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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흔들리며 피는 꽃, 간디학교: 제천간디학교 10년의 기록

발행사항
서울: 궁리, 2013
형태사항
303 p: 삽도, 25cm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00024510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24510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책 소개
삶에는 연습도 실험도 없다. 교육에도 그러하다.
아무도 가지 않은 낯선 길 위에 서 있는
제천간디학교 10년을 말한다!


“아이들아! 너희의 경험을 결코 하찮다고 생각하지 마라. 많은 것을 경험하고 또 실패하라. 사랑하라. 지금 사랑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면 끝없이 그것을 찾고 갈구하라. 사랑하게 되면 더 많이 더 깊이 알고 싶어질 것이고, 알면 알수록 서서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지고 힘이 생길 것이다. 그런 힘을 길러주는 곳이 바로 너희가 오늘 부대끼며 살고 있는 제천간디다.”
-<본문에서>

대안교육이 시작된 지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후 약 300여 개의 대안학교가 생겨났으며, 혁신학교나 공립형 대안학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늘어난 숫자만큼 대안학교는 앞으로 질적으로 더욱 성장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제천시 덕산면 월악산 자락에 있는 제천간디학교는 중고통합 6년 과정으로, 사랑과 자발성이라는 교육철학 속에 더불어 행복한 사람을 꿈꾸는 학교다. 교육의 대안을 넘어 삶의 대안까지 갖추려 모색하는 곳이기도 하다.

간디학교는 1997년 3월 경남 산청에서 ‘간디청소년학교’로 처음 시작했으며, 한국 최초의 상설 대안학교로 각광을 받았다. 1990년대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에서 자살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학교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으며, 공교육의 대안을 모색하는 대안학교로 출발했다. 그러나 2001-2002년 경상남도교육청이 비인가인 중학교를 폐교하라는 지시를 했고, 이를 반대하며 열심히 싸웠다.(당시 고등학교는 인가된 학교였다.) 중학교 폐교 여부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견해가 조금씩 차이가 나면서 2002년 9월 중학과정이 제천으로 분리, 이전하게 되었다. 2005년에는 ‘제천간디학교’로 개명하고 고등과정도 설립했다.

교육은 물론 삶의 터전도 함께 일구어가자는 취지 아래 지역주민들과 장터행사를 같이 하고, 지역아동센터도 운영하고, 협동조합도 만드는 등 마을 활성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학교 이름은 간디의 노동하는 삶, 공동체의 삶, 진리를 따르는 삶을 계승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 식량이나 에너지에 대한 자급률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며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생각으로 지역주민과 지역으로 귀농 귀촌한 간디가족 20여 가정과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 중이다.

『흔들리며 피는 꽃, 간디학교』는 제천간디학교의 새로운 10년 혹은 20년을 준비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대안교육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자는 의미에서 발간하게 되었다.

제천간디학교 손진근 교장은 졸업하는 고3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사회에 나가면 간디학교를 물을 텐데 너는 어떻게 설명할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 삶을 기획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곳”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자기 삶을 기획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중등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음식, 농사, 목공, 옷만들기 등 자립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필수와 선택 과목을 배우고, 학년별 ‘움직이는 학교’를 진행한다. 무빙스쿨이라고도 하는 이 과정은 중1때는 지역문화와 풍물체험, 중2때는 자기 정체성을 찾는 연극체험, 중3때는 세상을 만나기 위한 제주도 도보 체험과 타 대안학교 체험 등을 하게 된다. 또한 중3때는 각자 주제를 정해 논문도 써야 한다.

간디학교의 가장 큰 특징을 들자면, 이처럼 일(수업)과 놀이가 따로 나뉘어 있지 않으며,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실종’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것이다. 하루 일과의 기본은 수업을 듣는 것인데, 대체로 활동적이고 협동학습을 요하는 수업이 많다. 대표적으로 앞에서 말한 중?고등 프로젝트 학습이 있고, 자치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다. 학생회, 도서관위원회, 전산실 위원회, 교지 편집부와 동아리가 왕성하게 활동한다. 그러다보니 기숙사에서 아침 7시에 일어나 세면하고 내려와 식사하고, 수업 듣고, 동아리 모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 보통 오후 9시에 일과가 끝나는 편이다. 아이들 대부분은 풍물, 기타 등 악기를 한 가지 이상 다룰 줄 알며, 축제나 행사가 있으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고 발표를 한다.

고등부는 작업장(농사, 음식, 카페, 비누, 디자인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필수(필리핀 해외체험, 개별 움직이는 학교, 평화와 진로 프로젝트 등)와 선택 과목이 있다. 6학년이 되면 1학기는 외부에서 3개월 이상 개별 인턴십을 하고 2학기는 집단 자치 학습인 인문학 캠프를 하면서 마무리한다. 간디학교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자신이 기획하여 살아갈 때 행복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졸업을 한다. 교사들은 자신들의 교육이 헛되지 않고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금 힘을 낸다고 한다.


아이 덕분에 변하는 부모의 삶,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치는 아이들


‘부모도 아이들과 함께 간디학교에 입학한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부모들도 학교활동에 참여를 많이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들은 입학식, 5월 대동제, 여름방학 기말잔치, 9월 가을축제, 12월 졸업식 이렇게 4개의 행사를 중심으로 학교에 참여하게 된다. 그 외 6월에 움직이는 학교가 3주간 있고 그 기간이 끝나는 날 학년별로 모여 이야기도 나눈다. 중 1,2학년 부모들은 기숙사 사감도 돌아가면서 한 번씩 해야 하며, 학년별로 학부모 MT를 1학기마다 아니면 1년에 한 번씩 한다. 그 외 학부모 면담도 있고, 학교운영위원회나 도서관소위원회 등 단체에 소속해 있으면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진다. 이렇게 해서 학교와 전체적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소통을 하게 되는데, 전국에 있는 부모들이 학교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주고 즐겁게 참여한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부모들 또한 학교와 아이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해간다.

이처럼 학생, 학부모, 선생님 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10여 년 동안 제천간디학교를 이끌어왔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모습은 어떠할까? 큰 방향으로는 학교의 대안을 넘어, 삶의 대안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졸업생들이 돌아와 마을 곳곳에 포진해 간디학교의 선생님을 한다거나 집을 짓고, 농사도 하며, 다양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그 예들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흔들리며 피는 꽃, 제천간디학교 아이들!


비인가 대안학교들이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다보니 수업료가 비싸서 귀족학교라고 오해를 많이 받아왔다. 간디학교는 월 수업료 36만원에 기숙사비 30만원으로, 연간 792만원을 부담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먹고 자는 데 드는 기숙사 비용이 절반에 가깝다. 공교육에서 한 아이에게 연간 드는 비용이 600-700만원 정도 된다고 했을 때 여기서는 잠자고 먹는 비용이 빠져 있는 상태이다. 대안학교가 기존 수업료나 기숙비와 체험학습비(해외 체험 포함)를 포함한 비용을 공교육과 비교해 보면 비슷하거나 조금 많다고 할 수 있다. 재정지원이 없어 부모님 부담이 많은 건 사실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100만원 이상의 과다한 수업료를 받거나 영어수업을 강조하여 외국의 유명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학교가 귀족학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대안학교라 함은, 좋은 학벌보다는, 생태적인 감수성이 살아 있는 소박한 삶이나 자기가 기획하는 삶을 지향한다. 교사들이 그 삶을 먼저 실천하고 있다. 재정지원이 없다보니 교사 처우가 매우 열악한 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정신으로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제천에서의 간디학교 10년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 도전이 헛되지 않고 내 삶의 행복을 찾고, 사회적으로 의미를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간디학교는 지난 10년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10년을 준비하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중이다. 그래서 삶의 대안을 찾아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하고 있다.

목차
목차 이 책을 펴내며 머리말 1부. 하나가 되려는 삶, 교육 2부. 너와 내가 함께 서는 학교 3부. 천방지축 간디 아이들 4부. 흔들리며 피는 꽃, 제천간디학교 닫는글 부록