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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문화과학 이론신서 57

문화자본의 시대: 한국 문화자본의 형성 원리

저자
이동연
판사항
초판
발행사항
서울: 문화과학사, 2010
형태사항
367p. : 삽도, 23cm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지금 이용 불가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2163대출중2024.12.31
지금 이용 불가 (1)
  • 등록번호
    00022163
    상태/반납예정일
    대출중
    2024.12.31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2005년에「문화부족의 사회」라는 책을 쓰고 난 후 비판적 문화연구자로서의 연구 활동을 중간 정리하는 차원에서 두 권의 연관된 책을 내고 싶었다. 당초에「문화부족의 사회」를 내고 1년에 한 권씩 내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나의 게으름 탓에 5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그 계획의 결실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문화가 자본에 의해 포획당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책을 늦게 낸 것이 오히려 내실 있는 현실분석에 도움을 준 것 같아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현장 문화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신자유주의 문화에 대응하는 생생한 현실 분석과 대안적인 실천 토픽을 제기하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러한 생각을 개념적으로 정리하게 해준 것이 “주체” “자본” “운동”이란 토픽들이 아니었나 싶다.「문화부족의 사회」가 글로벌, 디지털 문화환경의 도래로 등장하게 된 새로운 문화주체들에 대한 연구였다면, 이번에 이 책과 함께 나오게 된「대안문화의 형성」은 그러한 새로운 문화주체들의 참여와 행동에서 새로운 문화운동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문화자본의 시대」는 개인의 문화 스타일과 취향을 구별하고, 경제 자산의 독점을 강화하는 문화자본의 한국적 상황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문화의 주체, 자본, 운동의 토픽과 그 토픽들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 세 권의 책은 20년 가까이 문화의 이론과 현장을 가로질러가며 활동했던 내 연구 궤적이 집약된 일종의 ‘삼부작’과도 같은 것이다.

이「문화자본의 시대」는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한국 문화자본의 형성 원리를 파악하고, 그 본질을 간파하려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화자본은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문화산업이나 문화콘텐츠 시장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문화자본은 계량화된 화폐자본으로만 한정되지 않고, 개인들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축적한 상징적 힘과 감성적 자산을 포함한다. 문화자본은 개인이 보유한 문화의 자산 가치를 폭넓은 관점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가령 문화자본은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자산들의 화폐가치만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능력, 문화의 장에서 행사할 수 있는 상징적인 위력, 공공 제도가 부여하는 권력의 행사, 교육과 계급에 의해 축적된 문화적 취향 일체로 구체화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자본은 문화예술가와 문화산업가에게만 귀속되는 문제가 아니라 개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문제이기도 하면서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 체제와도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더욱이 하드웨어에서 콘텐츠웨어로, 경제의 시대에서 문화의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21세기에서 문화자본에 대한 심층적인 탐구는 한국사회의 탈근대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적절한 계기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은 한국사회의 문화자본의 성격과 실체를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문화자본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와 문화자본을 축적하는 개인들의 일상생활의 특이성, 그리고 문화자본이 축적되고, 정치적 권력의 장으로 이행하는 방식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문화자본에 대한 이론적 고찰은 대부분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 개념에 의존했고, 그 외에 짐멜의 ‘화폐론’과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문화산업 비판론’을 많이 참고했다. 한국에서 문화자본은 문화예술의 취향의 구별보다는 대체로 주거, 교육, 스타일과 같은 개인의 일상생활의 구별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두 번째 한국의 문화자본의 새로운 시장 형성과 재편에 주목했다. 이 책에서 개별 주제로 언급된 영화, 대중음악, 뉴미디어, 공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분석들이 이 부분에 해당된다. 문화산업의 다양한 영역을 문화자본의 토픽으로 분석할 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문화자본의 독점화 현상이다. 영화의 수직계열화, 대중음악의 통신자본으로의 편입, 아이돌 팝에 의한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재편, 뉴미디어 시장의 인수 합병 사례들은 모두 독점의 논리로 수렴된다. 마지막으로 문화자본이 확대재생산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시공간의 재개발에서 문화자본의 논리는 핵심적인 키워드이다.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 공간은 문화적인 관점보다는 경제적 관점에 의해서 개발되었다. 그러나 산업근대화 시대 지어진 낡은 건축물들이 철거되고 그곳이 새로운 방식으로 재개발되는 기본 원리들은 모두 명목상으로는 생태적, 문화적 코드에 의존한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사업, 세운상가 해체 및 재개발, 도심 재생을 위한 아트팩토리 사업, 디자인거리 조성 등 도심의 공간을 재개발하는 논리들은 모두 문화적, 생태적 원리를 오용하거나 왜곡한다. 공간의 문화자본은 토지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재개발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된 것이다.

바야흐로 문화자본의 시대다. 문화는 자본으로 수렴되고 자본은 문화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다. 문화자본은 일상의 모든 지점에 연결되어 개인들의 정신적, 심미적 상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그러한 문화자본의 시대를 비판적으로 읽기 위한 텍스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문화자본의 시대를 읽는 다양한 토픽들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에 문화자본의 독점 논리에 대응하는 실천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하지 못했다. 대안문화 행동에 대한 본격적인 언급은 이 책과 함께 발간된「대안문화의 형성」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이 책을 만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에게 신세를 졌다. 책의 서문에 감사하고 싶은 분들을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조금은 촌스러운 짓인 것 같아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이론과 현장에서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온「문화/과학」동인들과 <문화연대> 활동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나는 이 책을 기점으로 한국사회의 문화현실에 즉각적으로 개입해 왔던 글쓰기에서 빠져나와 좀 더 근원적인 문화연구의 실천들을 상상할 생각이다. 근대 이후 한국의 문화형성에 대한 역사기술과 한국예술학과 문화연구가 만나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통섭적인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론에 대한 참고체계와 현실에 대한 지적 실천이 좀 더 한국적 문화연구의 길을 찾는 데 필요한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문화자본의 시대」와 또 다른 책「대안문화의 형성」은 내가 내 나름대로 실천했던 문화연구의 끝임과 동시에 시작의 지표인 셈이다.
목차
차 례 1_ 서문: 문화자본이란 무엇인가 2_ 한국의 문화자본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3_ 문화자본의 정치학: ‘권력’과 ‘감수성’의 재생산 4_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 아비투스 5_ 대중문화산업의 독점화 논리와 대안 문화행동 6_ 융·복합 시대 뉴미디어 문화자본의 향방 7_ 한국 공연산업과 문화자본의 형성 8_ 한류 문화자본의 형성과 문화민족주의 9_ 아이돌 팝의 문화자본과 연예제작 시스템 10_ 글로벌 미디어 시대의 스포츠중계와 문화자본 11_ 축구의 세계화: 프리미어리그의 문화자본 12_ 세운상가의 근대적 욕망: 한국적 아케이드 프로젝트의 변형과 굴절 13_ ‘디자인 서울’의 시각성: 포스트메트로폴리스의 상상 14_ 공간의 문화자본과 예술 게토의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