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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형사사법절차상 사법통역의 개선방안 연구

발행사항
서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2
형태사항
p315 : 삽도, 26cm
서지주기
참고문헌과 부록을 포함하고 있음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4135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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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24135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1. 연구의 목적

최근 몇 년 동안 우리사회는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 이민자들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국내에 거주하게 되었고, 우리나라도 더 이상 단일 민족 사회가 아닌 다문화, 다언어, 다인종 사회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이에 비례하여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법원 등의 공공기관을 찾아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증가하고 있고, 외국인의 불법 체류나 무면허 운전, 사기, 방화, 살인, 강도, 불법취업, 위장결혼, 폭력 등의 외국인과 관련한 각종 범죄 사건이 법정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있었던 소말리아 해적 사건은 공해상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한 국내재판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외국인 범죄자들에 대한 법정소송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형사소송절차에서의 피의자?피고인조사, 증인신문, 재판에서의 통역, 변호임 선임절차 등의 여러 절차법적 사안들이 고려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재판에서의 통역을 의미하는 사법통역은 피의자나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제대로 이해해야 할 재판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형사사법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형사피의자나 형사피고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절차 하에서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해야 한다는 적정절차의 이념은 형사소송의 기본 이념일 것이다. 그런데 형사절차에서 사용되는 언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전무한 외국인의 경우 통역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거나 미흡하게 이루어진다면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권이 침해되고, 무기평등의 원칙이라는 형사절차상의 정의가 구현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때문에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한국어 구사능력이 제한된 외국인이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한국어로 진행되는 형사절차의 과정을 위한 효과적인 통역서비스가 공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법통역 서비스 제공이 법제도적으로 구현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국인을 위한 사법통역 제도나 서비스의 현황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며, 앞으로 법제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더욱이 기존의 선행연구는 사법통역인 인증제도 도입과 사법통역인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재판상의 통역(법정통역)에 국한되지 않고, 재판을 포함한 형사소송절차 전반의 진행과정에서의 사법통역제도에 초점을 두고, 형사피의자나 피고인의 지위에 있는 외국인이 당해 형사소송절차에 관여하는 사법기관 및 변호사, 기타 소송참여자와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법에 의해 부여되는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상세히 검토해 본 후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 및 개선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연구범위와 방법

본보고서는 현행 형사사법절차상의 사법통역제도의 운영 실태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서론 개관 후, 제2장에서는 기초적인 검토로서 외국인 범죄현황과 사법통역 수요의 증가배경을 살펴보고 사법통역제도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제3장에서는 외국의 사법통역제도에 대한 비교법적 검토를 하였다. 그리고 제4장에서는 현행 형사소송절차상, 즉 수사단계와 공판단계에서의 사법통역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고 통역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검토해 보았다. 제5장에서는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현행 사법통역제도의 개선방안을 검토하였다.
본 연구는 사법통역제도의 이론과 실제에 관한 문헌자료 검토와 비교법적 연구를 통한 문헌연구의 방법을 사용함과 동시에 국내외의 관련기관을 방문 한 후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관련 자료를 입수하여 관련제도 및 운영 실태를 검토?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현행 사법통역제도의 정확한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근거한 보다 효율적이고 적정한 개선방안을 강구하고자 하였다.
3. 외국인 관련 범죄의 증가와 사법통역의 수요증대

국내체류 외국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외국인 범죄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나 검찰에서의 수사 및 조사, 법원에서의 재판 등에 있어서도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외국인 범죄자의 인권을 보장함으로써 우리나라도 이제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사법체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외국인 피의자?피고인을 상대로 한 수사와 공판에 있어서는 언어장벽이 큰 장애가 되므로 업무 수행에 많은 곤란과 어려움이 수반된다. 형사소송절차에 부합하는 공정성과 정확성을 담보하는 수사?공판을 위해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같이 형사절차에서의 사법통역의 필요와 역할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사법통역의 수요는 한층 더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4. 사법통역제도의 의의

가. 사법통역의 정의
사법통역(Judiciary Interpreting)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까지 없지만 민사?형사사건을 포함하는 모든 사법절차에서 필요로 하는 통역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형사사건에 관련된 통역을 가리킨다. 즉, 사법절차에서 형사피고인이나 피의자의 지위에 있는 외국인이 구사 가능한 언어와 법정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차이로부터 발생하는 의사소통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법정, 수사기관(경찰, 검찰 등), 유치장, 교도소, 보호관찰소 등 사법기능이 실행되는 기관에서 진행되는 형사절차에 제공되는 통역서비스를 말한다. 본 보고서에서 기술되는 사법통역의 의미 또한 위의 정의와 같다.
사법통역이라는 용어 또한 국내외의 문헌을 살펴보면 Judiciary Interpreting(사법통역)과 Court Interpreting(사법통역, 재판통역), Legal Interpreting(법률통역, 법률번역)이라는 용어가 혼용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재판과정에서의 통역을 주목하기 때문인지 국내외적으로 Court Interpreting(사법통역)이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법통역은 법정이라는 영역의 한계가 주어지고, 법률통역 역시 통역범위가 법률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용어사용에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사법통역은 단순히 법정에서의 통역뿐만 아니라 형사재판의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서 이루어지는 수사를 비롯하여 법정에서의 재판과정, 그리고 형의 집행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영역을 포괄할 수 있으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사법통역이라는 표현이 위의 정의내용에 보다 부합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 사법통역의 적용범위 및 장소


나. 사법통역의 목적

사법통역의 기본목적은 피고인(또는 피의자)이 당해 형사절차에 관여하는 사법기관 및 변호사, 기타 소송참여자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판을 포함한 형사절차의 진행과정에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법에 의해 부여되는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권리를 보호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형사사법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형사피고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절차 하에서 국가형벌권을 실현해야 한다는 적정절차의 이념(due process of law)은 형사소송의 지도이념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피고인은 소송의 주체로서 독립된 권리를 가지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헌법 제12조도 적정절차의 이념을 반영하는 형사피고인과 피의자의 기본권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진술권보장(동법 제268조) 등 적정절차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적정절차의 원칙 하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관련하여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무기평등의 원칙을 들 수 있는데, 이를 위하여 각국의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에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고 또한 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때는 국선변호인을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형사절차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구사력이 제한된 외국인의 경우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와의 의사소통 및 관련 증인의 증언내용의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법이 규정한 피고인의 방어권의 행사와 무기평등 원칙의 실현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형사절차의 진행과정에서 외국인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있어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인 효과적인 통역서비스를 제공 받을 권리이다.

5. 외국의 사법통역제도 관련 입법례

국제인권규약 B규약 제14조 3항 (a), (f)는 모든 사람은 그 형사상 죄의 결정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죄의 성질 및 이유를 통지받고, 법원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이해하거나 말할 수 없는 경우에는 무료로 통역의 원조를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절차에서 형벌권 발동의 근거가 되는 사실 및 권리의 존재와 내용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는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법정절차 특히 형사절차에 있어서 통역은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에서 죄의 성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정확성이 요구되는 일이다.
긴 이민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은 일찍이 사법통역제도가 도입되었다. 미국에서 사법통역제도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이민으로 구성된 국가라는 측면도 있지만 영미법이 가지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영미법상의 당사자 주의와 구두변론주의 그리고 배심제도가 사법통역제도 확립에 큰 영향을 끼쳤다. 비법률가인 배심원에게 통역을 통해서 피고인이나 증인의 진술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판례를 통해 사법통역이 하나의 권리로 인정되었으며, 뒤이어 사법통역 프로그램을 제도화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각 주에서 공인사법통역인 시험제도를 도입하여 엄정하게 자격을 심사하고 있다. 동시에 사법통역인에게 정확하고 고도의 전문가적 윤리규정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민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다문화 국가인 호주의 경우 남호주와 빅토리아 주의 경우는 통역을 제공받을 권리에 관해서 규정하고 있지만 다른 주는 관습법에 따라 각 법원이 통역여부 제공에 관해서 재량권을 부여받고 있다. 호주의 경우 연방과 주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독립기구인 NAATI가 인증시험을 시행하는 등 통역인과 번역사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국제재판소의 선진적인 통역관행을 국내재판에 들여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연합 내 회원국들은 유럽인권협약을 근거로 사법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사법통역과 법률번역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2차에 걸친 그로티우스 프로젝트와 후속 프로젝트인 AGIS를 진행한 바 있다. 유럽 각국은 간단한 면담이나 이력서 체크에서 정규시험까지 상이한 방식으로 통역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특정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통역인 시험을 거치는 허가받은 통역인과 기타의 방법으로 인증을 거친 허가받지 않은 통역인 양자를 인정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통역인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윤리기준이 제시되었다. 유럽연합은 EU차원에서 사법통역제도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권고안을 내놓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콩의 경우는 사법통역을 받을 권리가 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있다. 홍콩 사법통역제도의 특징은 외국어 통번역 못지않게 중국어 방언 통역이 활성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홍콩은 공무원임용 시험을 통해서 사법통역인을 선발하고 있으며, 사법통역인들이 기본적인 업무를 행함에 있어 지켜야 할 사항들을 문서화하여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상 각국의 사법통역인 제도를 살펴보았다. 많은 나라에서 통역을 받을 권리를 피고인의 권리로 인정하고 있거나 혹은 인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많은 국가들이 사법통역인 제도 운용을 위한 법률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사법통역인의 고도의 전문성과 도덕성 및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엄격한 자격인증제도를 정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6. 형사소송에서의 사법통역을 둘러싼 문제

가. 수사단계에서의 문제점
수사단계에서 통역 역할의 중요성이 잘 나타나는 부분은 외국인 피의자와 관련한 부분이다. 외국인 피의자는 우리나라 말을 잘 이해를 못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전혀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검사나 사법경찰관도 해당 외국어를 몰라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할 때에 통역인의 필요성 및 그 역할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는 비록 수사과정 뿐만 아니라 재판과정 그리고 형의 집행과정에 있어서도 공통되는 문제로서 외국인 범죄를 취급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애로점이기도 하다. 더구나 외국인은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 습관, 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사절차 및 재판제도를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통역을 통하더라도 진술내용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거나 파악함에 있어서 곤란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국인에 의한 범죄를 수사함에 있어서는 외국인 피의자에게 우리나라 형사절차의 흐름을 정확하게 인식시켜 그 방어권 행사에 유감이 없도록 하는 것이 요구된다.

나. 공판단계에서의 문제점

사법통역인의 통역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 기소장 등본송달 직후에 피고인에게 그 내용을 알리기 위하여 번역된 내용을 전달하고 공판심리에서 모두절차 및 판결선고를 비롯한 통역을 하여도 그 내용이 정확하게 피고인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어떠한 판결을 받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자유권규약 14조 항 (a) 규정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며 한국어를 이해하는 평균적인 사람이 정당하게 행사할 권리를 상실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국제인권법상 해당 피고인에게 보장된 권리가 침해되게 된다. 또한 공판심에 이러한 사법통역인이 통역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 등이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어 피의자?피고인에 대한 권리보호를 위하여서는 무엇보다 유능하고 적정한 통역인 확보가 불가결하다.

다. 사법통역의 법적 성격

사법통역은 증거방법의 의미로서의 통역과 통역을 매개함으로써 소송관계자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공정한 심리를 담보함과 동시에 피고인의권리보호를 도모한다고 하는 의미로서의 통역이라고 하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판례 및 학설은 법원의 보조자로서의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예를 들어 피고인이 통역을 요구하였을 때 법원에서는 원칙적으로 통역을 붙일 의무가 있는지에 대해서 판례는 형소법 제180조의 국어에 통하지 아니하는 자의 해당 유무는 법원이 해당 인물의 「학력, 경력, 직업, 공판기일에서의 진술내용 및 태도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여 통역을 붙일지 여부의 결정은 오로지 법원의 소송지휘권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일본 판례에서는 수사단계에서 녹취된 진술조서에 대해서 피고인질문이나 증인신문을 통해서 통역의 정확성을 음미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 경우에는 수사단계에서의 통역인의 부적격성이나 통역의 부정확성의 문제로부터 바로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수사단계에 있어서 요구되는 통역능력은 일상 사회생화에 있어서 회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와 견해를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도이면 충분하다고 하여 법률의 전문지식에 대해서도 「법정에서의 통역인과 달리」, 통상 일반적인 상식정도의 지식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하여 수사에 있어서 필요로 하는 통역능력 정도를 완화하는 것을 인정하는 판례도 보인다.
그러나 피의자?피고인이 권리의 내용을 이해하고 수사단계를 포함해서 대립 당사자인 검찰관이나 수사기관의 주장과 공격내용을 알고 변호인과 방어방법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피의자?피고인과 수사기관, 사법기관, 변호인과의 사이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보장되는 것이 전제이기 때문에 피의자?피고인의 통역을 받을 권리는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1항)와 방어권행사에 있어서 불가결한 전제라고 하는 견해도 유력하다. 또한 이 점에 대해서는 인권B규약 14조 3항(a) 및 (f)가 무료통역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고 유럽인권규약 6조 3항(e)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수사단계를 포함해서 피의자?피고인에게는 통역을 받을 권리가 있고 그 권리는 적정절차보장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라. 사법통역인의 공정성과 통역의 정확성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한국어 구사능력이 제한된 외국인이 수사단계에서부터 기소 후 재판에 이르기까지 형사절차에 있어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형사피의자 또는 피고인으로서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적정한 통역이 수행되어야 하는 것은 적정절차의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 이 때의 적정한 통역이란 통역인의 공정성과 통역의 정확성에 다름 아닐 것이다.

7. 사법통역제도의 개선방안

다문화, 다언어, 다인종 사회국가들은 그 필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사법통역인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체류 외국인의 수와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도 이제는 예외가 아니다. 상당수의 외국인들이 국내에 체류하면서 서로 생활하고 부딪치다보니 갈등도 생기고 법적 다툼으로까지 비화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은 앞서 살펴본바와 같다. 이에 따라 이제 사법통역인에 대한 수요증가는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인정된 사법통역인의 확보는 현재로서는 요원하기만 하다.
이에 따라 최근 통역인의 선정 및 관리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통역인은 몇 %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통역이라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축어적으로 치환할 뿐이거나 혹은 말만 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통역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관계자들 사이에서의 「어떻게든 통역만 되면 상관없다, 일상회화만 가능하면 그것만으로 족하다」라는 분위기 속에서 통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사법통역제도 관련 근거법률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사법통역의 특성상 요구되는 전문적 언어능력뿐만 아니라 법률용어의 이해와 사법통역인의 역할과 윤리에 대한 훈련이 요구 되는 사법통역인으로서의 전문성은 확보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효과적인 사법통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법통역인으로서의 특성에 맞는 전문적인 언어 능력과 함께 소송절차에 조력하는 공적 전문가로서의 윤리의식과 소양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법통역인의 통역능력과 전문가적 자질은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에 관한 법률문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재판부, 검사, 피고인, 증인 등 다수가 참여하는 사법절차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사법정의의 실현과 피고인의 인권 보호를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사법통역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통역인이 사법통역 전문가로서 고도의 언어적 능력을 갖추고 사법통역인으로서의 윤리, 행동강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능력을 갖춘 사법통역인을 인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하에서 논의할 미국의 사법통역인법과 실무에서 사용하는 규칙 및 윤리행동강령 등은 우리나라의 사법통역제도의 입법화에 있어서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최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 제정 발효되어 법이 규정하는 국민참여 재판에 대해서는 배심제도가 도입되었다. 이러한 형사소송 관련법의 제정 및 개정과 국내체류외국인의 증가로 인하여 형사절차에서의 사법통역인의 필요와 역할의 중요성이 한층 더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사법통역인의 전문가로서의 윤리의식을 제고하고 법적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와 제도적 장치의 마련, 그리고 통역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언어능력의 검증시스템 마련은 한국 사법제도에서 시급히 요청되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목차
목차 국문요약 제1장 서론 제1절 연구의 목적 1. 문제상황 및 연구의 필요성 2. 지향점 및 연구목적 제2절 연구범위와 방법 1. 연구범위 2. 연구방법 제2장 외국인 범죄와 사법통역에 대한 일반적 고찰 제1절 외국인 범죄의 현황 1. 외국인 범죄의 의의 2. 외국인 범죄의 발생 및 검거현황 3. 국가별 통계 4. 외국인 관련 범죄의 증가와 사법통역의 수요증대 제2절 사법통역제도의 의의 1. 사법통역의 정의 2. 사법통역의 목적 3. 사법통역제도의 운영현황 제3장 외국의 사법통역제도 관련 입법례 제1절 미국 1. 사법통역인에 대한 법제 2. 사법통역인 제도의 운용 3. 사법통역인 운영의 실제-사법통역인에 관한 텍사스 주법을 중심으로 제2절 유럽 1. 사법통역인에 대한 유럽연합의 법제 2. 유럽국가의 사법통역인 제도-덴마크를 중심으로 3. 유럽연합의 사법통역제도개선 권고안 제3절 호주 1. 사법통역인에 대한 법제 2. 사법통역인 제도의 운용 3. Stern과 Hale의 호주사법통역제도 개선을 위한 권고 제4절 홍콩 1. 사법통역인에 대한 법제 2. 사법통역인 제도의 운용 제5절 소결 제4장 형사소송에서의 사법통역을 둘러싼 문제 제1절 형사소송에서의 사법통역 1. 수사단계 2. 수사단계에서의 문제점 3. 공판단계 3. 공판단계에서의 문제점 제2절 사법통역의 법적성격 1. 증거방법으로서의 통역 2. 절차적 측면에 있어서의 통역 3. 소결 제3절 사법통역인의 공정성과 통역의 정확성 1. 형소법 제180조의 의의 2. 통역인의 적격성 3. 통역인의 공정성과 통역의 정확성 제4절 소결 제5장 사법통역제도의 개선방안 제1절 사법통역제도의 입법화 1. 사법통역인의 법적지위와 역할 2. 사법통역인법(The Court Interpreters Act) 제2절 사법통역인 직업윤리 규범 마련 1. 사법통역인의 지위와 윤리 2. 미국 사법통역인의 직업윤리 규범 제3절 사법통역인 인증제도 마련 1. 문제상황 2. 외국의 사법통역인 교육 및 인증제도-미국을 중심으로 3. 제언 제4절 소결 참고문헌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