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능동적 여행자이자 지리학자로서의 도시 기행
삶의 영원성을 간직한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를 거닐다
망통 역을 빠져나오자마자 나를 격하게 맞아 주는 파란 하늘은 이 지방의 빛깔이 왜 쪽빛인지를 실감케 한다. 하늘에 눈을 두고 도시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향을 알려 주는 밤하늘의 북극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하늘은 빛깔만으로도 여행자를 작은 도시로 자연스럽게 안내해 준다. 망통은 색깔로 자신이 지중해 도시의 일원임을 말해 준다. 정열과 흥분을 가져오는 오렌지색, 주황과 연분홍 색깔이 내려앉은 건물들이 저마다 뽐을 내고 있다.
_13쪽, Chapter 1 「프랑스 국경의 작은 축제 도시, 망통」
가장 먼저 봄이 움트는 ‘남쪽’은 자연스레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대한 향수를 우리 마음에 불러일으키곤 한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 대한 막연한 선망처럼 유럽, 그중에서도 지중해를 품은 남부 유럽은 쪽빛 바다 아래로 펼쳐지는 낭만과 여유로 가득한 곳이다. 가파른 해안 지형에 강렬한 색상을 지닌 주택들, 작지만 개성이 넘치는 가게, 도시 곳곳에 설치된 분수대, 시에스타(Siesta)라고 하는 달콤한 낮잠 문화 등에서 나타나는 느린 듯 여유로운 삶의 양식은 남부 유럽의 독특한 경관을 형성한다. 일찍이 마티스와 세잔, 고흐가 남프랑스에서 자연의 색을 탐구하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냈듯이 이곳 남부 유럽은 지중해성 기후의 강렬한 태양 아래 자연의 원초적인 색감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곳이다.
『남부 유럽 도시 기행』은 그동안 지리학자로서 일상 속에서 지리와 관련한 교양서를 집필해 온 저자 이경한이 여행자로서 경험한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를 그대로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이탈리아의 국경을 넘어 남프랑스의 망통을 시작으로 모나코, 에제, 니스,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아를, 아비뇽, 몽펠리에를 여행하고, 다시 기차를 타고 스페인 국경을 넘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세비야를 여행하였다. 그리고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를 여행하며 느낀 감상과 사유를 담담하면서도 감미로운 글솜씨로 옮겨 놓았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주체적으로 길을 찾을 기회를 갖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저자는 능동적인 여행자의 자세로 도시마다 넘치는 개성을 포착하고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근대화의 상징인 서부 유럽과는 다른 남부 유럽 도시들의 장소 정체성을 파고드는 부분에서는 지리학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나기도 한다. 에세이의 형식을 빌려 남부 유럽이 가진 아름다운 풍광뿐 아니라 그 경관에 얽힌 복잡하고도 다층적인 문화와 역사를 짚어 냈다.
남부 유럽의 도시는 하나같이 골목골목 집집마다 낡은 테라스에 화분이 놓여 있고 이불과 옷가지들이 걸려 있다. 오래전부터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이 정감 어린 모습은 작은 삶의 공동체를 가지고 자신들의 장소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작은 일상에서도 남다른 미학을 찾아내는 저자의 글을 통해 지리적 공간과 역사적 시간의 축을 바탕으로 삶의 영원성을 획득하게 된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에 빠져 보자. 읽는 것만으로 햇볕에 말린 빨래 냄새가 날 것 같은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중해의 바다와 햇살이 그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삶의 영원성을 간직한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를 거닐다
망통 역을 빠져나오자마자 나를 격하게 맞아 주는 파란 하늘은 이 지방의 빛깔이 왜 쪽빛인지를 실감케 한다. 하늘에 눈을 두고 도시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향을 알려 주는 밤하늘의 북극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하늘은 빛깔만으로도 여행자를 작은 도시로 자연스럽게 안내해 준다. 망통은 색깔로 자신이 지중해 도시의 일원임을 말해 준다. 정열과 흥분을 가져오는 오렌지색, 주황과 연분홍 색깔이 내려앉은 건물들이 저마다 뽐을 내고 있다.
_13쪽, Chapter 1 「프랑스 국경의 작은 축제 도시, 망통」
가장 먼저 봄이 움트는 ‘남쪽’은 자연스레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대한 향수를 우리 마음에 불러일으키곤 한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 대한 막연한 선망처럼 유럽, 그중에서도 지중해를 품은 남부 유럽은 쪽빛 바다 아래로 펼쳐지는 낭만과 여유로 가득한 곳이다. 가파른 해안 지형에 강렬한 색상을 지닌 주택들, 작지만 개성이 넘치는 가게, 도시 곳곳에 설치된 분수대, 시에스타(Siesta)라고 하는 달콤한 낮잠 문화 등에서 나타나는 느린 듯 여유로운 삶의 양식은 남부 유럽의 독특한 경관을 형성한다. 일찍이 마티스와 세잔, 고흐가 남프랑스에서 자연의 색을 탐구하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냈듯이 이곳 남부 유럽은 지중해성 기후의 강렬한 태양 아래 자연의 원초적인 색감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곳이다.
『남부 유럽 도시 기행』은 그동안 지리학자로서 일상 속에서 지리와 관련한 교양서를 집필해 온 저자 이경한이 여행자로서 경험한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를 그대로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이탈리아의 국경을 넘어 남프랑스의 망통을 시작으로 모나코, 에제, 니스,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아를, 아비뇽, 몽펠리에를 여행하고, 다시 기차를 타고 스페인 국경을 넘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세비야를 여행하였다. 그리고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를 여행하며 느낀 감상과 사유를 담담하면서도 감미로운 글솜씨로 옮겨 놓았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주체적으로 길을 찾을 기회를 갖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저자는 능동적인 여행자의 자세로 도시마다 넘치는 개성을 포착하고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근대화의 상징인 서부 유럽과는 다른 남부 유럽 도시들의 장소 정체성을 파고드는 부분에서는 지리학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나기도 한다. 에세이의 형식을 빌려 남부 유럽이 가진 아름다운 풍광뿐 아니라 그 경관에 얽힌 복잡하고도 다층적인 문화와 역사를 짚어 냈다.
남부 유럽의 도시는 하나같이 골목골목 집집마다 낡은 테라스에 화분이 놓여 있고 이불과 옷가지들이 걸려 있다. 오래전부터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이 정감 어린 모습은 작은 삶의 공동체를 가지고 자신들의 장소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작은 일상에서도 남다른 미학을 찾아내는 저자의 글을 통해 지리적 공간과 역사적 시간의 축을 바탕으로 삶의 영원성을 획득하게 된 남부 유럽의 열두 도시에 빠져 보자. 읽는 것만으로 햇볕에 말린 빨래 냄새가 날 것 같은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중해의 바다와 햇살이 그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Chapter 1 프랑스 국경의 작은 축제 도시, 망통
Chapter 2 사랑과 도박에 빠진 도시왕국, 모나코
Chapter 3 지중해의 경관을 품은 도시, 에제
Chapter 4 지중해를 삼킨 도시, 니스
Chapter 5 문화의 교차로, 마르세유
Chapter 6 세잔의 도시, 엑상프로방스
Chapter 7 고흐와 함께 걷는 도시, 아를
Chapter 8 여행자를 자발적 포로로 잡아 두는 장소, 아비뇽
Chapter 9 파리를 닮고자 한 도시, 몽펠리에
Chapter 10 우리가 지킬 가치를 생각하는 도시, 마드리드
Chapter 11 카탈루냐의 독립을 원하는 도시, 바르셀로나
Chapter 12 정열 그 이상의 도시, 세비야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