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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2024년 6월 TOP 10

(일·복지·민주주의를 위한)참여소득

발행사항
서울: 온마음, 2022
형태사항
399 p.: 삽도, 25cm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32270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32270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사람 간 유대와 공동체의 파괴, AI·로봇과 기후·사회·경제 위기의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개인의 외로움과 노력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공동체적 치유의 과정으로서 「참여소득」의 개념과
이론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역저!


우리의 21세기는 20세기보다 더 잘 살게 된 것일까? ‘그렇다’라고 답할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분명 우리 시대가 던지는 화두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국내 차원에서도 공동체가 왜 위협받고 있는지, 일자리와 복지와 민주주의에 오작동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넘어설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본서는 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본서가 제안하는 ‘참여소득’은 우리 공동체의 성숙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여러 대안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매우 매력적인 대안 중 하나이다. 먼저 우리 사회가 일자리와 복지 차원에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0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도안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대표하는 일자리 예산 120조 원,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2년 동안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을 위해 사용한 예산 126조 원을 투입하였다. . 그러나 정부는 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을까?

● 인적자본투자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정부는 책임이 없어요. 다 여러분들의 능력이 문제입니다.”―의 종언을 선언하다
● 이 책은 국내외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참여소득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이론서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처음 도입된 1998년 당시부터 IMF 실업 대책을 위해 현장에서 일자리와 훈련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평가와 정책 연구를 진행해온 저자가 가지는 의문도 독자들과 같다. 지난 25년간 정부의 일자리, 훈련, 고용서비스, 창업, 교육, 평생교육 정책을 연구하고 평가하고 대안을 마련해온 저자는 오늘날 정부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은 거시재정 안정화를 상수로 두고 경비성 공공지출을 억제하고자 한 정부와 관료들이 그런 틀 안에서 꺼낼 수 있는 유일한 정책이라고 규정한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기원은 신자유주의 정책인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이며 90년대 중반 영국의 제3의 길이 제시되면서 정부의 예산 지출 절감과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기업 활성화 지원으로 일자리 창출, 그리고 노동한계생산성에 기반한 인적자본 투자 확대로 노동시장 내 개인의 경쟁력 강화를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숨은 목적은 노동시장 내 성공과 실패를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작은 정부의 실현을 꾀하고자 함이다.
이에 저자는 단연코 선언한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은 끝났다. 더이상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만으로 개인의 삶의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노오력’만 강조하고 정작 인적자본에 바탕을 둔 근로소득은 부동산과 자산 인플레에 기인한 자산소득에 한참 뒤쳐진 상황에서 더 이상 ‘노오력’과 ‘성실히 일하라’는 요구를 할 수 없음을 저자는 이 책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대안을 상상할 수 있을까?

● 놀라울 정도의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우리의 삶의 질을 자동으로 높여주진 못한다
● 이 책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대한 전환적 사고를 요청하며, 참여소득과 잠재역량의 개념을 독창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종언을 선언하고 있지만 바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와 인프라를 유지하고 프로그램도 지속해 나갈 것을 주장한다. 다만 목적과 성과 지표를 바꾸자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현상과 대상을 다양하고 전반적인 관점과 시각으로 해석하는 ‘게슈탈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저임금 일자리 또는‘쓰레기 일자리’로 폄하되고 있는 일자리 정책의 프로그램 또한 여전히 중요함을 인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 어떠한 복지 정책도 이들 일자리만큼의 소득 보전을 지원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는 사람을 수단으로 보는 기존의 인적자본 정책과 적극적 노동시장 관점을 벗어나 사람을 진정 목적으로서 존중하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아마르티아 센과 마사 누사바움이 주장하는 잠재역량, 즉 캐퍼빌러티(capability) 개념을 활용한다. 단순히 그저그런 일자리나 소득지원이 아니라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되고 싶은 존재가 될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바탕을 제시하는 관점이 캐퍼빌러티 개념이다. 이러한 시도는 그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대한 반감 때문만은 아니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인적자본 투자론을 든든하게 떠받드는 ‘능력주의’에 대한 세간의 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 대안으로서 캐퍼빌러티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능력주의의 기원인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가 능력에 대한 개념을 과잉 대표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현실 사회에서 능력의 문제는 메리토크라시보다는 통상적으로 ‘역량’으로 번역되는 ‘컴피턴스(competence)’라는 점에 주목한다. 컴피턴스가 바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인적자본, 인적자원 개발의 핵심을 구성하는 이론이며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의 실질적인 지배 이론임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메리토크라시나 컴피턴스 둘 다 우리 사회를 유토피아로 이끌기보다는 디스토피아로 이끄는 통치술이므로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센의 캐퍼빌러티를 차용한 것이다.
저자의 캐퍼빌러티에 대한 입장은 마사 누스바움의 입장보다는 아마르티아 센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캐퍼빌러티에 헌법과 유사한 지위를 부여하는 누사바움의 정의는 거시적이고 강력한 측면이 있지만, 센이 정의하는 캐퍼빌러티는 지역마다 집단마다 다양한 요구와 권한을 인정하는 실천적 차원의 긍정적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에서 직업 훈련과 일자리 정책, 복지, 사회서비스의 기획과 입안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마다 시민들의 욕구와 요구가 다양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의 캐퍼빌러티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개인적·사회적·환경적 요인의 극복과 함께, 산업안전 및 신체, 건강, 개인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기존의 캐퍼빌러티 개념은 저소득 국가를 발전시키는 데는 유용할 수 있지만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와 사회안전망 및 교육제도가 발전한 나라에서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로 ‘후기 캐퍼빌러티(post capability)’라는 개념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과거 절대적 결핍 시대에 제시된 고전적 캐퍼빌러티 개념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오늘날 상대적 결핍 시대에 보다 폭넓은 자유의 획득을 가능하게 하는 개념이다. 상대적 결핍은 절대적 결핍 외에도 생명에 대한 위협과 침해로부터 안전과 사회적 관계 단절로 인한 외로움, 고립감에서의 탈피까지 포함하고 있다.

● 본서는 그동안 극소수에 의해서만 논의되던 「참여소득」 개념을 일과 복지, 그리고 민주주의의 실현 과정으로서 확장하자는 참신한 제안을 하고 있다
● 개인의 고독한 노력, 각자도생에 지친 사람들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떠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공동체적 치유의 과정으로서 「참여소득」의 개념과 이론을 새롭게 제시한다


저자가 캐퍼빌러티(잠재역량) 개념과 관련해서 주목하는 이론은 헌신과 동감,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개인적·사회적·환경적 요인인 전환요인 극복이다. 이러한 이론과 개념들이 이 책의 주요 주제인 참여소득의 기본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참여소득에 대해 “‘소득 불평등이라는 배제’로부터의 해방과 지역 내 다수 주민의 자유 확대를 방해하는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행위 과정으로서 이를 통해 개인 간 상호교감하고 인정받으며 소속되어 있음을 확인받고자 하는 행동”으로 규정한다. 우리는 여기서 저자가 왜 센의 캐퍼빌러티를 차용·활용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는 참여소득의 최초 제안자인 영국 앤서니 앳킨슨의 참여소득에서 일보 진전한 논의임에 분명하다. 그동안 앳킨슨의 참여소득은 제3의 길 논자들은 물론이거니와 기본소득 논자들로부터 ‘철딱서니 없는 이론’으로 치부되어 왔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비판에 가볍고 경쾌하게 대응하고 있다. 기본소득 또한 지난 500년간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라는 비판을 받아 왔으며 ‘제3의 길’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인적자본 투자론의 결과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생산적인 노동과 보람있는 일에 열중하기보다 부동산과 암호화폐 자산 증식에 열중하도록 만들어 버렸음을 지적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참여소득 유형에 대해 포괄적인 정의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마치 센의 캐퍼빌러티에 대한 입장을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개인 및 지역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해당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민주적 방식으로 결정되고 실현할 수 있는 활동이라면 참여소득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참여소득의 정의를 기존의 어떤 고정된 프로그램에 맞추다 보면 정치적 올바름 간의 갈등과 다양한 권리들 간의 갈등이 일어나 배가 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한테는 적합하지만 다른 누구한테는 적합하지 않은 일일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옮음’보다는 ‘좋음’을 택하는 것이 참여소득이라 말한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관계 경제학의 핵심 의제인 ‘만나고’ ‘얘기하는’것처럼 온라인의 공간이 아닌 지역 내 오프라인 공간에서 멈추고 만나고 얘기하는 소통과 관계의 확산 가능성을 본서의 저자는 참여소득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갖는 의미는 바로 참여소득에 대한 풍성한 논의를 국내외 어떠한 논문이나 저서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창성을 갖고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지난 500년간 논의해온 기본소득처럼 참여소득 이론 또한 열려있는 공론의 공간이므로 누구라도 들어 와서 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누구라도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열린 공간에의 참여가 곧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일이자 복지이자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목차

프롤로그 _ 8

1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종언
1.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태동 _ 30
2.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인적자본투자 _ 42
3.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서의 일자리 정책 _ 63
4.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서의 훈련 _ 85
5.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종언과 대안 _ 114

2부. 사람의 가치를 높여주는 또 하나의 능력―캐퍼빌러티
1. 메리토크라시, 컴피턴스 그리고 캐퍼빌러티 _ 136
2. 캐퍼빌러티의 철학적 배경 _ 155
3. 캐퍼빌러티, 펑셔닝, 행위 자유 그리고 헌신 _ 188
4. 캐퍼빌러티의 한계와 진화 _ 217

3부. 일, 복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참여소득
1. 참여소득 배경과 정의 _ 230
2. 왜 참여소득인가? _ 240
3. 참여소득의 의미와 철학 _ 262
4. 참여소득과 유사한 정책들 _ 288
5. 참여소득의 새로운 정의 및 운영원리 _ 315

에필로그―멈추어 만나 얘기하자 _ 344

주석 _ 355
찾아보기 _ 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