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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한울아카데미 1057

국가와 일상: 박정희 시대

저자
공제옥
발행사항
파주: 한울아카데미, 2008
형태사항
508p. : 삽도, 24cm
서지주기
참고문헌을 포함하고 있음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2495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22495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일상공간을 통해 들여다 본 박정희 시대의 국가동원체제

박정희 시대를 벗어난다는 것은 아직 미완의 과제이다. 발전주의, 개발주의, 국가주의처럼 박정희 시대에 강화·정착된 가치들은 지금도 우리를 포획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에도 토건국가의 속성은 여전히 생태적 발전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고, 끊임없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은 모든 정부에 짐 지워져 있다.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규정하는 중요한 잣대도 경제성장이다. 박정희 시대의 부활을 꿈꾸는 정치세력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문화 측면에서 식민지 혼성의 특성을 지닌 오늘날의 일상문화는 박정희 시대에 확산·정착되었다. 따라서 현재 우리의 모습을 잘 알기 위해 박정희 시대의 분석은 중요한 과제이다.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박정희 시대의 정치나 경제가 아니라 일상이다.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진행된 박정희 개인이나 당시의 집권층에 대한 연구, 경제개발계획 등 경제정책 연구나 경제성장 요인 분석, 정치사나 대외관계사 등의 연구도 모두 중요하고 필요하다. 하지만 박정희 시대의 전체상을 좀 더 정교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상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 책에서는 일상의 다양한 측면을 통해 박정희 시대의 연구를 한 단계 진전시키고자 노력했다.

이 책은 박정희 시대 국가동원체제의 제도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글 네 편을 “제1부 국가동원체제의 형성”이라는 주제로 묶어 수록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에서, 고원은 농촌 새마을운동을 국가가 농민의 일상 속에 특정한 생활규범을 침투시키고자 한 ‘농민생활의 근대적 규율화 운동’이자 이를 통해 농민을 ‘국민’으로 호명하고자 한 헤게모니 권력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는 바로 ‘근대적 국민’ 만들기의 일환이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정희식 국가동원체제의 핵심적인 제도였던 새마을운동이 추구한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분석하고자 한 것이다.
신병식은 박정희 체제의 중요한 기반인 군대 제도와 관련한 분석에서 병역기피자 단속과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담론을 통해 징병제를 확립해나갔음을 분석하고, 이것이 제도적으로는 국가동원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임을 밝히고 있다.
홍성태는 국가동원체제의 기초가 된 제도인 주민등록제도의 도입과 변천과정을 '주민등록제도와 총체적 감시사회의 형성'이라는 글에서 다루고 있다. 1962년에 제정된 주민등록제도와 1968년에 도입된 주민등록증제도 및 주민등록번호 부여, 그리고 전 국민 지문날인 제도는 총체적 감시체제의 제도적 기반이라는 것이다. '일상적 감시사회를 넘어서'라는 글에서는 주민등록제도가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어 주민등록제도에 기반을 둔 일상이 형성되었음을 분석하고 있다.

다음으로 일상생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식생활, 주택, 의례, 성생활, 그리고 대중문화와 관련한 글 다섯 편을 수록했다. 이 글들은 “제2부 일상생활과 통제”라는 주제로 묶었는데, 그것은 이 주제들이 일상생활에 대한 국가 개입과 관련하여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공제욱은 박정희 시대의 ‘혼분식 장려운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가 차원의 경제적 필요 때문에 국가가 어떻게 시민들의 식생활에 개입하고 식생활의 습관을 바꾸려고 시도했는지를 분석했다. ‘혼분식 장려운동’은 내용상 ‘혼식 장려’와 ‘분식 장려’로 구분할 수 있는데, ‘혼식 장려’의 효과는 일시적이었던 반면, ‘분식 장려’의 효과는 장기적이고 컸다. 그 결과 식생활의 서구화가 촉진되었는데,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 요인을 분석했다.
이승훈은 ?강제된 주거공간과 농민의 일상?이라는 글에서 오늘날 농촌주택의 표준이 된 1970년대 농촌주택개량사업의 추진 배경과 추진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농촌주택이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과 농민들의 반응을 분석하고 농촌에 도시형 문화주택이 들어서게 된 것은 ‘도시다운 삶의 과시적 효과’와 관련이 있음을 분석하고 있다.
고원은 가정의례준칙의 도입 배경을 다룬 글에서 이 준칙이 전통의례문화에 대한 국가의 통제라는 측면, 즉 전통과 근대의 충돌뿐만이 아니라 근대 내부에서의 충돌, 다시 말해 당시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배태되고 있었던 의례의 상업화와 과시소비적 의례문화의 확산을 제어하는 목적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가정의례준칙의 전개과정은 대중의 내핍과 근면을 바탕으로 급속한 성장을 한 박정희 체제에서 그 성장의 수혜계층에 의해 그 체제가 내세운 근검·절약이라는 가치가 부정당하는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김명숙은 ?국가동원과 ‘가족계획’?이라는 글에서 성생활에 대한 국가의 동원 및 통제만이 아니라 일상인들의 반응을 분석하고, 가족계획으로 불리는 출산 조절이 통제가 사라져도 지속된 것은 구성원 속에 체화되어 동원에서 자발로 변형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유선영은 1970년대 호스티스영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영화를 정치적 동원의 수단으로 인식한 국가와 당시 영화를 즐기던 대중들의 정서 및 정체성 사이의 균열과 충돌을 분석하고 있다. 호스티스영화는 “박정희 지배체제 헤게모니의 불안정성과 모순 그리고 균열들을 드러내는 징후”라는 것이다. 따라서 호스티스영화를 단순하게 박정희 정권의 대중정치기술의 산물, 즉 대중의 욕망을 특정한 방향으로 분출시켜 대중독재체제를 구축한 ‘욕망의 정치’의 산물로 보는 것에 반대한다. 동시에 호스티스영화를 저항적인 영화, 전복적인 코드를 가진 영화로 보기도 어렵다고 본다. 전복적인 해독을 가능케 하는 상황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호스티스영화는 기본적으로 섹스 묘사에 방점이 있는 선정적 영화였기 때문에, 이 영화에 호응하는 젊은 층은 사적 영역에 대한 커져가던 자의식을 정치적 저항으로 표출하기보다 이러한 영화에 대한 호응 속에서 퇴폐성과 불온성의 요소에도 불구하고 전복적 에너지를 급격히 소실하게 되었다고 본다.

다음으로 박정희 정권은 국가주의와 애국주의를 고양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는데 그와 관련된 글 두 편을 “제3부 국가주의와 국민 만들기”라는 주제로 묶었다.
장영민은 1970년대 국사교육 강화의 배경과 경과, 그리고 학계의 반응을 분석한 글에서 ‘민족주체성 확립’을 목표로 국사교육 강화가 이루어졌지만, 그 결과는 정권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었다고 평가한다. ‘국사교육강화위원회’의 활동, 국사 교육과정 개편, 국정 교과서 편찬 등의 과정에서 당시의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가 민족주의 이념 속에서 대체로 정권의 강압에 순응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학문적 저항과 국사교육 자체의 부실로 기대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은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정호기는 박정희 시대의 ‘애국선열조상건립’ 운동에 대한 분석에서 이 운동을 주도한 주체 구성의 특성, 소요 자원의 동원, 동상이 건립된 인물과 건립 시기의 특성을 고찰하고 있다. 그리고 당시 동상들에 투사된 담론은 애국주의임을 밝히고 있다. 기념조형물은 체제를 막론하고 국가주의적 정체성과 통합을 위해 선호되었는데, 박정희 시대 동상 건립 프로젝트는 기대했던 것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독자 대상
-관련 전공 대학생, 대학원생
-한국현대사에 관심 있는 대학생 및 일반인
목차
차 례 제1장 서론: 박정희 시대 일상생활 연구의 의미|공제욱 제1부 국가동원체제의 형성 제2장 새마을운동의 농민동원과 ‘국민 만들기’|고 원 제3장 징병제의 강화와 ‘조국 군대화(軍隊化)’|신병식 제4장 주민등록제도와 총체적 감시사회의 형성|홍성태 제5장 일상적 감시사회를 넘어서|홍성태 제2부 일상생활과 통제 제6장 ‘혼분식 장려운동’과 식생활의 변화|공제욱 제7장 강제된 주거공간과 농민의 일상|이승훈 제8장 가정의례의 재편과 균열|고 원 제9장 국가동원과 ‘가족계획’|김명숙 제10장 과민족화 프로젝트와 호스티스영화|유선영 제3부 국가주의와 국민 만들기 제11장 국사교육의 강화와 국가주의|장영민 제12장 일상공간 속의 영웅과 애국주의|정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