오늘날 온라인은 과시의 쇼케이스다. 호텔 침대 시트 위에 오렌지빛 에르메스 버킨백을 깔아놓고, 언박싱한다.
육체파, “몸이 좋을수록 벗어야 한다.”
육체파는 몸과 얼굴, 전반적인 외형을 강조한다. 온라인에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 육체를 가졌는지 연신 자랑한다. “잘생긴 사람일수록 짧은 머리가 좋고, 몸이 좋은 사람일수록 벗어야 한다.” 이들에게 노출은 숙명이다. 육체파에게 SNS는 매력적인 포트폴리오이자 1인 광고판이고, 돈을 벌기 위한 일터이기도 하다. 그들의 육체는 ‘SNS 대란템’을 만드는 기폭제다.
정신파, “기본적으로 우리는 썰이다.”
정신파는 지적인 콘텐츠로 유명해지길 원한다. 대문호의 작품은 아니지만 어제 본 영화, 오늘 읽은 책, 내일 관람할 전시회도 괜찮은 콘텐츠가 된다. 이들은 우리 시대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자처한다. ‘한국인 사르트르’라는 감투를 쓰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비평에는 지적 역량이 필요하다. 여기엔 큰돈도, 매력적인 외모도 필요 없다. 그냥 썰을 풀면 된다. 가성비 킹왕짱이다.
3. 주요 등장인물 소개
김현식 (한남동 거주) “돈 쓰는 게 인생에서 가장 쉬웠어요.”
그가 세상에서 가장 믿는 것은 바로 본인의 탁월한 미감과 식감이다. 현재 한남동에 살고 있으며, 월급은 소박한 용돈 수준일 뿐이다. 몇 번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면, 월급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으니, ‘우리 아빠’ 건물의 임대료. 덕분에 그는 오늘도 전국 곳곳의 맛집 탐방을 감행한다. 그의 말처럼, 진정한 귀족적 취향은 탄탄한 물적 토대 위에서 자란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공정한 평론가 노릇을 할 수 있는가? 탄탄한 물적 토대에서 진정한 취향은 쌓인다. 그렇게 샴페인 한 모금을 들이키며, 그는 고개를 끄떡인다. ‘대한민국의 레알 귀족은 바로 나야, 나.’ 그의 일상에서, 우리 시대 진정한 귀공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음미한다.
박희진 (일산 거주) “오늘은 어디 핫플을 정복할까?”
가방끈이 뭐가 그리 대수랴? 강남에서 더 살지 못하는데. 잠원동 집을 팔아버린 아빠 때문에 집안 형편이 급격히 기울었다고 믿는 그녀. 아침 밥상에서부터 설교를 시작하는 교수 아빠가 원망스럽다. 물질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통장 잔액부터 확인해야 한다. 쥐뿔도 없는 형편에 무슨 정신 타령인가. 그런 쓸데없는 설교는 집어치우고, 대신 그녀는 팬시한 미드 여주인공의 삶을 살고 싶다. 그렇다고 대놓고 말하면, 자칫 돈만 밝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으니 상시 자기 검열 중이다. 속으로 생각할 뿐이다. 물질보다 나은 정신은 없고,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 엑셀로 정리해둔 강북, 강남 핫플을 하나씩 도장 깨기하는 이 시대 진정한 소공녀.
조정호 (서초동 거주) “편의점에 갈 때도 나는 포르쉐를 탄다.”
그는 여의도의 잘 나가는 금융인. 하지만 그에게도 숨겨진 아픔이 있으니 바로 성형수술 후유증. 인생의 바닥을 찍은 적이 있다. 이제는 거의 극복하여 흥청망청 잘 나가는 금융인의 삶을 산다. 연일 통장 계좌에 꽂히는 보너스와 유능하다는 칭찬에 연일 기분이 좋다. 그는 술자리에서 얼큰하게 취했다 싶으면, 이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없다고 종종 말한다. 여기서 #차스타그램은 내가 잘 나가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는 선언이다.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르고 한 성형수술로 인생의 쓴맛을 보았으나, 이제는 돈이 주는 자신감으로 삶이 충만하다. 가까운 편의점에도 포르쉐를 끌고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진정한 이 시대 young and rich.
김형준 (금호동 거주) “세상의 모든 여자가 나를 원한다.”
헬스 트레이너. 전국에서 그를 찾는다. 폭주하는 인기에 그는 아주 살맛이 난다. 거대한 인기의 근원은 바로 자신의 몸. 이렇게 자신의 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다. 무신경한 듯하지만, 사실 엄청 신경 쓰면서 인스타그램을 관리한다. 인스타그램은 그에게 인기와 돈을 안겨준 은인이다. 오늘도 그 은인을 통해서 수많은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샤워 후 전신거울에 전신사진도 담는다. 자랑스레 거울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웃는다. 그에게 수업을 듣겠다며 계속 연락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운동에는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그저 그와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일지 모른다. 그는 알 수 있다.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음을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우성 (회현동 거주) “청와대, 나 불러주실 거죠?”
대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직함’을 겸한다. 바로 정치 인플루언서. 초정밀 실명 저격을 일삼으며, 그는 오늘도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긴다. 정치와 경제, 외교와 안보 등 다양한 쟁점을 언급하며, 특정인을 공격하면서, 일과를 마감한다. 월급 받는 대기업 소속 ‘키보드워리어’다. 주말에는 일절 글을 올리지 않는다. 그런 그가 종종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는 말. “우리나라도 이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 페북에서 경험하는 주변의 환호에 넋이 나간다. 정신을 놓고 이제는 본업을 망각, 정치 인플루언서 역할 놀이에 매진한다. 함께하는 실명 저격은 연대가 된다고 믿는다. 유명인사와 합동 실명 저격도 일삼는다. 그래야 인지도가 더욱 올라간다. 그리고 그는 그들과 자신이 비슷한 “끕‘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더 잘났다고 생각한다. 왜냐? 난 차세대 정치 평론가로 생각하니까. 라이징 스타는 바로 나야 나.
한기환 (가회동 거주) “현대건설 사옥 뒤편, 이스트빌리지, 들어는 봤니?”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대학원생. 글쓰기 전형으로 신촌의 모 대학교에 들어갔다. 당시 사람들은 술렁이며, 그가 무슨 랭보와 같은 천재 시인인 줄 알았단다. 랭보는 개뿔.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초등학생 그림일기 스타일로, 자신만의 ‘랭보’를 표현한다. 그런 그의 그림일기에 주로 등장하는 무대는 바로 서울대. 회사를 때려치우고, 도망치듯 들어간 서울대 석사과정이 거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만들어낸 성취다. 더욱 특별하고 소중하다. 미국 유학에 목숨 거는 그가 사는 곳은 현대건설 사옥 뒤편이다. 경복궁의 동쪽에 있어서 그는 이스트빌리지라고 부른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습관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아저씨, 현대건설 뒤편 이스트빌리지로 가주세요” 랭보는 이스트빌리지에 산다. 현대건설 사옥 뒤편에.
김준 (이문동 거주) “내일은 내가 K-스타.”
SNS 광고 모델, 연예인 준비생. 돈이 되는 모든 제품의 모델을 자처한다. 될 수 있는 대로 돈을 많이 달라고 요구한다. 이 바닥에서는 결국 액수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런 그는 돈을 받는 만큼 신체 노출을 감행한다. 노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금액은 올라간다. 역시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사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아닌 얼굴에 집중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차은우를 닮았다고 주장한다. 그의 일과의 시작과 끝은 차은우의 표정과 대사를 흉내 내기. 내일은 K-스타로 동남아를 평정할 것이라고 믿는다. 어머니의 바나나 태몽의 힘을 믿는다.
‘구독’은 인정이다,
‘알림설정’은 약속이다
1. K-디지털 인류학의 탄생 : 유명세를 꿈꾸는 2030을 찾아서
― 개요 및 출간 의의
성공한 사람들은 당연히 유명하다. 하지만 성공한 그 결과로 유명해지는 것은 옛말이다. 오늘날은 왜 유명해졌는지, 어떻게 유명해졌는지는 상관없다. 먼저 유명해져서, 대중의 관심과 인정을 받는데 먼저다. 그런 다음 자연스레 부와 명성도 따라온다. 이렇게 유명세를 누리는 사람을 가리켜,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신문, 방송 같은 레거시 미디어의 힘은 줄어들고 있다. 대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매체 환경 변화는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만든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 1위가 유튜버라는 얘기는 이제 상식이다. 지금은 ‘인플루언서의 대중화’ 시대다.
하지만 우리는 인플루언서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그저 막연하게 부러워하거나 무턱대고 시기할 뿐이다. 이제 그 실체를 직접 확인할 시간이다. 저자 정연욱은 유명세를 꿈꾸는 2030들이 실제로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마음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들을 직접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대학원 ‘질적 연구방법론’ 수업 과제로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유형별 연구」라는 소논문을 제출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이 소논문이 ‘씨앗’이 되어 탄생했다. 저자는 총 16개월 동안 2천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325명을 만나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플루언서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유형별로 가상 캐릭터를 만들었다. 사실에 기반한 픽션을 의미하는 ‘팩션’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파고든다. 그렇게 ‘K-디지털 인류학’의 서막은 열렸다. (★2021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선정작)
유명세는 ‘긁지 않은 로또’다. 노동 소득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이 지루한 현실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이 책은 그런 환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그들과 우리의 이야기다. 구체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들이 느끼는 유명세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떻게 IT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 시선을 끌어내는지?, 그들은 정말 노력 끝에 원하는 것을 얻었는지?, 유명세가 가져올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은 무엇인지를 묻고 해답을 구하려 했다. ― 18쪽
2. 인플루언서 325명 심층 인터뷰 - 하이퍼 리얼리즘 스토리
- 주요 내용
음… 유명해지면 제일 먼저 흰색 포르쉐를 사고 싶어요. 911 카레라 모델 봐둔 게 있거든요.” 스물아홉 살 인플루언서 K에게 유명해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해서 얻은 대답이다. 그는 포르쉐 매장에 가서, 원하는 모델을 몇 번 본적이 있다고 했다. 자동차 커뮤니티에 수백 번 들어가서 시승기도 꼼꼼하게 다 읽었단다. 아직은 경제적인 여력이 안 되지만, 곧 구매할 날만을 기다린다. 그에게 포르쉐는 ‘드림카’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해주는 것이 바로 유명세다. ― 283쪽
“아무도 모르는 억만장자보다 누구나 다 아는 백만장자가 더 낫다.” 한 인플루언서의 말처럼, 오늘날 가장 따끈따끈한 성공 기준은 유명세이다. 성공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월급 모아 집 한 채 장만하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유명해진다는 것은 ‘인생 한방’을 노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계층 상승용 황금 사다리다.
오늘날 SNS에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대표적인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물질적인 부를 자랑한다. 이들은 비싼 소비 현장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둘째, 육체적 매력을 뽐낸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신체 자본을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 마지막으로 정신적인 측면, 예를 들어, 지식과 정보, 인사이트 등 지적인 면을 과시한다. 이들은 ‘정신파’이다. 물질적인 부나 신체 매력 대신 지적 능력을 과시하면서 인정과 주목을 얻고자 한다. 바로 이것이 사람들의 인정을 얻는 세 가지 전략이다.
이 책에서는 물질파, 육체파, 정신파, 각 유형을 대표하는 4~5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픽션의 형식을 빌렸지만, 오랜 취재와 자료 조사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젊은 욕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글 한 편이 끝날 때마다, 각 에피소드에서 추출한 핵심 키워드(언박싱, 바디 프로필, 브이로그, 핫플, 힙스터, 캡박, 국뽕 등)를 중심으로 디지털 유명세의 풍경들을 다채롭게 조망했다. 또한 물질파, 육체파, 정신파 세 그룹의 인터뷰에서는 유명해서 기쁘고 쓰디쓴 그들의 일상과 속내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 유명해지기 위한 3가지 성공 전략
물질파, “너희들, 이런 건 못 해봤지?”
“세상에서 가장 질리지 않는 자랑이 돈 자랑이다.” 물질파의 본질을 요약한 문장이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부를 과시하는 것은 시대와 문명을 막론하고 늘 있었다. 청동기 시대 고인돌부터 절대왕정의 화려한 궁전과 의상까지. 현대에 와서 돈 자랑은 슈퍼카, 고가 미술품, 아찔한 건축물로 바뀌었다. 오늘날 온라인은 과시의 쇼케이스다. 호텔 침대 시트 위에 오렌지빛 에르메스 버킨백을 깔아놓고, 언박싱한다.
육체파, “몸이 좋을수록 벗어야 한다.”
육체파는 몸과 얼굴, 전반적인 외형을 강조한다. 온라인에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 육체를 가졌는지 연신 자랑한다. “잘생긴 사람일수록 짧은 머리가 좋고, 몸이 좋은 사람일수록 벗어야 한다.” 이들에게 노출은 숙명이다. 육체파에게 SNS는 매력적인 포트폴리오이자 1인 광고판이고, 돈을 벌기 위한 일터이기도 하다. 그들의 육체는 ‘SNS 대란템’을 만드는 기폭제다.
정신파, “기본적으로 우리는 썰이다.”
정신파는 지적인 콘텐츠로 유명해지길 원한다. 대문호의 작품은 아니지만 어제 본 영화, 오늘 읽은 책, 내일 관람할 전시회도 괜찮은 콘텐츠가 된다. 이들은 우리 시대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고 자처한다. ‘한국인 사르트르’라는 감투를 쓰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비평에는 지적 역량이 필요하다. 여기엔 큰돈도, 매력적인 외모도 필요 없다. 그냥 썰을 풀면 된다. 가성비 킹왕짱이다.
3. 주요 등장인물 소개
김현식 (한남동 거주) “돈 쓰는 게 인생에서 가장 쉬웠어요.”
그가 세상에서 가장 믿는 것은 바로 본인의 탁월한 미감과 식감이다. 현재 한남동에 살고 있으며, 월급은 소박한 용돈 수준일 뿐이다. 몇 번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면, 월급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으니, ‘우리 아빠’ 건물의 임대료. 덕분에 그는 오늘도 전국 곳곳의 맛집 탐방을 감행한다. 그의 말처럼, 진정한 귀족적 취향은 탄탄한 물적 토대 위에서 자란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공정한 평론가 노릇을 할 수 있는가? 탄탄한 물적 토대에서 진정한 취향은 쌓인다. 그렇게 샴페인 한 모금을 들이키며, 그는 고개를 끄떡인다. ‘대한민국의 레알 귀족은 바로 나야, 나.’ 그의 일상에서, 우리 시대 진정한 귀공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음미한다.
박희진 (일산 거주) “오늘은 어디 핫플을 정복할까?”
가방끈이 뭐가 그리 대수랴? 강남에서 더 살지 못하는데. 잠원동 집을 팔아버린 아빠 때문에 집안 형편이 급격히 기울었다고 믿는 그녀. 아침 밥상에서부터 설교를 시작하는 교수 아빠가 원망스럽다. 물질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통장 잔액부터 확인해야 한다. 쥐뿔도 없는 형편에 무슨 정신 타령인가. 그런 쓸데없는 설교는 집어치우고, 대신 그녀는 팬시한 미드 여주인공의 삶을 살고 싶다. 그렇다고 대놓고 말하면, 자칫 돈만 밝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으니 상시 자기 검열 중이다. 속으로 생각할 뿐이다. 물질보다 나은 정신은 없고,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 엑셀로 정리해둔 강북, 강남 핫플을 하나씩 도장 깨기하는 이 시대 진정한 소공녀.
조정호 (서초동 거주) “편의점에 갈 때도 나는 포르쉐를 탄다.”
그는 여의도의 잘 나가는 금융인. 하지만 그에게도 숨겨진 아픔이 있으니 바로 성형수술 후유증. 인생의 바닥을 찍은 적이 있다. 이제는 거의 극복하여 흥청망청 잘 나가는 금융인의 삶을 산다. 연일 통장 계좌에 꽂히는 보너스와 유능하다는 칭찬에 연일 기분이 좋다. 그는 술자리에서 얼큰하게 취했다 싶으면, 이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없다고 종종 말한다. 여기서 #차스타그램은 내가 잘 나가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는 선언이다.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르고 한 성형수술로 인생의 쓴맛을 보았으나, 이제는 돈이 주는 자신감으로 삶이 충만하다. 가까운 편의점에도 포르쉐를 끌고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진정한 이 시대 young and rich.
김형준 (금호동 거주) “세상의 모든 여자가 나를 원한다.”
헬스 트레이너. 전국에서 그를 찾는다. 폭주하는 인기에 그는 아주 살맛이 난다. 거대한 인기의 근원은 바로 자신의 몸. 이렇게 자신의 몸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다. 무신경한 듯하지만, 사실 엄청 신경 쓰면서 인스타그램을 관리한다. 인스타그램은 그에게 인기와 돈을 안겨준 은인이다. 오늘도 그 은인을 통해서 수많은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샤워 후 전신거울에 전신사진도 담는다. 자랑스레 거울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웃는다. 그에게 수업을 듣겠다며 계속 연락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운동에는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그저 그와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일지 모른다. 그는 알 수 있다.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음을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우성 (회현동 거주) “청와대, 나 불러주실 거죠?”
대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직함’을 겸한다. 바로 정치 인플루언서. 초정밀 실명 저격을 일삼으며, 그는 오늘도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긴다. 정치와 경제, 외교와 안보 등 다양한 쟁점을 언급하며, 특정인을 공격하면서, 일과를 마감한다. 월급 받는 대기업 소속 ‘키보드워리어’다. 주말에는 일절 글을 올리지 않는다. 그런 그가 종종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는 말. “우리나라도 이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 페북에서 경험하는 주변의 환호에 넋이 나간다. 정신을 놓고 이제는 본업을 망각, 정치 인플루언서 역할 놀이에 매진한다. 함께하는 실명 저격은 연대가 된다고 믿는다. 유명인사와 합동 실명 저격도 일삼는다. 그래야 인지도가 더욱 올라간다. 그리고 그는 그들과 자신이 비슷한 “끕‘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더 잘났다고 생각한다. 왜냐? 난 차세대 정치 평론가로 생각하니까. 라이징 스타는 바로 나야 나.
한기환 (가회동 거주) “현대건설 사옥 뒤편, 이스트빌리지, 들어는 봤니?”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대학원생. 글쓰기 전형으로 신촌의 모 대학교에 들어갔다. 당시 사람들은 술렁이며, 그가 무슨 랭보와 같은 천재 시인인 줄 알았단다. 랭보는 개뿔.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초등학생 그림일기 스타일로, 자신만의 ‘랭보’를 표현한다. 그런 그의 그림일기에 주로 등장하는 무대는 바로 서울대. 회사를 때려치우고, 도망치듯 들어간 서울대 석사과정이 거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만들어낸 성취다. 더욱 특별하고 소중하다. 미국 유학에 목숨 거는 그가 사는 곳은 현대건설 사옥 뒤편이다. 경복궁의 동쪽에 있어서 그는 이스트빌리지라고 부른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습관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아저씨, 현대건설 뒤편 이스트빌리지로 가주세요” 랭보는 이스트빌리지에 산다. 현대건설 사옥 뒤편에.
김준 (이문동 거주) “내일은 내가 K-스타.”
SNS 광고 모델, 연예인 준비생. 돈이 되는 모든 제품의 모델을 자처한다. 될 수 있는 대로 돈을 많이 달라고 요구한다. 이 바닥에서는 결국 액수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런 그는 돈을 받는 만큼 신체 노출을 감행한다. 노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금액은 올라간다. 역시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사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아닌 얼굴에 집중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차은우를 닮았다고 주장한다. 그의 일과의 시작과 끝은 차은우의 표정과 대사를 흉내 내기. 내일은 K-스타로 동남아를 평정할 것이라고 믿는다. 어머니의 바나나 태몽의 힘을 믿는다.
목차
들어가며 이 시대의 성공, 유명세의 모든 것
물질파
소비평론가, 그의 혀는 특별하다
에이미가 간절히 원하는 레디백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
순도 100% 인싸의 핫플 사냥
‘왕자와 거지’ 실사판, 그의 은밀한 #flex
그룹 인터뷰① - 물질파
ⓣ 나도 혹시 물질파?
육체파
내가 바로 애플힙 여신이다
너의 이름은 헬창
동물의 왕국에서 온 사나이
벗으라면 벗겠어요. 내일은 K-스타
금발 헨리의 한국 체험기
그룹 인터뷰② - 육체파
ⓣ 나도 혹시 육체파?
정신파
페북 현자의 하루
부르주아, 보헤미안, 그리고 은전 한 닢
두 유 노 국뽕?
차세대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찾아서
그룹 인터뷰③ - 정신파
ⓣ 나도 혹시 정신파?
★ 헤비 유저가 말하는 유형별 사례
나가며 유명세의 기쁨과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