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
- 저자
- 강수돌
- 발행사항
- 부산: 산지니, 2010
- 형태사항
- 271p. : 삽도, 22cm
- 일반주기
- 고층아파트 저지투쟁과 마을공동체
- 서지주기
- 부록(잘못된 개발 사업에 펴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 매뉴얼) 수록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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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1) |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21651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21651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2010 환경부 우수환경도서
조치원 신안마을 이장 강수돌 교수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운동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로 충남 연기군 조치원에서 마을 이장을 하고 있는 강수돌 교수가 『나부터 마을 혁명』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고층아파트 저지투쟁과 마을공동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2005년 5월부터 강수돌 교수가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을 하며 주민들과 함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 운동을 해왔던 기록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브레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강수돌 교수는 1997년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부임하면서 1999년부터는 조치원 신안마을에 귀틀집을 짓고 살면서 ‘자연이 최고의 교과서’라는 믿음으로 세 명의 아이들을 시골에서 키웠고, 돈의 경영 대신 삶의 경영을 탐구하며 죽은 이론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실천을 추구해왔다.
조용하던 전원마을에 난데없이 밀려드는 건설, 투기 자본
전국의 개발 바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2005년 ‘행정도시특별법’이 통과하고 난 후 충청권에는 거대한 건설자본과 투기자본이 몰려 난개발을 일삼고 있었다. 조용하게 농사짓고 살던 신안마을도 그 바람을 피해갈 수는 없었던 것. 강수돌 교수가 조용한 단층 귀틀집을 짓고 살고 있던 시골 마을에 15층이나 되는 고층아파트가 1,120세대나 들어서려고 하고 있었다. 마을사람들이 조상 대대로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온 논과 밭, 과수원과 구릉을 허물고 앞산 뒷산도 다 가리는 시멘트 흉물 덩어리를 세우는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강수돌 교수는 분노한다. 개발이나 성장이 진정한 삶의 가치일 수는 없다는 신념에서 강수돌 교수는 마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나는 대학 교수라기보다 마을 주민으로서 이 싸움에 온몸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어디에 살건, 내가 아끼는 마을과 자연이 처절하게 망가지는 것을 마냥 눈뜨고 볼 수 없었기에. 마을과 자연을 아름답게 지키자는 것, 이것이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다.(머리말 가운데, 7쪽)
내 삶의 주체로 나설 것인가 아니면 객체로 머물 것인가
물론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간도 없는데 굳이 내가 이 일에 뛰어들어야 하나, 내가 나선다고 확실히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대자본이나 건설회사와 싸워봐야 이기기 어렵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라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비록 힘든 일이 있더라도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들이 바로 이런 삶의 현장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직접 부딪쳐 해결하는 데 쓰려는 것이었다는 생각으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투쟁에 뛰어든다.
결국 이것은 내가 내 삶의 주체로 나설 것인가, 아니면 거대 자본과 국가 권력이 휘두르는 횡포에 객체로 머물 것인가의 문제였다. 그것은 한마디로, 사람답게 제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억지로 목숨만 부지하며 살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도 했다.(19쪽)
시위, 소송, 싸움의 과정들
처음에는 주민들한테 설문지를 돌려 의견을 모은 후 군수에게 진정서를 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도저히 아파트가 들어설 자리가 아닐뿐더러 도시계획상으로도 저층 위주의 생태적 대학문화타운에서 고층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지역으로 바뀐 데에는 주민들 이름을 도용한 가짜 서류가 결정적이었음을 밝혀냈다. 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들어섬에도 불구하고 1년에 차량이 1대씩 증가할 거라는 어처구니없는 교통영향평가가 버젓이 아파트 승인의 근거서류가 되었다는 사실에 국가행정이 건설자본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연기군청, 충남도청 앞 시위, 청와대와 국회, 건설사 앞에서의 일인시위를 진행했다. 싸움의 과정에서 압도적인 주민들 지지로 이장직을 맡게 된 강수돌 교수는 이 모든 일을 주민들과 함께했다.
나는 우리 주민들과 함께 행정심판청구(2005년 7월)를 거쳐 두 가지 소송, 즉 도시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과 고층아파트 사업 승인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걸었다(2006년 4월). 행정당국과 벌이는 법적 싸움이었다. 우습게도 시행사 측에서 선임한 변호사가 행정당국을 변호했다. 저들이 한통속임이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156쪽)
5년의 싸움, 그리고 그 이후
결국 아파트 반대 소송은 패소하고 2007년 1월부터 본격 공사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에 들어 건설자본은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말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온갖 탈법과 주민 이간질 등으로 시작된 고층아파트의 결과는 참담했다. 2% 분양률에도 못 미치고 자금이 돌지 않아 흉물 시멘트 덩어리만 남겨놓은 채 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자본이야 손해를 좀 보고 떠나면 그뿐이지만 남겨진 시멘트 덩어리 때문에 주민의 환경권은 무참히 훼손되었다. 그런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비참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강수돌 교수는 눈앞의 흉물이나 진절머리 나는 일들에 대해서 유머와 위트, 농담과 익살로 넘기는 재치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흉물 덩어리가 연출하는 나름의 미학, ‘흉물의 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례로, 흉물 아파트가 지난 가을 늦은 오후, 석양의 해를 반사해줄 때 생각보다 아름다운 풍광이 드러나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게다가 우리 집에서 키우는 수탉이 ‘꼬끼오―― ’라고 울어 제칠 때 저 흉물은 또 한 번 ‘꼬끼오―― ’라는 메아리로 응답을 한다. 원래 메아리 울림은 깊은 산 속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인데 저 시멘트 숲조차 ‘숲’이랍시고 우리 집 바로 앞에서 메아리 선물을 주고 있다.(207쪽)
생동하는 마을 공화국
아파트 공사를 막지는 못했지만 강수돌 교수는 이 싸움을 통해서 진정한 마을 주민이 되었음을 커다란 수확으로 여긴다. 마을 한쪽에서 조용히 살던 사람이 비로소 온전한 마을 주민이 된 것이다. 마을과 자연을 지키는 일에 마을 주민들이 혼신을 다해 함께 나서고 지키려고 했던 그 ‘과정’은 이후 생동하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강수돌 교수가 이장 임기를 맡는 동안 신안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2008년에 시작된 <신안리 골목축제>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았는데, 마을 주민들과 이웃한 고려대, 홍익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율적 문화창조와 공동체문화의 모범이 되고 있다. 마을회관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교실이 열리고, 작년에는 2,500여 권의 새 책으로 마을도서관까지 만들었다.
마을 이장에서 마을 도서관장으로
강수돌 교수는 오는 6월이면 5년 동안의 마을 이장 임기가 끝난다. 2005년 6월부터 2년간 이장직을 맡은 후 재선되어 두 번째 임기를 맡게 되었는데, 이후 조례가 바뀌어 이장임기가 3년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총 5년 동안이나 이장을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뜻밖인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아무 연고도 없는 충남 조치원이 삶의 터전으로 정해진 일이고, 그 두 번째가 마을 이장이 된 것이라고 한다. 교수와 마을 이장. 얼핏 어울리지 않는 직함이기도 하다. 싸움이 한창일 때 건설사 측에서 “마을 사람들이 무식해서 교수가 마을 이장을 하느냐”고 하는 공격을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마을 주민들은 “우리가 수준이 높아서 교수를 이장으로 뽑았다”고 껄껄 웃었다는 일화도 들려준다. 어쨌거나 자신의 삶에서 아주 특별한 기간이었다면 기간이었을 이장 임기를 끝내고 강수돌 교수는 이제 마을 도서관장으로 마을에 봉사하며 살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리고 이 책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5년을 정리한 것이다.
부록으로 풀뿌리 운동 매뉴얼 담아
이 책은 마지막에 「잘못된 개발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 매뉴얼」을 싣고 있다. 강수돌 교수는 그동안 싸움의 과정에서 건설사나 시행사들이 철두철미한 매뉴얼을 갖고 움직인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이에 풀뿌리 운동의 관점에서 일정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정리했다. 예를 들면, 중요한 대화는 촬영 혹은 녹취해두어야 한다, 도청당할 수 있음을 주의하라, 언론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라 등 117개 항목에 걸쳐 상세하게 제시하는 이 매뉴얼은 비슷한 싸움을 계획하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조치원 신안마을 이장 강수돌 교수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운동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로 충남 연기군 조치원에서 마을 이장을 하고 있는 강수돌 교수가 『나부터 마을 혁명』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고층아파트 저지투쟁과 마을공동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2005년 5월부터 강수돌 교수가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을 하며 주민들과 함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 운동을 해왔던 기록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브레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강수돌 교수는 1997년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부임하면서 1999년부터는 조치원 신안마을에 귀틀집을 짓고 살면서 ‘자연이 최고의 교과서’라는 믿음으로 세 명의 아이들을 시골에서 키웠고, 돈의 경영 대신 삶의 경영을 탐구하며 죽은 이론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실천을 추구해왔다.
조용하던 전원마을에 난데없이 밀려드는 건설, 투기 자본
전국의 개발 바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2005년 ‘행정도시특별법’이 통과하고 난 후 충청권에는 거대한 건설자본과 투기자본이 몰려 난개발을 일삼고 있었다. 조용하게 농사짓고 살던 신안마을도 그 바람을 피해갈 수는 없었던 것. 강수돌 교수가 조용한 단층 귀틀집을 짓고 살고 있던 시골 마을에 15층이나 되는 고층아파트가 1,120세대나 들어서려고 하고 있었다. 마을사람들이 조상 대대로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온 논과 밭, 과수원과 구릉을 허물고 앞산 뒷산도 다 가리는 시멘트 흉물 덩어리를 세우는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강수돌 교수는 분노한다. 개발이나 성장이 진정한 삶의 가치일 수는 없다는 신념에서 강수돌 교수는 마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나는 대학 교수라기보다 마을 주민으로서 이 싸움에 온몸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어디에 살건, 내가 아끼는 마을과 자연이 처절하게 망가지는 것을 마냥 눈뜨고 볼 수 없었기에. 마을과 자연을 아름답게 지키자는 것, 이것이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다.(머리말 가운데, 7쪽)
내 삶의 주체로 나설 것인가 아니면 객체로 머물 것인가
물론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간도 없는데 굳이 내가 이 일에 뛰어들어야 하나, 내가 나선다고 확실히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대자본이나 건설회사와 싸워봐야 이기기 어렵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라고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비록 힘든 일이 있더라도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들이 바로 이런 삶의 현장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직접 부딪쳐 해결하는 데 쓰려는 것이었다는 생각으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투쟁에 뛰어든다.
결국 이것은 내가 내 삶의 주체로 나설 것인가, 아니면 거대 자본과 국가 권력이 휘두르는 횡포에 객체로 머물 것인가의 문제였다. 그것은 한마디로, 사람답게 제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억지로 목숨만 부지하며 살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도 했다.(19쪽)
시위, 소송, 싸움의 과정들
처음에는 주민들한테 설문지를 돌려 의견을 모은 후 군수에게 진정서를 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도저히 아파트가 들어설 자리가 아닐뿐더러 도시계획상으로도 저층 위주의 생태적 대학문화타운에서 고층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지역으로 바뀐 데에는 주민들 이름을 도용한 가짜 서류가 결정적이었음을 밝혀냈다. 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들어섬에도 불구하고 1년에 차량이 1대씩 증가할 거라는 어처구니없는 교통영향평가가 버젓이 아파트 승인의 근거서류가 되었다는 사실에 국가행정이 건설자본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연기군청, 충남도청 앞 시위, 청와대와 국회, 건설사 앞에서의 일인시위를 진행했다. 싸움의 과정에서 압도적인 주민들 지지로 이장직을 맡게 된 강수돌 교수는 이 모든 일을 주민들과 함께했다.
나는 우리 주민들과 함께 행정심판청구(2005년 7월)를 거쳐 두 가지 소송, 즉 도시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과 고층아파트 사업 승인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걸었다(2006년 4월). 행정당국과 벌이는 법적 싸움이었다. 우습게도 시행사 측에서 선임한 변호사가 행정당국을 변호했다. 저들이 한통속임이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156쪽)
5년의 싸움, 그리고 그 이후
결국 아파트 반대 소송은 패소하고 2007년 1월부터 본격 공사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에 들어 건설자본은 ‘제 꾀에 제가 넘어가고 말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온갖 탈법과 주민 이간질 등으로 시작된 고층아파트의 결과는 참담했다. 2% 분양률에도 못 미치고 자금이 돌지 않아 흉물 시멘트 덩어리만 남겨놓은 채 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자본이야 손해를 좀 보고 떠나면 그뿐이지만 남겨진 시멘트 덩어리 때문에 주민의 환경권은 무참히 훼손되었다. 그런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비참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강수돌 교수는 눈앞의 흉물이나 진절머리 나는 일들에 대해서 유머와 위트, 농담과 익살로 넘기는 재치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흉물 덩어리가 연출하는 나름의 미학, ‘흉물의 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례로, 흉물 아파트가 지난 가을 늦은 오후, 석양의 해를 반사해줄 때 생각보다 아름다운 풍광이 드러나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게다가 우리 집에서 키우는 수탉이 ‘꼬끼오―― ’라고 울어 제칠 때 저 흉물은 또 한 번 ‘꼬끼오―― ’라는 메아리로 응답을 한다. 원래 메아리 울림은 깊은 산 속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것인데 저 시멘트 숲조차 ‘숲’이랍시고 우리 집 바로 앞에서 메아리 선물을 주고 있다.(207쪽)
생동하는 마을 공화국
아파트 공사를 막지는 못했지만 강수돌 교수는 이 싸움을 통해서 진정한 마을 주민이 되었음을 커다란 수확으로 여긴다. 마을 한쪽에서 조용히 살던 사람이 비로소 온전한 마을 주민이 된 것이다. 마을과 자연을 지키는 일에 마을 주민들이 혼신을 다해 함께 나서고 지키려고 했던 그 ‘과정’은 이후 생동하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강수돌 교수가 이장 임기를 맡는 동안 신안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2008년에 시작된 <신안리 골목축제>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았는데, 마을 주민들과 이웃한 고려대, 홍익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율적 문화창조와 공동체문화의 모범이 되고 있다. 마을회관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교실이 열리고, 작년에는 2,500여 권의 새 책으로 마을도서관까지 만들었다.
마을 이장에서 마을 도서관장으로
강수돌 교수는 오는 6월이면 5년 동안의 마을 이장 임기가 끝난다. 2005년 6월부터 2년간 이장직을 맡은 후 재선되어 두 번째 임기를 맡게 되었는데, 이후 조례가 바뀌어 이장임기가 3년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총 5년 동안이나 이장을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뜻밖인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아무 연고도 없는 충남 조치원이 삶의 터전으로 정해진 일이고, 그 두 번째가 마을 이장이 된 것이라고 한다. 교수와 마을 이장. 얼핏 어울리지 않는 직함이기도 하다. 싸움이 한창일 때 건설사 측에서 “마을 사람들이 무식해서 교수가 마을 이장을 하느냐”고 하는 공격을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마을 주민들은 “우리가 수준이 높아서 교수를 이장으로 뽑았다”고 껄껄 웃었다는 일화도 들려준다. 어쨌거나 자신의 삶에서 아주 특별한 기간이었다면 기간이었을 이장 임기를 끝내고 강수돌 교수는 이제 마을 도서관장으로 마을에 봉사하며 살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리고 이 책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5년을 정리한 것이다.
부록으로 풀뿌리 운동 매뉴얼 담아
이 책은 마지막에 「잘못된 개발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 매뉴얼」을 싣고 있다. 강수돌 교수는 그동안 싸움의 과정에서 건설사나 시행사들이 철두철미한 매뉴얼을 갖고 움직인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이에 풀뿌리 운동의 관점에서 일정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정리했다. 예를 들면, 중요한 대화는 촬영 혹은 녹취해두어야 한다, 도청당할 수 있음을 주의하라, 언론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라 등 117개 항목에 걸쳐 상세하게 제시하는 이 매뉴얼은 비슷한 싸움을 계획하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목차
차례
머리말
제1부 적극 나설 것인가, 모른 체할 것인가
제2부 함께 싸우면서 진짜 주민이 되다
제3부 투쟁이 남긴 상처, 연대와 사랑으로 치유하다
제4부 생동하는 마을 공화국이 희망이다
부록 잘못된 개발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 매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