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
이용 가능 (1) |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23867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23867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청년세대가 숨 쉬는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 이것은 거창한 약속이 아니더라도 세속적 국가가 할 수 있는 평범한 기획에 속한다”
모두가 알고 있을 테지만, “청년세대의 미래란 바로 한국의 미래”이다. 그러나 이들은 “교육, 취업전선, 문화 생산, 정치구조, 기업전략 등에서”, “착취와 관리의 대상으로 묶”여있다. 이렇게 “묶여있는” 청년세대가 질식당하는 것을 막는 데는 청년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의 역할이 절실하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가 애써 키워낸 진취적 코드들을” 읽어내고, 존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물론 청년세대를 위한 책이지만) 청년세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기성세대여 당신의 자녀를, 사회를,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책을 들라.
청년세대가 위기에 처했다?!
이태백, 프리터족, 88만원 세대….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의 청년세대를 수식했던 단어들은 지금, 청년세대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위기의 청년세대: 출구를 찾다》는 바로 이들, “외환위기를 전후하여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진출했거나 대학에 진학했던 젊은 층”을 관심대상으로 삼는다. 이들은 “2002년 월드컵 응원의 주력부대였다. 이들은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이었고, 2004년 탄핵반대 집회의 주역이었으며, 2008년 쇠고기 정국 촛불집회에 대거 모습을 나타냈다. 기존의 탐닉세대보다 더 심화된 개인주의로 무장하고, 정보화에 더 심취하고, 정치적 사건과 쟁점보다는 개인적 멋, 사랑, 드라마, 영화에 더 열광하는 세대, 집단이념을 혐오하고 개인적 성취와 성공신화에 더 귀를 기울이는 세대, 입신양명과 부귀영화를 스스럼없이 추구하는 세대, 애정 표현을 거리낌 없이 연출하는 세대, 개인권익을 위해서라면 동거와 이혼을 마다하지 않는 세대, 그러면서 환경, 생태, 인권 같은 녹색주의 운동에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세대”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일자리가 없다. 한국 현대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 영어도 잘하고 악기도 다룰 줄 알고, 패션감각도 갖추었으며, 외국 여행경험도 풍부한 세대인 이들에게 말이다. 즉, “인적 자본이 가장 풍부한 세대가 소득기회가 가장 적고 사회적 출세의 장벽이 가장 높은 시대를 경과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전 세대인 386세대에 비해 청년세대는 “개인주의적, 소비주의적, 쾌락주의적 성향이 짙어졌”으며 “386세대가 자기의 인생을 사회개혁이라는 거대담론에 걸었다면, 이들은 ‘자신의 혁신’에 몰두한다”. 또한 “386세대는 자신의 세대적 역량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면, 이들은 세상이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뚫고 나갈 수 있는 작은 출구를 만들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들이 이 책의 저자들이 파악한 청년세대의 “세대위치”다.
출구를 찾다: 비가悲歌에서 영가詠歌로
이 책의 저자인 아홉 명의 사회학자들은 청년세대 관한 이 연구를 시작하던 무렵, 청년세대가 처한 세대 위치로부터 ‘비가’를 떠올렸다고 한다. ‘비가’란 대부분 386세대에 속한 이들 학자들이 청년시절 비장하고 의기차게 불렀던 항쟁가와 행진가에 대비되는 슬픈 가락이다. 이 ‘비가’를 흥겹고 낙관적인 ‘영가’로 바꾸는 시대적 작업은 어떻게 가능한지, 그 작업에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저자들이 지난 1년 동안 연구한 결과물이 바로《위기의 청년세대: 출구를 찾다》이다.
출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저자들 또한 섣불리 어설픈 출구를 제시하기보다는 청년세대의 공통적 세대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
저자들이 확인했던 공통적 세대상황은 ‘그들은 질식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부를 잘하는 집단도 못하는 집단도 학력경쟁에 내몰려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20대 세대원 중 가장 공부를 잘하는 집단, 그래서 공신(功神)으로 불리는 서울대생들도 학력경쟁과 출세경쟁에 질식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1장). 내신 2등급 정도에 해당하는 광운대생의 현실도 벽에 부딪긴 마찬가지다(3장). 그들은 자신의 현실을 타개하고자 어려운 진학을 감행했으나 진학의 끝은 원점일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고 있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청년세대에게 강요되는 치열한 경쟁은 신자유주의로 요약되는 이 시대의 세계화추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7, 8장). 세계화 이데올로기는 자유시장을 확대함으로써 인류의 공동체적 번영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공동체적 유대는 도처에서 해체되고 국내, 국외에서 창의적 소수자들에게 부의 편중이 이뤄짐을 목격한다. 한국의 발전국가 혹은 국가주도자본주의가 약속한 것이 대기업과 재벌중심의 이데올로기였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지금, 그리고 영미식 자본주의로 더욱 다가갈 것이 분명해진 지금, 청년세대는 자유주의와 시장주의가 결합한 ‘세속적 자본주의’에서 생존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세대는 자주 현실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질타를 받는다. 과연 그럴까. 2008년 총선에 출마한 랩가수 김디지의 선거 연설문은 기성세대에 대한 냉소로 가득 찼다. 낙선해도 좋았다. 다만, 젊은 세대의 그런 비판적 시선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들이 경쾌하게 노래할 때 유신세대와 386세대의 비장함은 경쾌하게 뒤집힌다. 생활의 얘기로 이념의 얘기를 뒤집기, 이게 청년세대의 정치의식이자 참여양식이다. 따라서 이들을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추상적이고 거창한 얘기보다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생활얘기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며”, “보수화되지도, 탈정치화되지도 않았다”고 말이다(6장). 이런 냉소가 가능한 것은 개별적 작은 공간을 연결하는 소통의 도구, 즉 인터넷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2장). 젊은 세대는 인터넷으로 서로를 연결하고 크고 작은 얘기들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관과 가치관을 형성해 나간다.
향후 또 다른 폭발의 계기를 기다리고 있는 이 변혁의 에너지는 청년세대가 축적한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충분히 눈치챌 수 있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음악회, 오페라, 연극, 운동경기 등 온갖 유형의 문화활동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연령층이다(4장).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가득 찬 세대가 지금 놀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관심을 둬야 하는 일은 바로 이들의 문화자본이 제대로 폭발할 수 있도록 기폭제를 만들어 주는 것, 다시 말해, 창의성으로 전환되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창의산업(creative industry)이 바로 그 답이다(3장). 미디어시장과 아이디어시장의 활성화, 산업과 기업활동의 규제완화, 수도권 경쟁력 강화, 교과과정 혁신과 교육개혁, 콘텐츠개발 기관육성, 유통시장 구조개혁, 그리고 문화와 경제를 융합하는 문화거버넌스의 현대화 등 국가에 요구되는 과제는 넘쳐난다.
여성주의담론을 살펴보면, 기성세대 여성운동가들이 활약한 덕분에 성차별의식은 상당 부분 해소되었고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는 제도들이 속속 도입되었다(5장). 그것은 민주주의와 함께 찾아온 거센 여풍(女風)이었다. 그렇다고 여성의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깨진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그것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해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저해하고 있으며, 건강한 여성관을 왜곡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상녀, 된장녀, 알파걸 등 여성을 특정 소비주체, 특출한 능력자로 부추기는 세속어들이 등장하는 것은 오히려 여성주의가 의도하는 건강한 면모를 왜곡하는 남성주의적 공세에 불과하다. 여풍에 대한 역풍(backlash)인 것이다.
저자들은 또한 서론을 제외한 1장부터 8장, 각 장의 말미에서 저자들 자신의 청년기를 되돌아본다. 그 글들은 “나의 20대 초상”이라는 제목으로, 지금의 청년세대가 보기에는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날 때부터 어른이었을 것만 같은 그들의 청년시절의 고민과 방황, 당대의 사회상황, 각자가 어떻게 다르게 세계의 변화에 대처했는지 등을 담고 있다.
“청년세대가 숨 쉬는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 이것은 거창한 약속이 아니더라도 세속적 국가가 할 수 있는 평범한 기획에 속한다”
모두가 알고 있을 테지만, “청년세대의 미래란 바로 한국의 미래”이다. 그러나 이들은 “교육, 취업전선, 문화 생산, 정치구조, 기업전략 등에서”, “착취와 관리의 대상으로 묶”여있다. 이렇게 “묶여있는” 청년세대가 질식당하는 것을 막는 데는 청년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의 역할이 절실하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가 애써 키워낸 진취적 코드들을” 읽어내고, 존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물론 청년세대를 위한 책이지만) 청년세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기성세대여 당신의 자녀를, 사회를,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책을 들라.
모두가 알고 있을 테지만, “청년세대의 미래란 바로 한국의 미래”이다. 그러나 이들은 “교육, 취업전선, 문화 생산, 정치구조, 기업전략 등에서”, “착취와 관리의 대상으로 묶”여있다. 이렇게 “묶여있는” 청년세대가 질식당하는 것을 막는 데는 청년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의 역할이 절실하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가 애써 키워낸 진취적 코드들을” 읽어내고, 존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물론 청년세대를 위한 책이지만) 청년세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기성세대여 당신의 자녀를, 사회를,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책을 들라.
청년세대가 위기에 처했다?!
이태백, 프리터족, 88만원 세대….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의 청년세대를 수식했던 단어들은 지금, 청년세대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위기의 청년세대: 출구를 찾다》는 바로 이들, “외환위기를 전후하여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진출했거나 대학에 진학했던 젊은 층”을 관심대상으로 삼는다. 이들은 “2002년 월드컵 응원의 주력부대였다. 이들은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이었고, 2004년 탄핵반대 집회의 주역이었으며, 2008년 쇠고기 정국 촛불집회에 대거 모습을 나타냈다. 기존의 탐닉세대보다 더 심화된 개인주의로 무장하고, 정보화에 더 심취하고, 정치적 사건과 쟁점보다는 개인적 멋, 사랑, 드라마, 영화에 더 열광하는 세대, 집단이념을 혐오하고 개인적 성취와 성공신화에 더 귀를 기울이는 세대, 입신양명과 부귀영화를 스스럼없이 추구하는 세대, 애정 표현을 거리낌 없이 연출하는 세대, 개인권익을 위해서라면 동거와 이혼을 마다하지 않는 세대, 그러면서 환경, 생태, 인권 같은 녹색주의 운동에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세대”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일자리가 없다. 한국 현대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 영어도 잘하고 악기도 다룰 줄 알고, 패션감각도 갖추었으며, 외국 여행경험도 풍부한 세대인 이들에게 말이다. 즉, “인적 자본이 가장 풍부한 세대가 소득기회가 가장 적고 사회적 출세의 장벽이 가장 높은 시대를 경과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전 세대인 386세대에 비해 청년세대는 “개인주의적, 소비주의적, 쾌락주의적 성향이 짙어졌”으며 “386세대가 자기의 인생을 사회개혁이라는 거대담론에 걸었다면, 이들은 ‘자신의 혁신’에 몰두한다”. 또한 “386세대는 자신의 세대적 역량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면, 이들은 세상이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뚫고 나갈 수 있는 작은 출구를 만들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들이 이 책의 저자들이 파악한 청년세대의 “세대위치”다.
출구를 찾다: 비가悲歌에서 영가詠歌로
이 책의 저자인 아홉 명의 사회학자들은 청년세대 관한 이 연구를 시작하던 무렵, 청년세대가 처한 세대 위치로부터 ‘비가’를 떠올렸다고 한다. ‘비가’란 대부분 386세대에 속한 이들 학자들이 청년시절 비장하고 의기차게 불렀던 항쟁가와 행진가에 대비되는 슬픈 가락이다. 이 ‘비가’를 흥겹고 낙관적인 ‘영가’로 바꾸는 시대적 작업은 어떻게 가능한지, 그 작업에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저자들이 지난 1년 동안 연구한 결과물이 바로《위기의 청년세대: 출구를 찾다》이다.
출구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저자들 또한 섣불리 어설픈 출구를 제시하기보다는 청년세대의 공통적 세대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
저자들이 확인했던 공통적 세대상황은 ‘그들은 질식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부를 잘하는 집단도 못하는 집단도 학력경쟁에 내몰려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20대 세대원 중 가장 공부를 잘하는 집단, 그래서 공신(功神)으로 불리는 서울대생들도 학력경쟁과 출세경쟁에 질식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1장). 내신 2등급 정도에 해당하는 광운대생의 현실도 벽에 부딪긴 마찬가지다(3장). 그들은 자신의 현실을 타개하고자 어려운 진학을 감행했으나 진학의 끝은 원점일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고 있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청년세대에게 강요되는 치열한 경쟁은 신자유주의로 요약되는 이 시대의 세계화추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7, 8장). 세계화 이데올로기는 자유시장을 확대함으로써 인류의 공동체적 번영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공동체적 유대는 도처에서 해체되고 국내, 국외에서 창의적 소수자들에게 부의 편중이 이뤄짐을 목격한다. 한국의 발전국가 혹은 국가주도자본주의가 약속한 것이 대기업과 재벌중심의 이데올로기였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지금, 그리고 영미식 자본주의로 더욱 다가갈 것이 분명해진 지금, 청년세대는 자유주의와 시장주의가 결합한 ‘세속적 자본주의’에서 생존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세대는 자주 현실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질타를 받는다. 과연 그럴까. 2008년 총선에 출마한 랩가수 김디지의 선거 연설문은 기성세대에 대한 냉소로 가득 찼다. 낙선해도 좋았다. 다만, 젊은 세대의 그런 비판적 시선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들이 경쾌하게 노래할 때 유신세대와 386세대의 비장함은 경쾌하게 뒤집힌다. 생활의 얘기로 이념의 얘기를 뒤집기, 이게 청년세대의 정치의식이자 참여양식이다. 따라서 이들을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추상적이고 거창한 얘기보다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생활얘기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며”, “보수화되지도, 탈정치화되지도 않았다”고 말이다(6장). 이런 냉소가 가능한 것은 개별적 작은 공간을 연결하는 소통의 도구, 즉 인터넷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2장). 젊은 세대는 인터넷으로 서로를 연결하고 크고 작은 얘기들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관과 가치관을 형성해 나간다.
향후 또 다른 폭발의 계기를 기다리고 있는 이 변혁의 에너지는 청년세대가 축적한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충분히 눈치챌 수 있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음악회, 오페라, 연극, 운동경기 등 온갖 유형의 문화활동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연령층이다(4장).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가득 찬 세대가 지금 놀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관심을 둬야 하는 일은 바로 이들의 문화자본이 제대로 폭발할 수 있도록 기폭제를 만들어 주는 것, 다시 말해, 창의성으로 전환되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창의산업(creative industry)이 바로 그 답이다(3장). 미디어시장과 아이디어시장의 활성화, 산업과 기업활동의 규제완화, 수도권 경쟁력 강화, 교과과정 혁신과 교육개혁, 콘텐츠개발 기관육성, 유통시장 구조개혁, 그리고 문화와 경제를 융합하는 문화거버넌스의 현대화 등 국가에 요구되는 과제는 넘쳐난다.
여성주의담론을 살펴보면, 기성세대 여성운동가들이 활약한 덕분에 성차별의식은 상당 부분 해소되었고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는 제도들이 속속 도입되었다(5장). 그것은 민주주의와 함께 찾아온 거센 여풍(女風)이었다. 그렇다고 여성의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깨진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그것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해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저해하고 있으며, 건강한 여성관을 왜곡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상녀, 된장녀, 알파걸 등 여성을 특정 소비주체, 특출한 능력자로 부추기는 세속어들이 등장하는 것은 오히려 여성주의가 의도하는 건강한 면모를 왜곡하는 남성주의적 공세에 불과하다. 여풍에 대한 역풍(backlash)인 것이다.
저자들은 또한 서론을 제외한 1장부터 8장, 각 장의 말미에서 저자들 자신의 청년기를 되돌아본다. 그 글들은 “나의 20대 초상”이라는 제목으로, 지금의 청년세대가 보기에는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날 때부터 어른이었을 것만 같은 그들의 청년시절의 고민과 방황, 당대의 사회상황, 각자가 어떻게 다르게 세계의 변화에 대처했는지 등을 담고 있다.
“청년세대가 숨 쉬는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 이것은 거창한 약속이 아니더라도 세속적 국가가 할 수 있는 평범한 기획에 속한다”
모두가 알고 있을 테지만, “청년세대의 미래란 바로 한국의 미래”이다. 그러나 이들은 “교육, 취업전선, 문화 생산, 정치구조, 기업전략 등에서”, “착취와 관리의 대상으로 묶”여있다. 이렇게 “묶여있는” 청년세대가 질식당하는 것을 막는 데는 청년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의 역할이 절실하다. 그리고 기성세대가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청년세대가 애써 키워낸 진취적 코드들을” 읽어내고, 존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물론 청년세대를 위한 책이지만) 청년세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기성세대여 당신의 자녀를, 사회를,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책을 들라.
목차
목차
머리말
서론 청년세대를 위한 사회과학: 悲歌와 詠歌 - 송호근
인터넷세대 ㅣ 눌림과 열림
1장 행복해도 괜찮아: 학생들에게 주는 교육사회학 - 장덕진
나의 20대 초상: 20대, 강렬한 시간을 살라
2장 인터넷세대: 우리는 예전의 우리가 아니다 - 배 영
나의 20대 초상: 나와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
창의세대 ㅣ 소비, 주권, 창의산업
3장 정보 경제와 창의세대: 그 현실과 가능성 - 문상현
나의 20대 초상: 정치와 문화의 불편한 동거시대
4장 20대, 문화소비를 장악하다:
문화소비의 세대격차 문화자본론으로 풀어보기 - 최샛별
나의 20대 초상: 나의 유학기
5장 여풍(女風)역풍(逆風)! - 김은경
나의 20대 초상: 여성학에서 길을 찾다
세대정치는 가능한가 ㅣ 출구만들기?
6장 청년세대와 정치 참여 - 강원택
나의 20대 초상: 1980년대와 2000년대의 청년세대
7장 빅맥 먹는 이태백: 세계화 시대의 청년세대 - 조화순
나의 20대 초상: 20대여, 세계인이 되라
8장 20대를 위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 이연호
나의 20대 초상: 숲에서 길을 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