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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 00023495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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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023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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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뇌과학이 여는 새로운 시대의 모험
이제 뇌과학은 윤리적, 법률적, 사회적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뇌과학은 이제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서만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뇌과학은 이미 법정에서, 병원에서, 학교에서, 우리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가 당연하다고 여겨 왔던 윤리의 영역에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뇌에 문제가 있는 범죄자는 용서받을 수 있는가?’ ‘식물인간에게 인격이 있는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약을 먹으면 안 되는가?’ ‘과연 인간의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등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뇌과학이 경계를 넘어 인문·사회·법률·교육 등의 분야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음을 말해 준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신경과학, 의학, 법학, 철학, 인지과학, 과학기술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신경인문학’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이 책은 뇌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 법률적, 사회적 문제들의 인문·사회학적 함의를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이 주제와 관련하여 외국의 논문을 엮은 책이나 번역서는 많았으나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으로만 이루어진 책은 처음이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전통적인 물음을 뇌과학에 기반해 통찰하는 이 책은 인류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법학, 의학, 철학, 뇌과학… 경계를 넘어선 융합학문의 최전선
‘신경인문학 연구회’ 공동 프로젝트 《뇌과학, 경계를 넘다》 출간
‘신경인문학 연구회’는 신경과학, 의학, 법학, 철학, 인지과학, 과학기술학 등의 다양한 지적 배경을 갖고 있는 연구자들이 신경과학과 관련된 윤리적, 법률적, 사회적 문제들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술 모임이다. ‘신경인문학’이라는 이름은 뇌의 구조와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이 사실상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인문학적인 고민을 함의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신경인문학 연구회’는 2010년에 편역서 《뇌 속의 인간, 인간 속의 뇌》, 2011년에 세계적인 신경윤리학자 닐 레비의 《신경윤리학이란 무엇인가》를 번역?출간했다. 그리고 2012년에 국내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국내 저작 《뇌과학, 경계를 넘다》를 출간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가 대표를,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가 간사를 맡고 있는 ‘신경인문학 연구회’는 세미나, 국내 포럼, 국제 학술대회, 전문가와 시민을 위한 교육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경과학 연구자와 인문?사회학자간의 교류 및 연구자와 시민 사회와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뇌과학은 범죄자의 면죄부가 될 것인가?
뇌과학, 법과 윤리의 문제에 개입하다
만약, 범죄자의 뇌 구조에 이상이 있음이 밝혀질 경우, 그의 죄는 과연 그의 탓인가, 그의 뇌 탓인가? 만약 뇌 구조의 이상 때문에 벌어진 범죄로 판명되어 그에게 무죄가 선고된다면 뇌과학은 범죄자에게 면죄부가 되는 것일까?
1970년대 이후 다양한 뇌 영상 기법이 등장하면서 전자기파와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하여 사람의 뇌를 얇게 잘라 촬영한 것과 똑같은 수준의 영상을 찍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이 개발되었다. 이 기술은 곧 거짓말 탐지기에 적용되어 법정에 등장했다.
미국의 경우,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는 증거로 뇌 영상이 법정에 등장한 것은 1980년대이다. 2009년에는 처음으로 fMRI 영상이 법정 증거물로 제출되었고, 그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눈여겨볼 만한 판례가 2010년의 넬슨Nelson 사건이다. 당시 사람들은 배심원들이 살인범인 피고인에게 사형 또는 종신형의 평결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배심 재판에서 피고의 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뇌 영상 증거가 제출되었고, 결과적으로 피고인 넬슨은 사형을 면했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판례는 2005년의 크리스토퍼 시몬스 사건이다. 당시 17세 소년이었던 피고는 옆집 아주머니를 처참히 살해했으나, 미성년자는 성인에 비해 뇌의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해 자기 통제 능력이 미흡하다는 뇌과학 증거가 받아들여져 사형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외 법정에서 뇌과학 자료를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고 있다. 일단 과학자 사회에서조차 거짓말과 잘못된 기억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고, 정교하게 설계된 실험 상황과 현실 세계인 법정의 차이, 그 밖의 오류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식물인간에게도 인권은 있는가?
뇌과학, 의료와 인권의 기준을 묻다
인간의 존재 근거가 ‘의식’이라면 의식이 없는 식물인간에겐 어디까지 인권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까? 뇌과학은 의료를 넘어 인권의 기준을 세우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그중 식물인간 문제는 ‘인간으로 생존할 수 있는 자격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제기한다. 그리고 이 물음은 연명 치료와 같은 의학적 처치의 결정 문제, 심리철학에서 말하는 타인의 마음의 문제,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생명윤리의 문제, 그리고 철학과 과학이 고민하는 ‘의식이 있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와 긴밀히 얽혀 있다.
식물인간의 뇌를 대상으로 통증과 고통, 지각과 의식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했던 연구들은 식물인간의 의식은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 책에서 뉴욕대 김효은 교수는 식물인간이 능동적으로 지각할 수 없어도 감각적인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는 신생아와 같은 가장자리 인간과 동물에 대한 윤리적 기준,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본떠서 만든 로봇의 설계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영어를 잘하는 뇌를 만들 수 있을까?
뇌과학, 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습득한 사람과 나이가 든 후에 영어를 습득한 사람의 뇌 구조는 다를까? 다시 말해 ‘영어 뇌’라는 것이 존재할까? 외국어를 11세 이전에 습득한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11세 이후에 습득한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뇌를 관찰한 연구는 특히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연구는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같고,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다르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에 많은 반대 의견들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 결과는 영어 사교육 시장에서 그 내용이 왜곡되어 조기에 영어 학습을 시켜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었다.
이 책에서 장하원과 홍성욱은 학습 능력과 관련된 뇌과학의 연구들을 다루면서 그러한 연구 결과들이 한국 사회라는 맥락에서 잘못된 과학 정보나 사실로 탈바꿈해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에도 집중하고 있다.
뇌를 다친 것과 아이폰이 고장 난 것이 같다?
뇌과학, 마음의 근원을 말하다
교통사고를 당해서 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이 사업상 매우 중요한 정보를 기억해 내지 못해서 큰 손해를 입은 것과 단기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모든 정보를 아이폰에 기록해 놓는 사람이 아이폰이 고장 나서 사업상 큰 손해를 입은 것을 동등하게 볼 수 있을까?
인간의 마음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뇌를 비롯한 몸 전체, 그리고 몸을 둘러싼 도구와 환경에까지 마음의 근원을 확장한 ‘확장된 마음extended mind' 이론을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휴대 전화가 망가져 그 안의 수많은 연락처를 잃은 것도 마음의 손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마음이 뇌 안에 갇힌 것이 아니라 주변의 도구에까지 확장되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위의 예시에서 확장된 마음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면 뇌와 아이폰은 동등하다. 뇌와 휴대 전화의 가치에 대한 현재의 일반적인 인식에 기반한다면 이러한 생각은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뇌과학이 발전하여 아이폰과 같이 뇌도 쉽게 교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윤리적 판단을 내려야 할까? 아직까지 ‘확장된 마음’을 주장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그 확장의 범위와 윤리적 기준을 규정하는 데 있어서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본떠 구현하는 로봇 연구와 인간의 마음의 본질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인문학·문학·예술 분야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중요한 담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뇌과학은 윤리적, 법률적, 사회적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뇌과학은 이제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서만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뇌과학은 이미 법정에서, 병원에서, 학교에서, 우리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가 당연하다고 여겨 왔던 윤리의 영역에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뇌에 문제가 있는 범죄자는 용서받을 수 있는가?’ ‘식물인간에게 인격이 있는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약을 먹으면 안 되는가?’ ‘과연 인간의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등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뇌과학이 경계를 넘어 인문·사회·법률·교육 등의 분야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음을 말해 준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신경과학, 의학, 법학, 철학, 인지과학, 과학기술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신경인문학’이라는 이름 아래 모였다. 이 책은 뇌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 법률적, 사회적 문제들의 인문·사회학적 함의를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이 주제와 관련하여 외국의 논문을 엮은 책이나 번역서는 많았으나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으로만 이루어진 책은 처음이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전통적인 물음을 뇌과학에 기반해 통찰하는 이 책은 인류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법학, 의학, 철학, 뇌과학… 경계를 넘어선 융합학문의 최전선
‘신경인문학 연구회’ 공동 프로젝트 《뇌과학, 경계를 넘다》 출간
‘신경인문학 연구회’는 신경과학, 의학, 법학, 철학, 인지과학, 과학기술학 등의 다양한 지적 배경을 갖고 있는 연구자들이 신경과학과 관련된 윤리적, 법률적, 사회적 문제들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술 모임이다. ‘신경인문학’이라는 이름은 뇌의 구조와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이 사실상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인문학적인 고민을 함의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신경인문학 연구회’는 2010년에 편역서 《뇌 속의 인간, 인간 속의 뇌》, 2011년에 세계적인 신경윤리학자 닐 레비의 《신경윤리학이란 무엇인가》를 번역?출간했다. 그리고 2012년에 국내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국내 저작 《뇌과학, 경계를 넘다》를 출간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가 대표를,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가 간사를 맡고 있는 ‘신경인문학 연구회’는 세미나, 국내 포럼, 국제 학술대회, 전문가와 시민을 위한 교육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경과학 연구자와 인문?사회학자간의 교류 및 연구자와 시민 사회와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뇌과학은 범죄자의 면죄부가 될 것인가?
뇌과학, 법과 윤리의 문제에 개입하다
만약, 범죄자의 뇌 구조에 이상이 있음이 밝혀질 경우, 그의 죄는 과연 그의 탓인가, 그의 뇌 탓인가? 만약 뇌 구조의 이상 때문에 벌어진 범죄로 판명되어 그에게 무죄가 선고된다면 뇌과학은 범죄자에게 면죄부가 되는 것일까?
1970년대 이후 다양한 뇌 영상 기법이 등장하면서 전자기파와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하여 사람의 뇌를 얇게 잘라 촬영한 것과 똑같은 수준의 영상을 찍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이 개발되었다. 이 기술은 곧 거짓말 탐지기에 적용되어 법정에 등장했다.
미국의 경우,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는 증거로 뇌 영상이 법정에 등장한 것은 1980년대이다. 2009년에는 처음으로 fMRI 영상이 법정 증거물로 제출되었고, 그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눈여겨볼 만한 판례가 2010년의 넬슨Nelson 사건이다. 당시 사람들은 배심원들이 살인범인 피고인에게 사형 또는 종신형의 평결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배심 재판에서 피고의 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뇌 영상 증거가 제출되었고, 결과적으로 피고인 넬슨은 사형을 면했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판례는 2005년의 크리스토퍼 시몬스 사건이다. 당시 17세 소년이었던 피고는 옆집 아주머니를 처참히 살해했으나, 미성년자는 성인에 비해 뇌의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해 자기 통제 능력이 미흡하다는 뇌과학 증거가 받아들여져 사형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외 법정에서 뇌과학 자료를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고 있다. 일단 과학자 사회에서조차 거짓말과 잘못된 기억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고, 정교하게 설계된 실험 상황과 현실 세계인 법정의 차이, 그 밖의 오류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식물인간에게도 인권은 있는가?
뇌과학, 의료와 인권의 기준을 묻다
인간의 존재 근거가 ‘의식’이라면 의식이 없는 식물인간에겐 어디까지 인권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까? 뇌과학은 의료를 넘어 인권의 기준을 세우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그중 식물인간 문제는 ‘인간으로 생존할 수 있는 자격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제기한다. 그리고 이 물음은 연명 치료와 같은 의학적 처치의 결정 문제, 심리철학에서 말하는 타인의 마음의 문제,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생명윤리의 문제, 그리고 철학과 과학이 고민하는 ‘의식이 있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와 긴밀히 얽혀 있다.
식물인간의 뇌를 대상으로 통증과 고통, 지각과 의식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했던 연구들은 식물인간의 의식은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 책에서 뉴욕대 김효은 교수는 식물인간이 능동적으로 지각할 수 없어도 감각적인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는 신생아와 같은 가장자리 인간과 동물에 대한 윤리적 기준,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본떠서 만든 로봇의 설계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영어를 잘하는 뇌를 만들 수 있을까?
뇌과학, 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를 습득한 사람과 나이가 든 후에 영어를 습득한 사람의 뇌 구조는 다를까? 다시 말해 ‘영어 뇌’라는 것이 존재할까? 외국어를 11세 이전에 습득한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와 11세 이후에 습득한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의 뇌를 관찰한 연구는 특히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연구는 ‘조기 이중언어 구사자’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같고, ‘후기 이중언어 구사자’는 모국어와 외국어를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다르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에 많은 반대 의견들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 결과는 영어 사교육 시장에서 그 내용이 왜곡되어 조기에 영어 학습을 시켜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었다.
이 책에서 장하원과 홍성욱은 학습 능력과 관련된 뇌과학의 연구들을 다루면서 그러한 연구 결과들이 한국 사회라는 맥락에서 잘못된 과학 정보나 사실로 탈바꿈해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에도 집중하고 있다.
뇌를 다친 것과 아이폰이 고장 난 것이 같다?
뇌과학, 마음의 근원을 말하다
교통사고를 당해서 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이 사업상 매우 중요한 정보를 기억해 내지 못해서 큰 손해를 입은 것과 단기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모든 정보를 아이폰에 기록해 놓는 사람이 아이폰이 고장 나서 사업상 큰 손해를 입은 것을 동등하게 볼 수 있을까?
인간의 마음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뇌를 비롯한 몸 전체, 그리고 몸을 둘러싼 도구와 환경에까지 마음의 근원을 확장한 ‘확장된 마음extended mind' 이론을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휴대 전화가 망가져 그 안의 수많은 연락처를 잃은 것도 마음의 손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마음이 뇌 안에 갇힌 것이 아니라 주변의 도구에까지 확장되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위의 예시에서 확장된 마음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면 뇌와 아이폰은 동등하다. 뇌와 휴대 전화의 가치에 대한 현재의 일반적인 인식에 기반한다면 이러한 생각은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뇌과학이 발전하여 아이폰과 같이 뇌도 쉽게 교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윤리적 판단을 내려야 할까? 아직까지 ‘확장된 마음’을 주장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그 확장의 범위와 윤리적 기준을 규정하는 데 있어서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본떠 구현하는 로봇 연구와 인간의 마음의 본질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인문학·문학·예술 분야에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중요한 담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뇌과학이 여는 새로운 시대의 모험|홍성욱
Ⅰ 뇌과학, 법과 윤리의 기준을 다시 세우다
01 뇌과학과 형사 책임|이인영
02 fMRI 거짓말 탐지기의 현재와 미래 |홍성욱
03 신경윤리학의 성찰과 전망|최경석
Ⅱ 뇌과학, 의료의 형태를 바꾸다
04 인간 능력 회복과 강화의 윤리|이상욱
05 뇌와 치매, 노인의 인지력은 개선될 수 있는가?|김효민
06 식물인간의 신경 상태와 인간의 조건|김효은
Ⅲ 뇌과학, 소통을 말하다
07 뇌 영상 분석을 통한 마음 읽기|이성환
08 뇌-컴퓨터 접속 장치 기술의 현재와 미래|민병경
09 거울 뉴런과 공감 본능|장대익
10 여성과 남성의 뇌는 다른가?|윤선희
11 이중언어 뇌 연구와 한국인의 ‘영어 뇌’|장하원, 홍성욱
Ⅳ 뇌과학, 마음의 본질을 묻다
12 자유의지에 대한 리벳의 연구와 후속 연구들|박주용
13 신경과학은 자유의지에 위협이 되는가?|최훈
14 뇌과학을 넘어서: 인지과학과 체화된 인지로|이정모
15 우리는 확장된 마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전진권
16 뇌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 그 역사와 시사점|홍성욱
에필로그 인문학의 미래, 신경인문학의 도전
참고문헌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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