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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공부의 비밀

발행사항
파주: 문학동네, 2016
형태사항
307 p: 삽도, 23cm
서지주기
참고문헌을 포함하고 있음
비통제주제어
뇌과학, 공부, 인문교양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6486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26486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왜 저 농땡이는 모범생보다 공부를 더 잘할까?”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난 안 될까?”…도대체 왜?

평생을 공부해왔고, 공부해야 할 우리 모두를 위한
공부의 비밀

꾸준히, 집중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믿음을 배반하는
공부에 대한 유쾌하고도 과학적인 도발!
‘괴짜 기계’인 뇌를 움직이려면 머리를 몰아세우지 말고 설득하고 유혹하라


이런 의문을 한번씩 품어봤을 것이다. 죽어라 공부해도, 왜 죽도록 잘 안 될까? 게다가 분명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숨이 턱 막히면서 눈앞이 하얘지는 이유는 뭘까? 노력이 부족했나, 아니면 다른 뭔가가 더 있는 걸까? 우리는 (학창시절에도) 공부했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으며, (어쩌면 평생을) 계속해서 공부해야 할 운명인지도 모른다. 노력 끝에 이룬 성취에 뿌듯한 기쁨을 느낄 때도 있지만, 매일 꼭두새벽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인내심 넘치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었는데도 만족스런 결과가 나와주지 않으면 머리를 쥐어뜯으며 좌절하고 자책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너무 좌절하지는 말자. 윈스턴 처칠도 그랬다. 이 책에 나오는 처칠의 십대 소년 시절 이야기다. 처칠은 명문 남학교인 해로 스쿨(Harrow School)에 입학하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처칠은 꼭 그 학교에 들어가고 싶었다. 1888년 3월 드디어 입학 시험날이 다가왔다. 시험지를 받았는데 열심히 공부한 역사와 지리 대신 생각지도 못했던 라틴어와 그리스어 문제가 왕창 나왔다. 처칠은 후에 이렇게 술회했다. “시험지 위에 내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시험 문제 번호를 적었다. 1. 그러고 한참 생각한 뒤 괄호를 집어넣었다. (1). 그러고 나서도 시험 문제와 연관된 사실 등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시험지에는 답을 썼다가 지운 흔적들만 남았다. 두 시간 동안 딱한 지경의 내 시험지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다. 시험관은 내 시험지를 걷어가 교장선생님에게 전달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공부와 시험의 굴레 속에서 비슷한 좌절을 절실히 겪었다. 뉴욕타임스 과학 담당 기자인 베네딕트 캐리는 ‘공부밖에 모르는 샌님’, 자타공인 노력파로 학창시절을 내내 보내왔는데도 SAT 시험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열 군데가 넘는 대학에 지원해 줄줄이 떨어지고서 공부 방법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와 오랜 숙고 끝에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뇌과학 연구 결과에 기반을 둔 학습과학서다. 저자는 인간의 머리는 로봇이 아닌데 다들 한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매일 집중해서 공부할 것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이 책을 썼다. ‘꾸준히, 집중해서, 열심히 노력하라’?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는 방법으로 믿어온 강령 자체가 어쩌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문제의식이 이 책의 출발점인 셈이다. 받아들이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믿음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오래된 오해일지도 모른다. 뇌가 작동하는 방식은 로봇의 그것과 같지 않다. 뇌가 기계라면 그것은 매우 괴짜 같은 기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때때로 딴짓을 하고, 기계적인 반복·암기와 작별할 때, 간격을 두고 학습하며 일부러 까먹거나 좌절한 후에 다시 책을 펼쳤을 때,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사전 시험을 봤을 때 더 잘 배울 수 있다. 그게 무슨 소리일까?

단순하게 비교했을 때 뇌는 근육과 다르다. 뇌는 현재 위치, 환경뿐 아니라 기분, 타이밍, 바이오리듬에 민감하다. 뇌는 우리가 의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이나 배운 사실을 나중에 떠올릴 때는 전에 놓쳤던 디테일한 부분까지 잡아낸다. 뇌는 밤에 잘 때도 낮에 있었던 일들의 숨겨진 연결고리나 심연의 의미를 찾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뇌는 무작위성보다 의미를 훨씬 좋아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한다. 뇌는 순서도 중시하지 않는다. (…) 뇌가 학습 기계라면, 뇌는 괴짜 기계다. 그리고 뇌의 특이한 점이 잘 활용될 때, 뇌는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12, 13쪽)

간단히 말해, 배우는 방식에는 맞고 틀림이 없다. 단지 습득하려고 하는 정보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전략이 따로 있을 뿐이다. 실력 좋은 사냥꾼이 먹잇감에 따라 다른 함정을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다. (15쪽)

공부를 못하는 이유
아이러니하지만 우리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집중, 반복학습, 일관성 있게 한자리에서 공부하는 습관 등은 어떤 의미에서 뇌가 학습하는 것을 방해할 때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정 시간 이상을 공부하는 데 쏟는 기본적인 노력 자체가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유창성 착각’이란 것이 있다. 같은 내용, 요점이 정리된 노트 등을 반복해서 보다보면 아직 숙지하지 않은 내용인데도 그 내용을 이미 다 알고 기억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현상을 뜻한다. 요점 정리 노트에 밑줄 긋고 형광펜 칠하면서 무턱대고 반복 학습을 하다보면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다.

유창성이란 사실, 공식, 주장 등 당장은 기억하기 쉬운 것들을 내일, 모레까지도 다 기억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일컫는다. 유창성에 대한 착각은 너무 강력해서 어떤 주제나 숙제를 정복했다고 생각하면 더 공부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간주해버린다. 우리는 우리가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형광펜으로 표시하기, 학습 지침 만들기, 심지어 선생님이 나눠주었거나 교과서에 나와 있는 각 장의 개요 읽기 등 학습의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유창성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 (120, 121쪽)

그토록 강조되는 집중력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저자는 집중력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힌다.

‘집중력’은 학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배웠다. 집중력이란 정확히 어떤 것일까? 집중이 어떤 의미인지 각자 나름대로 생각이 있을 것이다. 집중이 잘될 때 우리는 바로 감지하고, 더 집중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집중력이란 학습중에 뇌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신기루 같은 상태를 이상적으로 표현한 말일 뿐이다. (278쪽)

까먹어도 괜찮다, 아니 오히려 좋다
한편, 공부를 할 때 우리가 물리쳐야 할 부정적인 요소로 강조하던 것들이 사실은 도움이 될 때도 많다. 망각이 그렇다. 망각은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한 일종의 거름 장치 역할도 한다. 또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회상’을 통해 기억이 흐려지면서 동시에 선명해진다. 무언가를 암기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새로운 사실이나 단어가 더 잘 떠오르는 현상도 이것 때문이다.

1913년에 발표된 밸러드의 연구 결과는 과학계에 혼란을 가져왔다. (…) 하지만 밸러드는 자신의 연구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알았다. “우리는 한번 기억한 것을 잊어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한번 잊어버린 것을 기억하는 성향이 있다”고 그는 썼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또다른 특징도 있다. 바로 ‘회상’이다. 처음 학습했을 때보다 시간이 경과한 후 새로운 사실이나 단어가 더 잘 떠오르는 것으로, 밸러드는 이를 일종의 성장이라고 명명했다. 기억이 흐려지고, 동시에 선명해지는 이 두 가지 성향은 시나 단어 등을 기억하려고 한 다음 며칠 후에 일어난다. (56쪽)

망각은 기억이 희미해지는 수동적 프로세스가 아니라 필터링을 하는 능동적 프로세스다. 필요 없는 정보들을 치우기 위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다. (57쪽)

때로는 산만하게, 그리고 딴짓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제를 해결하는 도중,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순간에 의도적으로 ‘셀프 방해’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인간은 순탄하게 한번에 해결한 과제보다도 미완성의 과제를 훨씬 더 오래 기억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일부러 과제 수행을 방해함으로써 해당 과제를 의식의 최상단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나, 전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간격 효과’가 발휘되는 분산학습도 효과적이다. 특히 이는 새로운 것을 기억해야 할 때 유리한 기법이다. 한 번에 몰아서 공부하기보다는 나눠서 공부하는 것이 낫다. 잔디에 물을 줄 때도 일주일에 한 번 한꺼번에 물을 주는 것보다 세 번에 나눠서 물을 주면 물의 총량은 적게 들면서도 잔디를 더 파릇파릇하게 가꿀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편, 무언가를 연마하거나 연습할 때는 한 가지만 계속 반복해서 연습하고 그걸 ‘마스터’한 다음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보다는 이것저것 뒤죽박죽 섞어서 연습하는 게 효과적이다. 예컨대 배드민턴 서브 세 가지를 연습한다고 치자. 그러면 이 세 가지 서브를 각각 하나씩 완벽하게 정복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여러 가지 서브를 섞어가면서 유연성 있게 함께 연습해야 각각의 서브를 더 잘 구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내용은 우리가 모든 것을 단계별로 순서대로 완벽하게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탈피해야 함을 시사한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자!
잘 자고 쉴 땐 쉬면서 일상처럼 즐기는 것, 그것이 진짜 공부다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이런 것이 공부였다니!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이야기들도 눈에 띈다. 예컨대 잘 자고 쉴 땐 쉬어야 한다는 것. 공부에서 그게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잠은 기억을 ‘응고화’시켜준다.
한마디로 유연성과 휴식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공부하면서 생각의 각도를 바꿔보는 시도가 중요하다. 그래야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막다른 골목에선 잠시 머릿속에서 그 과제를 치워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착수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그래야 창의적인 해결책이 보인다. 고통스럽지 않게 뇌의 요구를 따르면서도 좀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니 왜 진작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무조건 집중해서 꾹 참고 끝까지 한 번에 완벽히 외우고 습득해야 한다는 부담감만 좀 덜더라도 공부가 더 즐거워지는 건 물론이고 더 좋은 성적도 낼 수 있지 않을까? 실천하기 쉬운 방법들이 이 책 안에 있다.
목차
서문_ 여백을 넓히다 1부. 기초 이론 1. 기억의 생물학 | 스토리 메이커 2. 학습의 새로운 이론 | 망각의 힘 2부. 파지 3. 맥락의 효과 | 좋은 습관에서 벗어나기 4. 분산학습의 이점 | 간격 두기 5. 시험의 다양한 측면 | 무지의 숨겨진 가치 3부. 문제 해결 6. 인큐베이션의 역할 | 주의산만의 이점 7. 여과의 누적 효과 | 잘하다가 그만두기 8. 인터리빙 | 뒤죽박죽 섞어서 연습하기 4부. 무의식 활용하기 9. 변별 지각 활용 | 생각하지 않고 학습하기 10. 응고화, 수면의 역할 | 잠이 보약이다 결론_ 수렵·채집 모드의 뇌 | 부록_ 11가지 필수 질문 |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