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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30626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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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싸고 일어난 불공정 논란에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공정 관념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목격하였다. 어려운 시험의 관문을 뚫고 정규직이 된 이들은 그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정규직으로 들이는 정책이 공정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누구나 응시할 수 있도록 기회가 공평하게 보장된 시험에서 열심히 준비하여 시험 붙은 이와 그렇지 않은 이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주장이었다.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정규직 일자리로 바뀌는 것이 다음 세대에게도 좋을 터이므로 이런 정책이 이 시대의 정의 관념에 맞을 것 같지만, 우리는 대체로 능력과 노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상받는 원리야말로 가장 공정하다고 믿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주장을 반박하기 쉽지 않다. 우리 몸과 마음에 깊이 배어 있는 이 분배 원리를 ‘능력주의’라고 부른다.
《공정의 배신-능력주의에 갇힌 한국의 공정》은 한국 사회만이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능력주의가 한국인의 공정 관념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분석하고 정치적 대안을 제시한 정치철학서이다.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진다면 능력과 노력의 차이에 따라 성과를 차등적으로 보상해야 마땅하다는 능력주의의 원리는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정의로운 분배’의 관념으로 받아들여진다. 세습되던 신분 지위에 따라 기회뿐만 아니라 평생 누릴 것들이 정해졌던 과거 신분제 사회를 해체하는 데에도 이 관념은 큰 영향을 미쳤고, 자본주의가 활짝 꽃피면서 모든 나라에서 사회를 조직하고 사람들의 염원과 갈망을 빚어내는 원리로 작용하였다.
이 책에서는 형식적인 기회 평등을 보장한다고 하여도 사실상 공평할 수 없다는 ‘능력주의적 공정’의 자기모순을 먼저 지적한다. 능력주의적 공정 원리는 그 구호와 달리 집안 배경과 부모의 영향, 성장 환경,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유전자에 지배되는 재능, 그 재능의 가치를 달리 보는 시대적 환경에 따라 실질적인 기회균등에 기반을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 장은주는 이미 2012년에 출간한 저서 《정치의 이동》에서 능력주의의 모순적 성격을 갈파하였고, 2017년에 출간한 《시민교육이 희망이다》에서는 능력주의를 넘어설 민주시민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도 2020년에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능력주의의 모순을 지적하고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진보적 정치인들 때문에 트럼프와 같은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는 과정을 해명하였다.
마이클 샌델의 소개 전부터 능력주의를 연구하고 그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분석하였던 장은주는 능력주의의 틀로 한국인의 공정 관념을 해부하고 대안의 싹을 제시한다. 자칫 외국 이론을 우리 사회에 적용하는 것쯤으로 치부할 사람도 있겠지만, 장은주의 탐색은 매우 넓고 한국 이론으로서 갖추어야 할 색깔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주의 깊게 봐야할 대목은 우리의 능력주의가 단지 서구의 수입품이 아니라 이미 몇백 년 전부터 우리의 정신적 기둥이 된 유교에서 발원하였다는 점을 밝혀준 것이다.
과거제도에서 아주 극명하게 드러나는 유교의 능력주의적 원리는 한국의 근대적 발전 과정에서 근대화와 민주화를 추동한 힘이었고, 이제는 승자독식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이데올로기로 전락하여 사회의 민주적 전진을 가로막는 괴물이 되었다. 사회생활, 경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정치에서도 현대적 귀족들의 능력주의적 지위 점유와 현대적인 세습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처할 대안으로 장은주는 ‘민주적 평등주의’를 제시한다. 보상의 격차를 줄이고 시민의 정치적 참여를 높이며 더 나은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과 정책에 대해 민주적 평등주의의 관점에서 하나씩 짚어가는데, 이는 미래의 일이므로 독자들에게는 숙제일 수 있다.
《공정의 배신-능력주의에 갇힌 한국의 공정》은 한국 사회만이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능력주의가 한국인의 공정 관념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분석하고 정치적 대안을 제시한 정치철학서이다.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진다면 능력과 노력의 차이에 따라 성과를 차등적으로 보상해야 마땅하다는 능력주의의 원리는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정의로운 분배’의 관념으로 받아들여진다. 세습되던 신분 지위에 따라 기회뿐만 아니라 평생 누릴 것들이 정해졌던 과거 신분제 사회를 해체하는 데에도 이 관념은 큰 영향을 미쳤고, 자본주의가 활짝 꽃피면서 모든 나라에서 사회를 조직하고 사람들의 염원과 갈망을 빚어내는 원리로 작용하였다.
이 책에서는 형식적인 기회 평등을 보장한다고 하여도 사실상 공평할 수 없다는 ‘능력주의적 공정’의 자기모순을 먼저 지적한다. 능력주의적 공정 원리는 그 구호와 달리 집안 배경과 부모의 영향, 성장 환경,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유전자에 지배되는 재능, 그 재능의 가치를 달리 보는 시대적 환경에 따라 실질적인 기회균등에 기반을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 장은주는 이미 2012년에 출간한 저서 《정치의 이동》에서 능력주의의 모순적 성격을 갈파하였고, 2017년에 출간한 《시민교육이 희망이다》에서는 능력주의를 넘어설 민주시민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제안한 바 있다.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도 2020년에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능력주의의 모순을 지적하고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진보적 정치인들 때문에 트럼프와 같은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는 과정을 해명하였다.
마이클 샌델의 소개 전부터 능력주의를 연구하고 그 관점에서 한국 사회를 분석하였던 장은주는 능력주의의 틀로 한국인의 공정 관념을 해부하고 대안의 싹을 제시한다. 자칫 외국 이론을 우리 사회에 적용하는 것쯤으로 치부할 사람도 있겠지만, 장은주의 탐색은 매우 넓고 한국 이론으로서 갖추어야 할 색깔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주의 깊게 봐야할 대목은 우리의 능력주의가 단지 서구의 수입품이 아니라 이미 몇백 년 전부터 우리의 정신적 기둥이 된 유교에서 발원하였다는 점을 밝혀준 것이다.
과거제도에서 아주 극명하게 드러나는 유교의 능력주의적 원리는 한국의 근대적 발전 과정에서 근대화와 민주화를 추동한 힘이었고, 이제는 승자독식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이데올로기로 전락하여 사회의 민주적 전진을 가로막는 괴물이 되었다. 사회생활, 경제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정치에서도 현대적 귀족들의 능력주의적 지위 점유와 현대적인 세습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처할 대안으로 장은주는 ‘민주적 평등주의’를 제시한다. 보상의 격차를 줄이고 시민의 정치적 참여를 높이며 더 나은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과 정책에 대해 민주적 평등주의의 관점에서 하나씩 짚어가는데, 이는 미래의 일이므로 독자들에게는 숙제일 수 있다.
목차
책머리에 5
여는 글: 그런 게 공정이라고? 13
우리들의 일그러진 공정 15
‘조국 사태’와 능력주의적 분노 20
왜 그리고 어떤 공정인가? 28
청년은 죄가 없다 31
우리는 어떻게 능력주의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34
제1부 능력주의란 무엇인가?
제1장. 능력주의의 발흥 45
능력주의의 발흥 49
매력적인, 너무나 매력적인 56
치명적인, 너무나 치명적인 60
민주적 평등주의? 64
제2장. 능력주의의 치명적 매력 67
공정과 정의 70
능력주의와 분배정의 74
평등원칙과 기여원칙 78
능력주의라는 인정의 질서 82
능력주의와 현대 민주정치 86
제2부 능력주의로 읽는 한국 사회의 해부학
제3장. 유교적 능력주의의 유산 95
유교적 공화주의와 능력주의의 동아시아적 기원 98
유교적 근대성 103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능력주의 110
‘현대의 군자’와 한국적 시민의 탄생 117
한국의 보수적 자유주의와 능력주의적 민주주의의 한계 123
제4장. 능력주의: 배반의 이데올로기 131
능력주의는 정말 공정한가 134
은폐된 세습 138
불평등의 정당화: 능력주의의 요점 143
수백 년 동안의 지랄 148
반(反)-시민교육 153
과두특권독점체제 157
제5장. 정치적 능력주의의 도전 163
현능정치? 166
능력주의적 ‘지배’ 172
새로운 과두정과 포퓰리즘의 발흥 180
민주공화국이 위험하다 186
한국의 정치적 능력주의 190
제3부 능력주의를 넘어
제6장. 민주적 평등주의 201
공정으로서의 정의 204
공동선을 위한 능력의 사용 210
다원적 능력주의 216
민주주의적 정의 221
제7장. 존엄의 정치 229
존엄의 정치 233
보상의 격차 줄이기 238
노동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 245
좌파 포퓰리즘? 248
평민적 민주주의! 256
닫는 글 : ‘오징어게임’ 빠져 나오기 271
주석 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