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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착도서

단행본

학교없는 사회

Deschooling Society

대등서명
Deschooling Society
원서명
Deschooling Society
원저자
Ivan Illich
판사항
초판
발행사항
서울: 생각의나무, 2009
형태사항
351p. : 삽도, 20cm
비통제주제어
비학교화, Deschooling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0800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20800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오늘날 누가 감히 ‘학교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현대산업사회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던 1971년, 교육제도를 비판하며 ‘학교를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웅성거리고 있는 가운데 어디선가 ‘학교를 없애자’는 외침이 들렸다. 이 세상에서 학교를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전직 사제 이반 일리히는 이렇게 단 한 권의 책, “Deschooling Society”로 20세기 현대문명의 폐부를 가장 깊이 꿰뚫은 급진적 사상가로 세간에 각인되었다.
신간 『학교 없는 사회』는 이반 일리히의 사상이 오롯이 녹아 있는 그의 주저로서, 오늘날 ‘산업적 생산양식 자체의 존재방식’이자 ‘가치의 제도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학교를 철폐하자며 학교 ‘개혁’ 아닌 학교 ‘혁명’을 선언한 책이다. 나아가 ‘학교화된 사회’를 비판하는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내놓은 한 권의 고발장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학교 없는 사회가 가능하다는 가설이 받아들여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9쪽)

그는 이 책을 통해 그 누구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아니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학교 없는 사회’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설명한다. 이 책은 1971년 출간되어 1977년 일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듬해에 『탈학교의 사회』(황성모 역, 삼성미술문화재단, 1978)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최초로 소개된 이래 30여 년간 5명의 역자를 거쳐 여섯째로 박홍규 영남대 교수가 번역하였다. 이반 일리히를 사상적 스승으로 존경하며 오랫동안 그의 사상을 삶으로 실천해온 역자의 재해석과 깊이 있는 해설이 새 번역에 의의를 더해준다.

발전을 그만두고, 이제 세상을 만들자!
192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이반 일리히는 1941년 나치를 피해 피렌체로 이주하였으며, 로마와 잘츠부르크에서 신학, 철학, 역사학 등을 공부한 뒤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51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곧 푸에르토리코의 가톨릭 대학교 부총장이 되었으며, 1961년 멕시코의 쿠에르나바카에 국제문화형성센터를 창설하였다(1967년 국제문화자료센터로 개편). 그러나 당시 일리히는 로마가톨릭을 공공연히 ‘문화제국주의’로 단정하는 등 ‘위험한’ 신부가 되어 사제회의와 갈등을 빚다가 결국 1969년 사제직을 떠났다.
1970년대에 이반 일리히는 왕성한 저작활동으로 사회적 비판의 촉수를 본격적으로 가다듬었다. 당시 그의 날카로운 통찰은 대개 산업화되고 획일화된 현대문명의 제도들을 겨누고 있었다. 곧 일리히는 『학교 없는 사회』(1971)로 교육제도를, 『자율적 공생의 도구Tool for Conviviality』(1973)로 기술사회를, 『에너지와 공정Energy and Equity』(1974)으로 교통수단을, 『병원이 병을 만든다Medical Nemesis』(1974)로 의료제도를 비판했다. 1980년대 이후에 그는 노동, 여성, 독서, 언어, 물질의 역사성 등에 관한 문제에 천착하며 더욱 폭넓은 분야에서 자신의 도전적인 사상을 거침없이 세상에 펼쳐놓았다.
1992년 이반 일리히는 암에 걸리자 진통제를 거부하고 아편을 먹으며 10년을 더 일했다. 청빈한 삶 속에서 무한한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며 그렇게 그는 2002년 독일 브레멘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망하기 직전, 2001년 3월 소진한 몸을 이끌고 참여한 유네스코 심포지엄의 주제는 ‘발전을 그만두고, 다시 세계를 만들자’였다.

가치가 제도화된 현대문명의 치명성을 진단하다
이반 일리히가 일생을 통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분석하고 비판했던 것은 ‘가치의 제도화’라는 개념으로 규정되는 현대문명의 핵심적 속성이다. 이는 현대의 관리사회와 그 문명이 보여준 특징으로서 그가『학교 없는 사회』에서 주장한 ‘학교 철폐’의 이론적 근거가 되며, 나아가 다른 저작들에서도 일관되게 비판의 준거가 된다.
‘가치의 제도화’란 도구의 과잉발전으로 인해 도구가 일상의 전 영역을 지배하게 된 현대 사회의 특징으로, 건강은 병원, 공부는 학교, 이동은 교통수단, 존엄은 사회복지제도, 독립은 군대, 창조는 노동, 안전은 경찰, 정치는 정당, 신앙은 교회, 의사교환은 언론 등 인간 삶과 사회의 여러 가치들이 서비스로 제도화되어 가치와 제도가 혼동되는 과정을 표현한 일리히 사상의 핵심개념이다. 그러한 가치의 제도화는 결국 물질적 오염과, 사회적 양극화, 심리적 무능화를 초래하며, 결국 지구의 붕괴와 현대적 비참을 초래할 뿐이다.

“나는 비물질적 요구가 물질적인 상품의 수요로 변화될 때, 즉 건강, 교육, 수송, 복지, 심리치료가 서비스나 ‘보호’의 결과로 정의될 때, 지구의 붕괴 과정이 어떻게 증폭되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래에 대한 연구 중 대다수가, 가치의 제도화를 더욱 증대시키는 것을 옹호하는 경향에 있으므로, 그것과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게 하는 조건을 정확하게 정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연구는 인간적이고 창조적이며 자율적인 상호작용과 전문기술자에 의해 본질적으로 통제될 수 없는 가치의 창조를 돕는 제도를 창출하는 기술의 유용성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현재 유행하는 미래학을 역전시키는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24~25쪽)

따라서 이반 일리히의 ‘학교화’ 비판은, ‘가치의 제도화’라는 시스템 속에서 신화화된 학교제도에 대한 비판이면서 동시에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자체가 학교화되어온 오늘의 치명적 현실에 대한 통찰이자 비판이다. 다시 말해 그의 ‘학교화’ 분석은 ‘학교화된 사회’ 분석이며, ‘학교’ 철폐는 ‘학교화된 사회’ 철폐와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자율적 공생을 실현하는 교육 네트워크
이반 일리히가 학교를 철폐하고, 학교화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내세운 대안은 ‘자율적 공생’이라는 개념이다. 즉 ‘학교화’로 대표되는 타율적 관리사회에서 자율적 공생사회로 이동하자고 그는 주장한다.
일리히에 의하면 소비가 생활양식의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 ‘교육’은 사회생활에서의 기본적인 ‘필요’로 나타난다. 곧 ‘교육을 제도화하는’ 학교 사회는 ‘배운다’고 하는 인간의 자율적 양식을, 교육의 ‘필요’로 바꿔놓음으로써 서비스 제도로서의 ‘가르치는’ 행위가 교육은 곧 상품이라는 등식을 제도적으로 산출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는 교육에 이용할 수 있는 자금, 사람, 선의를 독점할 뿐만 학교 이외의 다른 사회제도에 대해서는 교육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다. 노동, 여가활동, 정치활동, 도시생활, 가정생활까지도 교육의 수단이 되지 못하며, 그것에 필요한 습관이나 지식을 가르치는 것까지 학교에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인간은 결국 관리사회의 타율적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반면, ‘자율적 공생’의 사회란 도구와 제도와 서비스 대신 인간 사이의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상호교환이 중심이 되는 사회이다. 일리히에 따르면 ‘자율적 공생’의 사회에서는 학교 대신 ‘공부망’이 형성된다. 학교를 대체한 ‘공부망’ 속에서 도서관, 실험실, 전시실, 극장, 공장, 공항, 농장 등이 교육의 도구로 사용하고, 각자 기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주소를 등록하여 필요한 다른 이에게 교육을 제공하며, 자기가 하고자 하는 공부활동을 기록하여 교육을 위한 의사소통의 네트워크를 만든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는 학교라는 제도에 의존하는 대신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 없는 사회’를 이룩하게 된다.

한국사회에 왜 다시 이반 일리히인가
『학교 없는 사회』를 우리말로 옮긴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법학을 전공한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분야의 책을 집필하기도 하고 번역을 통해 소개하기도 하면서 우리 사회의 획일화된 사유의 틀과, 물질과 서비스와 제도로 점철된 삶의 방식을 비판하고 자연과 자치와 자유의 존엄한 가치를 끊임없이 펜으로 일갈해온 인물이다.
수십 년 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그가 학교를 없애자는 이반 일리히의 『학교 없는 사회』를 오랫동안 번역하고 싶어 했으며, 결국 번역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옮긴이 해설」과는 별도로, 그 연유는 「옮긴이의 일러두기」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기존 번역서의 잘못된 이해와 번역은 차치하고라도, 삶의 전 과정이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제도 서비스에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사회적 현실과, 그중에서도 ‘교육 대국’답게 배움을 오직 학교에 의존하고 인간관계를 학벌에서 구하는, 지극히 학교화된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이 그로 하여금 이반 일리히의 이 책을 번역하게 한 주요인이었다고 역자는 밝히고 있다.
목차
◎ 목 차 1. 왜 학교를 비국가화해야 하는가 2. 학교의 현상학 3. 진보의 의례화 4. 제도 스펙트럼 5. 부조리한 일관성 6. 공부망 7. 에피메데우스적 인간의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