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체제의 붕괴 이후 세계는 실리를 바탕으로 무한경쟁의 시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세계질서의 재편과정에 돌입했습니다. 지구촌은 세계화와 정보화 그리고 지역블록화와 지방화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향후 이와 같은 현상들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교통?통신의 발달을 통해 지구촌은 1일 생활권으로 되어 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더욱더 국제화와 개방화가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전통적 국가개념이 약화되면서 국경의 중요성도 점차적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1986년부터 시작된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이 진척되면서 세계경제체제의 골격을 이루어왔던 GATT 체제는 더욱 발전되어 새로운 세계경제질서로서 ‘세계무역기구(WTO)’가 1993년부터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세계화에 힘입어 세계경제의 교역량은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자본교류와 인적교류(관광 여행, 비즈니스 출장 및 고급인력의 이동뿐만 아니라 단순 노동력의 이동)도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화와 지역블록화는 생산요소(상품과 서비스, 자본,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는 동시에 범죄세력이나 조직범죄집단의 활동영역을 넓혀주면서 국제화 네트워크의 발판을 제공하는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정보화도 생활과 산업 등에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새로운 범죄유형인 보이스 피칭 혹은 신용카드 사기와 해커 등의 사이버 범죄 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의 사회주의체제 붕괴 이후 ‘철의 장막’ 제거와 동유럽 국가들이 EU 회원국의 가입으로 국경이 무의미해지면서 제일 득을 보는 그룹과 계층에는 경쟁력을 보유한 경제주체(기업, 시민)뿐만 아니라 호기를 장악한 범죄조직집단도 포함됩니다.
1990년대 러시아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로의 빅뱅(big bang)식 체제전환 과정에서 상당히 높은 체제이행비용(system transformation cost)을 지불했습니다. 체제전환 4년 만에 러시아의 GDP는 반 토막 났으며, 초 인플레이션, 높은 실업률 등 거시경제지표의 적신호와 더불어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총체적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1996년부터 찾은 안정도 1998년 8월 모라토리엄 사태로 인해 러시아는 사실상의 국가 파산 상태에 직면했었습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러시아경제는 오뚝이처럼 일어나 1999년 3.2%의 성장을 계기로 2000년부터 연간 6-7%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안정을 이루어 나가면서 에너지외교를 통한 국제적 영향력의 강화를 실현해가고 있습니다. 2008년 가을 세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러시아경제도 외부요인, 특히 국제 연료가가격의 하락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다시금 안정과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2000년부터 푸틴 대통령은 ‘법에 의한 정치(dictatorship of law)’와 ‘강한 러시아(strong Russia)’의 기치를 내걸면서 법위에서 활동하는 지방정치엘리트, 올리가르히와 범죄세력의 권력 약화를 위해 국가질서의 회복을 최우선과제로 채택했습니다. 또한 푸틴은 중앙집권 정책과 전략부문(천연가스, 석유, 원자력, 전략광물 등)의 재국유화 정책을 우선과제로 채택하면서 국가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특히 2003년 유코스(Yukos)사태 이후 시장과 민주화 개혁이 후퇴하면서 권위주의적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로 전환됐습니다.
푸틴은 사법부의 통제는 물론 2003년과 2007년 12월의 제4대와 제5대 국가두마 선거에서 여당의 약진으로 국가두마(하원) 그리고 연방의회(상원) 등 입법부의 통제를 통해 명실 공히 3권을 장악했습니다. 또한 언론매체와 매스미디어의 장악과 국내외 시민세력(NGO)의 통제뿐만 아니라 2008년 3월초 제5대 러시아연방 대통령선거에서 친 푸틴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 당선 당시 만 42세)의 당선 등으로 러시아 정치는 안정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의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푸틴보다 민주화와 시장 개혁의 가능성은 열려 있어 보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푸틴 총리는 메드베데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12년부터 6년 연속적으로 2024년까지 6대 및 7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러시아 정국의 안정과 강력한 중앙집권 정책의 집행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 등으로 외형적인 조직범죄집단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1990년대보다 총격전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조직범죄단체의 수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가 발전되고 국제적 입지가 견고해지고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러시아 범죄현상 역시 국외로 그 세력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2010년 대한민국과 러시아연방공화국의 국교수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국내외의 관련행사가 줄을 이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체제전환도 20여년이 흘렀음을 의미한다. 체제전환 이후 러시아는 국경을 활짝 열어 제치고 자본주의 시스템의 연착륙 시도와 세계화의 길을 걷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체제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러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 분야는 사뭇 낯설기만 합니다. 그로 인한 사법체계 역시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못한 사항들이 상당부분 존재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입니다. 이는 대러시아관계 뿐 아니라 러시아 진출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거나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장벽을 다소나마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 하에 러시아연방 형법을 번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러시아연방 형법은 러시아연방에서 행위의 범죄성립과 가벌성을 확립한 기본적이고 유일한 법원(法源)이자 독특하고 표준적인 법률입니다. 러시아연방 형법은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성립되었습니다. 1996년 5월 24일 국가두마(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Дума 하원)에 의해 채택되어, 동년 6월 5일 연방의회(Совет Федерации)에서 승인된 후, 동년 6월 13일 러시아연방 대통령에 의해 서명ㆍ공포되었습니다. 본법은 1997년 1월 1일에 러시아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형법(1960년, РСФСР, 이하 러시아공화국으로 칭함)을 대체하여 시행되어 지금까지 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대와 국제 상황적 당위성에 의해 시도된 러시아연방 형법의 번역작업 과정은 그리 쉽지 않은 작업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는 한국과 러시아의 올바른 이해와 관계정립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양국 간 관계 정립과 세계화 과정 하에서 상생할 수 있는 긍정적 미래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수고해 주신 여러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들 드립니다.

목 차 러시아형법에 대하여 1. 러시아형법의 역사 2. 이전 법안들과의 차이점 3. 러시아연방 형법의 체계, 스틸 및 특성 4. 러시아연방 형법제정의 방향성 러시아연방 형법 전문(국문) 제1편 총칙 제2편 각칙 <부록> 러시아연방 형법 전문(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