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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푸른 눈, 갈색 눈: 세상을 놀라게 한 차별수업 이야기

원서명
(A)class divided : then and now
원저자
Peters, William
발행사항
서울: 한겨례출판, 2012
형태사항
p255 : 삽도, 22cm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3411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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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23411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은 평생을 살아야 하는 삶을 학생들이 단 하루라도 살아보길 바랐다. 그리고 그 하루의 고통이 그들로 하여금 이후 평생에 걸쳐 단 한 사람에게라도 비슷한 종류의 고통을 끼치기를 거부하도록 돕는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그 하루의 연습은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본문 중에서-

‘차별의 날’ 수업 이후, 교실에서 일어난 놀라운 이야기

윌리엄 피터스가 쓰고, 김희경 씨가 옮긴 《푸른 눈, 갈색 눈》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인종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던 시기, 제인 엘리어트 선생님이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신체적 차이에 따른 차별을 경험하게 했던 유명한 실험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968년 4월 5일 금요일. 전날인 목요일에 멤피스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살해되었다. 이 사건으로 교사 제인 엘리어트는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아이오와 주 라이스빌의 초등학교 3학년 교사 제인 엘리어트는 이틀간 학생들에게 신체적 차이에 대한 차별에 대해 가르치는 독특한 수업을 진행했다. 눈동자 색으로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는데, 첫째 날 갈색 눈의 학생들이 푸른 눈의 학생들보다 ‘우월하다’고 선언하고 특혜를 주었다. 갈색 눈의 학생들은 쉬는 시간을 5분 더 가질 수 있었고, 점심을 먼저 먹으러 갔으며, 음식도 더 먹을 수 있었다. 교실 앞쪽에 앉는 것도, 줄반장을 하는 것도, 놀이 기구를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놀 수 있는 것도 갈색 눈의 아이들이었다. 또한 푸른 눈의 아이들은 갈색 눈의 아이들에게 초대받지 않으면 갈색 눈의 친구들과 놀 수도 없었다.
다음 날, 푸른 눈의 학생들과 갈색 눈의 학생들의 역할은 뒤바뀌었다. 푸른 눈의 학생들은 전날 갈색 눈의 아이들이 받은 특혜를 받으며 하루를 보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은 학생과 교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틀간 ‘열등하다’는 딱지가 붙은 아이들은 정말로 열등한 학생들의 태도와 행동을 보였고, 성적도 형편없었다. ‘우월한’ 학생들은 성적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이전까지 친구였던 아이들을 차별하는 데 즐거움을 느꼈다.
제인 엘리어트는 읽기를 배우는 데 뒤쳐져서 특별지도가 필요하다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두 번째로 이 차별 실험 수업을 진행했으며, 세 번째 진행한 수업(학급 아이들의 여덟 명은 푸른 눈이었고, 또 다른 여덟 명은 갈색 눈이거나 녹색 눈이었다. 첫날 차별을 받는 갈색 눈의 아이들은 목에 깃을 하나씩 둘러 멀리서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했고, 다음 날에는 푸른 눈의 아이들이 목에 깃을 둘렀다.)은 저명한 상을 받은 ABC TV 다큐멘터리 〈폭풍의 눈(The Eye of the Storm)〉에 담겼다. 이 책 안에는 다큐멘터리를 찍을 당시의 제인 엘리어트와 아이들 모습, 촬영하는 모습, 동창회 모습 등이 담겨 있다.(94~105페이지)

다큐멘터리의 프로듀서이자 감독, 작가였던 윌리엄 피터스가 쓴 《푸른 눈, 갈색 눈》의 증보판인 이 책은 제인 엘리어트와 1970년에 그녀가 가르친 16명의 3학년 학생들, 그리고 1984년에 제인 엘리어트 선생님과의 미니동창회를 위해 라이스빌에 돌아온 11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동창회에서 오갔던 이야기, 오래 전의 수업이 그들의 삶과 태도, 실제로 그들이 자신의 자녀를 양육하는 방식에 오래 지속되는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들을 자세히 전해준다. 또한 같은 차별 실험에 대해 아이오와 교정국 직원들과 다른 사람들이 보여준 놀라운 반응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1984년 엘리어트의 3학년 학생들의 미니동창회와 아이오와 교정국 직원들과의 실험은 다큐멘터리 〈분열된 교실(A Class Divided)〉에 담겼고, 이 다큐멘터리는 에미(Emmy) 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탔다. 한 평론가는 이 다큐멘터리를 두고 “눈을 뗄 수 없고, 아마도 당신의 삶을 바꿀 한 시간”이라고 칭찬했다.

우리 모두가 받아야 할 ‘차별 수업’과 ‘차별’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차별이란 피부색이나 눈동자의 색 또는 다니는 교회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다.
-차별이란 사람을 그가 한 일이 아닌 피부색으로 판단하는 때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는 그게 어떤 기분인지를 학교에서 배웠다.
-차별이란 행복한 것과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차별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 나는 내가 흑인이 아니고 피부색으로 차별받지 않아서 좋다.
-나는 차별을 좋아하지 않는다. 차별은 나를 슬프게 한다. 나는 평생 화난 채로 살고 싶지 않다.
-차별이란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다. … 나는 선생님을 하늘 높이 날려버리고 싶었다.
-마틴 루터 킹은 유색인종을 차별로부터 구하려다가 죽었다. 백인은 유색인을 최소한 다른 모든 사람과 똑같이 대해야 한다.

제인 엘리어트 선생님의 ‘차별의 날’ 첫 번째 수업 이후 아이들은 이렇게 다양하고 솔직하게 ‘차별’에 대해 정의하는 글짓기를 했다. 또한 이 실험 후에 제인 엘리어트는 편견은 차별의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식했다. 혐오스럽긴 할지언정 둘 중 훨씬 덜 해로운 것은 편견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그녀는 편견은 주로 사람들의 삶을 그들이 살아가는 그대로 제한하고, 시야를 좁히며, 세계를 축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반면에 차별은 다른 사람들의 삶, 수백만 명의 삶을 불구로 만든다. 마틴 루터 킹도 편견이 아니라 차별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별 수업을 통해서 그녀의 3학년 학생들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눈의 색깔 때문에, 목에 두른 깃 때문에, 또는 피부색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분리되고 격리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 교사인 제인 엘리어트가 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비록 일시적이나마 학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끼칠 위험, 그리고 학부모와 동료 교사의 분노를 감수하는 데에는 대단한 용기와 헌신이 필요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와 이후 일어난 일들은 그 모든 것이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며, 한 교사가 인종차별주의로 아이들의 마음이 불구가 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사실 제인 엘리어트가 차별 실험 수업을 시작한 뒤 몇 년간, 그녀의 네 자녀는 한 번 혹은 그 이상 다른 학생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폭력을 당하는 희생자가 되었다. 그녀의 3학년 학생들이 당했던 것처럼, 자녀 역시 종종 ‘깜둥이 애인들’이라고 불렸다. 결국 제인 엘리어트의 가족은 라이스빌을 떠나 가까운 마을로 이사를 갔고, 그녀의 아이들은 다른 학군에서 공립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엘리어트는 1970년대 중반 시카고에서 살해 협박을 당하는 바람에 한밤중에 흑인들의 도움을 받아 마을을 탈출하기도 했고, 살해 위협도 여러 차례 받았고, 교육 도중 백인 남자에게 칼로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최근까지도 기업, 정부 기관, 대학에서 다양성 교육을 해오고 있다.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기

1940년대 케네스 클라크 부부는 흑인 아이들에게 백인 인형과 백인 인형을 갈색으로 칠한 인형(그 당시엔 흑인 인형이 없었으므로)을 보여주고 뭘 좋아하는지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흑인 아이들 사이에서도 흑인 인형 혐오와 백인 인형 선호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부터 60년 후 2010년 CNN 방송의 의뢰로 진행된 시험도 백인에서 흑인까지 피부색만 다를 뿐 얼굴 생김새와 옷차림이 똑같은 다섯 명의 아이 그림을 보여주며 누가 착해 보이고 누가 나빠 보이는지 묻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백인 아이들은 두드러지게 백인 선호도를 보였고, 흑인 아이들도 정도는 덜했지만 백인을 선호하는 태도를 나타냈다. 여전히 “피부가 검기 때문에” 아이들은 흑인이 나쁘다고 응답했다. 백인 아이들은 하얀 피부색을 긍정적 특징과 검은 피부색을 부정적 특징과 연결시켰다. 흑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네 다섯 살만 그런 게 아니라 열 살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한국의 경우에도 2012년 5월 현재 130만 명 이상의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고 있고, 출생하는 아이 100명 가운데 4명은 다문화가정 출신이라는 통계다. 2010년 국내에서 결혼한 부부 열 쌍 중 한 쌍이 다문화가정일 정도로 이민자와 이주자 수가 늘어나고 있고, 2011년 7월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피부색, 인종, 민족, 종교, 출신 국가 등 다문화적 요소를 이유로 차별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한 사례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두 배로 급증했다. 또 2012년 4월 여성가족부가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다문화 수용성 조사’에서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36퍼센트였다. 이는 유럽 18개국의 평균 찬성 비율인 74퍼센트의 절반 이하다.
이런 한국의 실정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번역자 김희경 씨가 해설 및 옮긴이 후기에서 자세하게 들려준다. 김희경 씨가 일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비차별 연극 수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로자 파크스가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운전기사의 지시를 거부한 사건을 중심으로 <버스 사건, 차별은 노!노!노!>라는 연극을 만들었다. 또한 극단 사다리와 연계해 차별 방지를 위한 연극 수업을 진행했고, 그 수업에서 아이들이 보인 반응과 대사, 상황을 재료로 창작 과정을 거쳐 2011년 <엄마가 모르는 친구>라는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이 연극은 2012년 6월 28일~30일에 구로아트밸리에서 다시 공연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문제는 세대가 거듭될 때마다 반복해서 교육하고 일부러 깨우쳐야 하는, 끝나지 않는 숙제와 같다는 것을.

“지금 당신의 손에 이 책이 들려 있게 된 사연은 열한 살 소녀가 서툰 솜씨로 그린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도화지의 위쪽 절반에는 주먹만 한 글씨로 ‘다른 나라 사람을 차별하지 마세요’라고 쓰여 있다. 그 아래엔 덩치 큰 아이 세 명이 나란히 서서 혼자 동떨어진 작은 아이를 향해 소리친다, “저리 가! 너는 우리랑 달라!” 작은 아이는 이 세 명의 아이에게 맞서는 모양새로 이렇게 항변한다. “아니야! 나는 너희와 같아.” 작은 아이의 모델이자 그림을 그린 소녀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다. ‘다문화’라고 놀림 받는 게 얼마나 가슴에 맺혔던지 그림을 그리고도 모자라 도화지 오른쪽 위 귀퉁이에 별표를 치고 ‘중요’라고 적어놓았던 소녀가 맺어준 인연이다. 우리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의 끈을 통해 다가온 당신에게,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제인 엘리어트의 실험이 21세기 한국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차별은 오로지 나쁜 환경의 영향에서 비롯된 삐뚤어진 마음일 뿐인가? 나는, 그리고 당신은 차별 따위 하지 않는 사람인데 왜 차별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걸까?” (옮긴이 후기 중에서)
목차
목차 1부 2부 3부 4부 추천의 글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보기 : 옮긴이 후기와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